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지금이 있기까지
[답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고민]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했다. 3학년부터 새로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해진 답이 있는 문제를 풀기만 하는 수업과정에 맞지 않음을 느꼈다. 과제로 주어진 문제들을 모두 풀고도, 오답이 신경 쓰여 이미 다 맞은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섯 번이나 확인하던 자신을 봤다. 전공과정이 지나치게 자신을 틀 안에 가둔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충역 복무를 하면서 진로변경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편입공부를 이겨낼 수 있는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해 ‘10km 달리기 대회 1시간 내 완주’라는 목표를 세웠다. 13주에 걸쳐서 준비했다. 처음에는 1km도 뛰지 못해 버둥거렸지만, 체계적으로 달리기를 도전한 끝에 대회, 대회를 앞두고 10km 완주를 거뜬히 해내고 있었고, 대회에서 52분에 완주했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 외에도 앞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목표했던 학교로 편입할 수 있었다.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에 흥미]
공부하면서 가장 기쁨을 느낀 부분은 내가 생각하고 만든 콘텐츠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혹은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는 것을 느낄 때였다. 짧게는 한 문장에서 하나의 글, 혹은 하나의 영상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는지 살펴보고 연구하는 과정이었다. 실제적인 수업을 통해 기사 문장 하나하나가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을 주고 생각을 불러오는지, 한 도시의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문장 하나가 의뢰한 고객들에게 어떤 감정과 사고를 유도하는지를 수업을 통해 배웠다.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콘텐츠 제작, 홍보 프로젝트 경험]
언론학을 주전공으로 선택한 것은 전공과정이 지닌 다양성에 있었다. 커뮤니케이션, 언론, 광고•홍보 과정이 함께 진행되고 있어서 분야들에 대한 고른 학문적, 실제적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단순히 책을 외워서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글 혹은 콘텐츠로 나타낼 수 있는 전공에 매력을 느꼈다. 답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자유롭고 수업 자체를 토론식으로 진행하는 수업이 많은 것도 큰 매력이었다.
뉴스 제작 수업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경험했다. 기자들이 실제로 내보내는 서면 기사를 작성하고, 방송뉴스의 한 꼭지를 제작했다. 실제로는 촬영, 취재, 편집으로 인력이 나뉘어 진행되는 부분을 수업 특성상 1인이 모두 맡아서 진행했다. 제작 중간 단계에서 포항 MBC를 방문해 현직기자들에게 방송 뉴스 제작•편집에 대한 조언도 받았다. 대부분 학생이 포항지역 소식을 주제로 선택한 것에 차별성을 주기 위해 집이 있는 서울시 심야버스 시행에 관한 뉴스를 제작했다. 취재 현장에서 기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부분을 머리로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콘텐츠 제작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광고론 수업에서 광고의 역사로 시작하는 광고 이론과 실제 광고 제작자였던 교수님의 경험담은 흥미로웠다. 마음에 울리는 글귀 하나를 위해 고민하는 일이 광고의 시작이라는 교수님 말씀에 실제적인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싶었고, 광고 홍보 캠페인 수업을 들었다. 클라이언트는 포항시로, 그들이 요청한 것은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철강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난 새로운 포항의 이미지 제시를 원했다. 포항에 대해 잘 모르던 서울사람이 한 학기 동안 열심히 포항을 공부하고 사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사람 생각과 의식에 대한 이해]
살아가면서 아날로그적 만남은 필연적인 것,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사람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이것은 상대가 가진 기호뿐 아니라 그 사람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부터 시작한다. 이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실제적 실습을 배우고 싶어 복수전공으로 상담심리학을 선택했다. 심리 평가, 상담 실습수업을 통해 웩슬러 지능검사, HTP등의 심리검사들을 직접 해봄으로써 심리상담에 대한 실제적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이론 수업은 심리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는 것 외에,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줬다. 다른 사람과 자기 생각과 마음에 대해 알고 접근하는 것, 그에 기반을 둔 친화력과 공감능력에 대해 배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과목으로는 영화 심리치료가 있었다. 여전히 발전 중이고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야지만, 미디어를 활용한 상담과 심리치료과정을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상담 회기를 활용하는 기법은 주전공과도 연관성이 있는 부분이라 매우 흥미 있었다. 수업과 함께 집단 상담도 진행되어서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다.
강점
[꾸준히 파고드는 집중력과 덕력]
강점은 대상에 대해 세밀하게 파고드는 것이다. 관심사에 대한 파고듦이 확실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관심 있었던 역사에 관한 관심을 단지 좋아함에서 그치지 않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교양 수업으로 꾸준히 들었다. 삼국사기 번역본에서 시작해서 조선왕조실록 해설판과 난중일기 번역본을 읽었고, 더욱 다양한 역사배경을 알고 싶어 교수님들과 전공자에게 한국사 추천서적을 소개받아서 읽었다. 그 덕분에 한 주간 독학으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통과했다. 꾸준하고 끈기 있는 ‘덕력’은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끈기 있고 깊이 있는 접근으로 주도적이고 자발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이다.
‘함께’가 익숙함
또 다른 강점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협동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사회적 경험이다. 팀제도는 우리 학교가 가진 가장 특징적인 제도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시간이자 소중한 인연들이다. 학년, 전공, 나이, 국적이 다른 20여 명의 학생과 교수 한 명이 팀이 되어 다양한 활동을 한다. 남•여 학생들이 각각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학술, 놀이, 봉사, 체육 활동 등을 팀으로 진행한다. 5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대학 생활과 교류활동에 대한 막연했던 걱정도, 3년 동안 팀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하는 방법, 배려와 소통에 대한 배움을 통해 극복했다. 부팀장이 되어 팀원들과 지역 미화 활동을 하기도 했고, 불치병에 걸린 동문을 돕기 위한 바자활동도 기획했다. 나이, 성별, 전공과 환경이 달라도 팀에 잘 녹아 들고 협력할 수 있는 충분한 적응력과 공감능력을 갖췄다.
전기압력밥솥 같은 사람
디지털에는 아날로그만큼 정감이 없다고 말한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도 평가절하되는 경향이 있다. 종이 책만이 가진 느낌을 전자책으로 느낄 수 없는 것처럼 아날로그가 주는 감각적 접근을 디지털이 온전히 구현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강현실과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이 나타났지만, 그것은 아직 특정적인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낼 뿐 전 방위적 대체는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 있는 공백을 메우는 역할은 여전히 사람에 달려있다. 오감을 가진 것도 사람이고, 또 그것을 디지털을 사용해 가장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존재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옛날 가마솥이 주는 밥맛을 전기압력밥솥이 원리 그대로 전달해주듯,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고객의 감성과 감동 그대로 고객과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One more thing
감명 깊게 읽은 책
역사에 관한 관심이 높으므로 역사 관련된 서적들을 좋아한다. 조선왕조실록 해설, 삼국사기 번역본도 읽었지만 가장 많이 읽고 또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삼국지를 꼽았다. 연의 한정으로 10번 읽었다. 단순히 보면 남자들이 땅 놓고 싸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공간이면서도 난세에 각 인물이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가치관을 보여준다. 각 군주가 가진 인간관, 인물들이 가진 가치관들은 삶의 방향을 두고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1,700여 년 전 역사 현장에서 받아보는 인생 해설과 오답 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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