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를 앞 뒀던 대학시절 6월...
그 때는 그 시간이 너무 괴로웠던거 같습니다.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말만 수백번 하고, 아 차라리 내일이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큰 답안지가 앞자리 학생으로부터 전달되어지고 뒤로 전달하는 그 순간도 정말이지 괴로운 그 감정은 소름이 끼칠듯이 싫었습니다.
게다가 교수님께서 칠판에 적으시는 문제는... 왜 난 낯설까요...
쌔카맣게 탄 가슴을 부여잡고 강의실을 나설 때 눈에서 나온 수분을 알콜수로 보충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던거 같습니다.
그 땐 너무 길었던 그 순간이
지금은 아주 짧은 순간으로 기억되고, 그 때도 좋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삶을 살다보니, 내가 피하고 싶던 그 때는 그리운 시간이 되었고, 빨리 만나길 바라던 미래는 내가 사는 오늘이 되었습니다.
근데 왜 오늘도 내 삶에는 대학시절 그 답안지가 내 동료를 통해 전달되어 오는걸까요.
바뀐 것이 있다면, 오늘은 그 때보다 조금은 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오늘은 지나가고 그립겠지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컨트롤 해봅니다.
오늘 내가 채워야할 답안지를 삶으로 빼곡히 성실히 적어내면 시원하게 한잔할 수 있으니 힘을 내봅니다.
그럼!
퇴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