호기심 많고 직접 부딪히는 걸 즐기는 마케터
1. 성장과정: 낯선 땅에서 작은 공통점 하나로 이어진 마음
제 성장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유럽 배낭여행입니다. 유럽 여행을 계기로 사람들을 알아가고 소통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으며, 제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의 한 식당에 들렀을 때, 맞은편에 앉아있던 낯선 할아버지에게서 아이스크림을 선물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6.25 참전 용사였고, 참전 당시가 떠올라 반가운 마음에 선물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사소한 것 하나로 낯선 땅에서 따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상대방과 나의 사소한 공통점을 찾고 소통하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대학교에서 다른 국적, 다른 언어,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대학교 3학년 이후부터는 학교에서 배운 소통 방법들을 바탕으로 무역기관과 컨설팅회사에서 시장 조사, 소비자 분석 업무를 경험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법을 배웠으며, 제 직업을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일로 정해야겠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2. 희망 직무 관련 경험: 데이터로 말하는 마케터
제가 제일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직무 관련 경험은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 컨설팅 전담 팀에서 일을 했던 것입니다. 저는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기업을 위해 디지털 마케팅과 관련한 3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으며, 각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로 말하는 마케터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적으로 실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특정 제품에 대한 각국 소비자의 반응을 소셜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SNS 포스팅을 수집하는 툴을 조작하고, 유럽 소비자의 반응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개발자와 협업하여 SNS 수집 툴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협업 프로젝트였습니다. 주 1회 개발자와의 미팅에 참석하며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고, 각종 빅데이터 분석 툴 벤치마킹, 사용자 설문조사도 실시했습니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중국 eCommerce 플랫폼 판매 증대 방안을 제안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저는 프로젝트에서 고객 유입, 판매, 프로모션 데이터, 소비자 반응을 직접 수집하고 하나의 파일로 모아 관리하고, 이를 분석에 적합한 데이터로 보정하는 업무를 전담하였습니다. 프로젝트 후반으로 갈수록 실제 데이터 분석, 임원진 제출용 보고서 작성에도 직접 참여하였습니다.
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실무에 투입되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경영진부터 막내 실무 담당자까지 다양한 의견 협의를 통해 어떤 관점으로 데이터를 분석해낼지 결정하고, 결정한 분석 대상과 방법에 오류는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그것이 디지털 마케팅의 제일 중요한 첫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소비자 반응 분석 업무를 할 때에도 한 인턴의 적극적인 조언으로 분석의 관점이 달라진 경험이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의 댓글에 응대하기 위해서는 대접받는 느낌과 시적 표현을 좋아하는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여 적합한 응대를 해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이나 서양의 개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응대 방식이었지만, 중국 문화의 특성을 유일하게 아는 인턴의 적극적인 의견 제시로 인해 중국 소비자에 대한 더 알맞은 응대 방안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3. 성격과 강점: 당신의 도플갱어가 되는데 필요한 시간 단 일주일
제 성격과 강점을 나타낼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은 성대모사입니다. 저는 일주일 만에 상대방의 특징을 잡아내고 이를 따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관찰력을 가졌습니다.
이런 관찰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독일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회사생활을 하면서부터입니다. 제가 근무했던 곳엔 총 10명의 구성원이 있었고, 한국인, 독일인, 이란계 독일인, 터키인 등 다양한 출신의 직원분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 분 한 분의 특징이 뚜렷하게 보였고, 우연히 회식 자리에서 한 과장님의 억양을 따라 했다가, 모든 직원분들의 성대모사를 하며 회식자리를 장기자랑 대회로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저의 섬세함은 업무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컨설팅회사에서 임원진 보고용 보고서를 작성하던 당시 최종 송부를 앞두고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던 글씨체 실수, 그래프 데이터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여 실수 없이 고객사에 최종 보고서를 송부할 수 있었습니다.
4. 문제 해결 경험: 우리는 잔머리를 굴릴 것이다, 언제나 그래 왔듯이
200MB의 데이터를 다루며 단순 작업에도 잔머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모든 일을 할 때 잔머리를 굴리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200MB의 데이터가 40개의 엑셀 파일에 나뉘어 있던 상태였고, 3주 안에 모두 취합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단순 복사-붙여 넣기 작업이라고 판단한 차장님은 인턴인 저에게 일을 주셨고, 저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욕심에 손목이 아플 때까지 복사-붙여 넣기 작업만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1주일을 작업한 결과 단순 작업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임을 파악했습니다. 저는 다른 작업 방식을 찾아야 했고, 다른 팀 대리님의 조언을 참고하여 데이터를 조금만 바꾼 뒤 엑셀 함수를 이용하여 데이터 취합을 신속 정확하게 재개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대리님은 ‘일을 귀찮아하면 더 신속 정확한 방법을 찾게 된다’는 명언을 남겼고, 그 일을 계기로 더 효율적인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잔머리를 굴려 일을 열심히 하기 보단 잘 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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