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세미나에서 자유 주제로 발표하실 분 있나요?”
“저요!”
올해 2월,’여자개발자모임터’ 1) (이하 여개모) 단톡방에 공감세미나 발표자 모집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바로 손을 들었습니다. 여개모 10주년 행사 때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하는 개발자 분들을 보며, ‘나도 누군가 앞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이 바로 그 기회라고 생각했거든요.
‘3년차 개발자의 달콤 쌉사름한 스토리’라는 주제로 약 3개월 동안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브랜디 랩스에 게시한 신입 개발자를 위한 코드의 정석과 어제의 실수는 오늘의 노하우는 바로 강연 준비를 하면서 탄생한 글입니다.
이 글은 세미나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을 위한 강연 내용을 요약입니다. 더불어 네트워킹 파티에서 주고 받은 이야기들도 공유하겠습니다.
발표하고 싶은 주제는 이미 있었지만, 그것을 프레젠테이션으로 정리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템플릿을 미리 만들고도, 시간이 지나면 성에 차지 않아 다시 슬라이드 1부터 시작하는 걸 반복했습니다.
강연 당일, 맨 뒷 자석에 앉아 강연을 들으러 온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저들이 기대하는 3년차 개발자의 모습이 내가 아니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물을 자꾸 마시며 긴장하는 모습에, 한 운영진은 “물은 이미 엎질러졌어요. 편하게 해요!” 라고 응원해주셨습니다.
결국 제 발표 시간이 되었고, 처음에는 목소리가 떨려서 같이 온 친구까지 덩달아 긴장했다고 할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다행히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발표 내용은 이미 브랜디 랩스에 두 개의 포스팅으로 업로드되어 있기 때문에 SlideShare에 올린 PT 자료만 공유하겠습니다.
개발자를 위한 공감 세미나 16th 3년차 개발자의 달콤쌉사름한 스토리
피자와 치킨을 먹으며 대화를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커뮤니티에서 피자를 먹을 때면 ‘투 피자 팀(Two Pizza Team)’ 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커뮤니케이션의 양이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해 “팀원의 수는 피자 두 판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규모여야 한다”고 주장한 제프 베조스의 피자 두 판의 법칙은 IT 업계에서 유명한 법칙이죠.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는지 주제를 정해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대화를 진행했고,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연차가 오래되어 보이시는 한 여성분께서 스스로가 안주하고 있는 것 같아 신선한 자극과 영감을 받으려고 세미나를 찾았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 발표를 들으시면서 “아 나도 저랬었지.” 하고 생각하며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고 했습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게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자극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Q&A 시간에 꽤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네트워킹 시간에도 브랜디 개발팀에 대한 질문을 많이 주셨습니다. 특히 일 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 타임도 종종 가지며 편하게 생활 얘기를 주고 받는 조직 문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신기술 도입과 관련해 주 1회 업무 시간에 COP를 하고 기술 검토에 충분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개발을 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문화라는 걸 이해해주셨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관심을 주셨던 것은 대학원 생활이었습니다. 지금 다니는 학과는 보통 저녁 7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하루에 한 과목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강의가 있는 날은 일찍 퇴근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조직 문화라 병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학교 생활을 해보니, 여러 사정으로 힘들게 학업을 병행하는 원우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비록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회사에서 많이 배려하는 덕분에 학업도 잘 쌓고 있습니다. (복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나라면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까’ 시간은 SQL 을 좋아하는 분이 SQL을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을 알려준 시간이었습니다. 최근에 SELECT 절에 들어가는 Sub Query를 Scalar Query로, FROM 절에 들어가는 Sub Query를 Inline View라고 부르는 이유를 데이터팀 한석종 부장님이 알려줬는데요. 이를 잘 모르는 분들은 전부 묶어서 Sub Query로 부른다는 대목에서 ‘나도 그랬었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세 가지 유형의 쿼리를 제시해놓고, 세 쿼리 중 어떤 쿼리가 성능이 잘 나올지, 또 각각의 쿼리가 과연 동일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생각해보라고 시간을 준 것이었습니다. 주제를 제시하고 청중의 참여와 생각을 유도한 건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외에 모수를 줄이는 것과, 옵티마이저(Optimizer) 에게 효율적으로 일을 시키기 위해 고려해야할 점은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대흐름으로 짚어보는 블록체인 그리고 개발자’ 시간은 블록체인을 몰라도 재밌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네트워킹 시간에서 블록체인을 하는 대학생분들을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대학원에서도 블록체인 관련 과목이 빠르게 수강신청 마감이 되었을 땐 대세인가 싶었는데 지금도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남들 앞에서 개발자로서 발표하고 싶었던 꿈을 이뤄서 기쁩니다. 그리고 드디어 끝났다는 사실에 후련한 기분도 느낍니다. 제자리에 머무는 개발자가 되지 않으려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개발자분들을 보며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강연과 관련해 도움과 격려를 준 주변 사람들에게도 감사합니다. 개발자로서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할 수 있게 배려해주신 브랜디 R&D 본부 팀원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참고
1) 여자개발자 모임터(Beautiful Developer) : 네이버 카페
글
김우경 대리 | R&D 개발1팀
kimwk@brandi.co.kr
브랜디, 오직 예쁜 옷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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