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티클에서 전 세계 최대 스타트업 캠퍼스인 스테이션 F(Station F)와 강사도, 교과서도, 학비도 없는 IT 기술 학교 에꼴 42(Ecole 42)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이 두 곳 모두 프랑스 정보 통신업체 프리(Free)의 CEO인 그자비에 니엘(Xavier Niel)이 설립했다고도 했었죠. 프랑스 스타트업계에 대한 아티클을 다루면서 이 거물 창업자는 자주 언급 드렸습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인 1980년대 프랑스인들이 사용하던 정보통신 단말기 미니텔(Minitel)에 대한 글에서도 소개 드렸죠. 주변에 많은 분들께서 대체 그자비에 니엘이 누구길래 그렇게도 큰일을 많이 해냈냐고 여쭤보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창업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루어보겠습니다.
제 글을 읽으시고 그자비에 니엘에 대해 물으시는 분들은 특히 그가 프랑스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한 엄청난 투자들과 노력에 대해 감탄을 하십니다. 대한민국에도 이런 인물이 곧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기대와 소망도 품으면서 말이죠. 그가 IT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학교인 에꼴 42와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캠퍼스 에꼴 42는 그 규모나 시스템, 효과 등 여러 면에서 보았을 때 놀라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는 에꼴 42나 스테이션 F 말고도 이미 2010년에 벤처투자사 키마벤처스(Kima Ventures)를 설립하면서 프랑스에서 스타트업계의 대부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텔레콤 사업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돈을 가지고 창업자 제레미 베헤비(Jérémie Berrebi)와 함께 이 투자사를 통해 젊은 프랑스 스타트업을 아낌없이 지원한 것입니다.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 젠리(Zenly), 리치(Leetchi), 라휴시끼디위(LaRucheQuiDitOui)… 프랑스의 걸출한 스타트업을 발굴한 장본인도 바로 그자비에 니엘입니다. 그는 1%의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내고자 매일 수십 건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하였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자비에 니엘의 선견지명에 감탄하며 내일을 내다보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꿰뚫어보는 혜안이 있다고 칭송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목받기 훨씬 전인 2007년 해당 서비스 디저(Deezer)에 25만 유로를 투자하여 음원 시장에서 대박을 일으켰습니다. 분야를 불문하고 다음 도전을 찾아 나서는 이 억만장자는 미디어에도 눈을 돌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주주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그는 90억 유로로 추산되는 자산을 거머쥐고 프랑스 상위 10대 부호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엄청난 재력과 영향력을 겸비한 이 창업자의 재능은 어린 시절부터 빛을 발했다고 합니다. 1984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첫 스타트업 모험에 발을 들여놓습니다. 1980년대 당시 프랑스 전 국민이 사용하던 정보통신 단말기 미니텔 생태계에서 앱 서비스들을 내놓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이템은 다름 아닌 미니텔 서비스들 중 성인 전용 분야를 일컫는 미니텔 로즈(Minitel Rose)의 서비스들이었습니다. 포르노그래피와 성인용품점 등에도 투자를 하던 그는 1987년 학업을 그만 두고는 코파운더를 만나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집중하면서 매달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이게 됩니다. 이 첫 창업으로 만 24세의 나이에 그는 이미 백만장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현재 프리의 모회사인 일리아드(Iliad)는 1990년 인수한 미니텔 로즈 서비스 업체의 이름을 변경한 것이라고 합니다.
1995년 그는 프랑스 최초 인터넷 공급업체 월드넷(Worldnet)에 투자를 하고, 이를 계기로 1999년 프리라는 이름의 인터넷 공급 서비스를 런칭합니다. 그는 이후 2002년 자사의 통신모뎀인 프리박스(Freebox)를 선보이며 출세를 가속화했습니다. 2012년 1월에는 이동통신 서비스 프리 모바일(Free Mobile)을 런칭하며 해당 업계를 뒤집어놓기도 했습니다. 값비싸고 복잡하던 이동통신 요금을 혁신하기 위해 2유로, 19.99유로(무제한)의 두 가지 요금제 만을 제안하여 2개월 만에 2백만 가입자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의 타고난 재능과 혜안으로 수많은 성공을 거둬들인 그는 2010년 키마벤처스를 통해 매년 전 세계 50개에서 10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에꼴 42와 스테이션 F까지, 자신의 개인 돈까지 아낌없이 투자하여 젊은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있는 그는 과연 창업자들의 대부라고 불릴만합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일류 아이디어에 삼류의 실행을 더하는 것과 삼류 아이디어에 일류의 실행을 더하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하겠는가?”에 동일한 답변으로 “삼류의 아이디어에 일류의 실천이 낫다.”라고 한 일화가 생각납니다. 첫 창업 당시 다루었던 포르노그래피와 같은 아이템들에도 불구하고 일류의 실천으로 성공을 일궈내고 그것을 후배 창업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는 그자비에 니엘. 위대한 창업자는 역시 열정과 실행력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https://www.mediapart.fr/journal/dossier/economie/les-secrets-de-xavier-niel
가입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