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림슨창업지원단입니다.
스타트업 인터뷰 여섯 번째 주자로 <잡쇼퍼(Jobshopper)>의 권기원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사무실에서 뵌 <잡쇼퍼> 권기원 대표님
1. 잡쇼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IT기술을 통해서 진로교육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잡쇼퍼는 진로탐색 중학교에서 메이저맵이라는 학과탐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듀0830이라는 진로선생님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특정한 하나의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진로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이용한 핵심기술로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협업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술이나 서비스기획이 메인역량이고 다른 기업과 협업 및 제휴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책도 출판사에서 출간하고 ‘학과잘못선택한사람들의 모임’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운영합니다. 원래는 중고등학교 박람회도 가서 진로캠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했는데 요즘은 인력이 부족해서 잠깐 안 하고 있습니다.
2.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요즘 모든 산업군에 IT기술이 적용되고 있고, 그 중에 제일 핫한 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영역입니다. 그 중에서도 진로 교육 분야는 교육 안에서도 가장 후진이었습니다. 영어는 산타토익, 튜터링 등 다양한 어플 서비스가 나오고 있고, 수학도 마찬가지인데 정작 더 기술이 적용돼야 할 진로진학분야는 그렇지 않습니다. 진로진학분야는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아서 그중에 뭘 선별해야 할지 나한테 뭐가 맞는지 찾을 수 없는 영역이라 기술 적용이 필요한 분야인데도 사람이 수작업 하고 있습니다. 정작 피해 받는 건 교육현장에 있는 학생들이고 이걸 기술적으로 풀어내면 학교에 진로선생님은 한분이어도 학생에겐 더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잡쇼퍼의 쇼퍼는 쇼핑에서 따온 것입니다. 예전에 지그재그라는 쇼핑몰 어플을 감명깊게 봤습니다. 다양한 쇼핑몰 옷들을 하나의 공간에서 장바구니에 담고 나한테 맞춰서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옷도 이렇게 고민해서 보는데 직업을 고를 때는 내신 점수에 맞으면 지원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 같다고 느꼈습니다. 정보를 정리하면 그 안에서 자신에게 맞는 걸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쇼핑하듯이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다양하게 맞춤형으로 추천해주고자 시작했다.
3. 어떤 계기로 아이들에게 맞춤형진로를 찾게 해주겠다고 결심하시게 되었나요?
제가 고등학교때 진로를 찾으려 노력했는데 정보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기업인들한테 편지 쓰고 트위터 보내서 만나고 이메일 보냈던 것들조차 지금 돌이켜보면 터무니없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때 창업이나 경영 등 더 다양한 선택지와 커리어패스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제한된 정보만 받을 수 있었고 지방이라 더 정보가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선택의 불안은 정보의 부족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학과를 정할 때도 ‘여길 가면 나와 맞을까?’ ‘먹고 살 수 있을까?’와 같은 다양한 고민들이 있는데 정보는 없고 주변에서는 더 높은 학교를 선택하라는 사회적 압박도 있습니다. 그래서 후회하는 선택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학과잘못선택한사람들의 모임’을 만든 이유도 그렇습니다. 주변에 경영학과 친구들을 보면 그냥 점수가 잘 나왔거나, 제일 높은 학과라서 온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방황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너무 치열하게 달려 나가는 문화가 안 맞아서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반대로 사범대 간 친구들을 보면 치열하게 살고 싶은데 그냥 임용고시 보라는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서 자신감을 잃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보가 충분히 주어진다면 이런 사람들이 좀 더 용기 있는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대학생으로서 창업하는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고등학교 때 창업이란 진로를 찾으면서 돈 버는 법부터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제일 많이 영향을 받은 게 온누리 약국 만드신 박영순 회장님입니다. 호텔에서 양갈비 스테이크를 사주시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긍정적으로 사회가 변하고 그게 회사 이윤 창출의 선순환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는데, 막상 대학 와서 사업을 해보니까 쉽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수익, 시장크기를 보고 투자받기 좋은 회사, 돈 많이 벌 수 있는 회사를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쉽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잡쇼퍼를 하면서 주변 선배 창업가도 많이 만나고 경험을 하게 되었고, 어렸을 때 몰랐던 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이 생기고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때 창업을 하면 사회적 가치와 수익 중에서 수익을 택할 거 같지만, 대학생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20대는 돈이 없어도 문제없이 살 수 있는 시기, 사업 외적으로 책임질 게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걸 만들어서 이전과 이후가 명확한 걸 남기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것으로 인해서 ‘이게 없이 어떻게 살았지’싶은 걸 만들고 싶었습니다.
5. 여러 번의 창업 실패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시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잡쇼퍼 직전까지 여러 사업을 하고 느낀 건 학부생 창업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회사 사업이 잘 안된 게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보통 초기 창업은 팀 이슈가 큽니다. 대학생은 시니어와 비교해 경험도 부족하고 능력 인맥 네트워크도 부족합니다. 그러면 절박하게 노력이라도 더 하느냐. 절박함도 부족합니다. 시니어는 회사를 나왔기 때문에 결의에 차있고, 오히려 대학생들은 경험삼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이 학부생 창업에는 투자를 안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잡쇼퍼는 창업을 실제 하려고 시작한 게 아니라 한국장학재단에서 하는 사회적 리더 멘토링에서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회적 기업 분야로 지원해 멘토님 한 분에 8명의 대학생 멘티가 함께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나온 얘기가 우리끼리 갑론을박하기보다는 소셜벤처 관련된 대회를 준비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사업계획서 써보고 멘토링으로 배운 내용들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처음에 사교육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주제를 잡았습니다. 사교육 없어도 본인의 목표가 정해지면 어떻게든 공부는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가 아니어도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목표 자체를 정하는 교육이 안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진로교육 정상화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로교육 정상화하면 사교육 문제는 없어질 것입니다. 다들 스카이를 굳이 안가도 되고 제빵사, 프로게이머, 바리스타 등 각자의 길이 존중을 받을 것입니다. 미래 선택이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교육으로 이뤄질 수 있다면 사교육 과열이나 지역 격차 같은 얘기들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대회를 나가면서 별로 기대를 안 했습니다. 그런데 예선을 통과하고 꽤 결과가 좋게 나오니 다들 고무돼서 더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 걸 보니 반성도 되고 리더십에 대해 돌아보게 됐습니다. 처음부터 잘할 순 없다는 것과 내가 조금 해봤다고 해서 팀원들한테 맡긴 걸 성에 안 차서 바꾸면 오히려 동기부여 안 돼서 이탈하겠구나 싶은 것을 느꼈습니다. 오히려 일임을 하고 격려하는 게 출발점이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6. 잡쇼퍼의 대표적 서비스인 메이저 맵의 개발 과정은 어떤가요?
우리가 처음부터 시작한 건 아닙니다. 와이즈멘토라는 회사에서 학과 지도 콘셉트로 하다가 대표님이 저희에게 온라인 서비스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때 마침 잡쇼퍼를 무료화하고 뭘 할까 고민하던 시점이어서 빨리 진행해씃ㅂ니다. 8월 초에 얘기를 하고 9월 수시기간에 맞춰서 런칭 했습니다. 거의 일이주일 개발하고 바로 나온 거죠. 고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런칭하고 반응이 좋았습니다. MBC 뉴스데스크에서 촬영 오고 대기업 임원, 선생님, 학부모님 등 많이 오셨습니다. 입소문만으로 가입자가 5만 명이 훨씬 넘었습니다.
지금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입시의 중심인데, 학종의 출발점은 학과정하기입니다. 그런데 지금 교육현장에서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활동을 이것저것 방향성 없이 하다가 3학년 돼서 이걸 어떻게 꿸까 끼워 맞추려고 합니다. 학과는 너무 많고 선생님들이 모두 해주기도 힘듭니다. 그걸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수능에 맞춰서 2.0버전을 런칭합니다. 수능성적표 나오는 날 전에 할 예정입니다. 학종 자체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그걸 받아들일 상황이 아니다보니까 금수저 전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학종 취지는 학교생활을 목표한 학과에 맞게 열심히 했느냐입니다. 그걸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내 활동을 그에 맞게 할 수 있게 되면 학종 제도도 제대로 안착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7. 좋은 파트너나 팀원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잡쇼퍼의 팀 문화는 어떠한가요?
처음에는 대외활동에서도 팀원을 구했고, 두 번째는 수업에서 만났습니다. 창업 관련된 수업을 듣거나 소프트웨어 밴처융합전공을 했는데, 정보대학에서 창업 관련된 수업에서 수업프로젝트를 사업아이템으로 사용한거죠. 학교랑 병행하기에 매우 좋았고, 학점도 올 에이쁠 4.5를 받았습니다. 수업목적 자체가 실제로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문제해결을 해결하는 기획을 하는 것, 창업하는 계획을 써오라는 것입니다. 사업을 같이 하고자 컴퓨터학과 분들에게 사업계획을 짤 때 힘들어 하는 부분을 담당하고 대신 개발하는 것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후 실제로 개발을 해봤고, 해보니 재밌다고 해서 합류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수업에서 4~5명 정도의 팀원을 구하게 됐습니다.
팀문화는 자율과 책임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자율이고, 제가 대학에 있을 때도 반대표로서 강압적인 필참 대신 자유로운 참여를 좋아했습니다. 안 좋게 본 분들도 있지만, 저는 강제성에 대한 반감이 있었고, 각자 자유롭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반대표라고 해서 모든 것을 일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회사에서도 제가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기도 하지만, 자율을 주되 자율에는 책임이 꼭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율에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눈치를 보게 되기 때문에, 이것을 권리로 명확하게 정의해 두기로 했습니다. 월차 같은 것에 구체적인 정의를 해 두면 오히려 더 눈치 보지 않고 권리를 행사 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월차를 쓰지 않으면, 또 압박처럼 직원들이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저도 꼭 쓰려고 합니다. 일하는 게 재밌지만, 팀원들은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자택근무 제도가 있으면 대표가 자택근무를 스스로 먼저 사용하려고 합니다. 자택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룰을 정해둬야 합니다. 며칠 전에 통보해야하고, 어떤 이야기를 할지 미리 알려주고, 이런 룰을 정확하게 명시해두고, 활용하는 모습을 모여주면 서로 눈치 보지 않게 됩니다. 서로에 대해 불편하지 않도록 자율과 책임을 정확하게 명시해 주려고 합니다.
8. 회사 운영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무엇인가요?
올해의 목표는 ‘Be Professional, 우리는 학부생이 아닌 프로다‘라는 것입니다. 업무를 대하는 태도와 책임, 퍼포먼스를 프로처럼 하자는 겁니다. 우리끼리 하는 건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능력을 10정도 냈으면 좋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세상의 기준이 50이라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밖의 프로들의 결과를 주시하고, 참고합니다. 업계에 관련된 것을 다 찾아보고 브런치, 뉴스 기사들도 열심히 봅니다. 이때 정보의 축약을 통해서, 로직을 짭니다. 간접경험은 직접해본 사람들의 결과물을 참조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인지 추론을 해보기도 합니다. 만나서 알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제직자들의 오프라인 모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모임에서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직접 식사를 하고 만나서 컨설팅 비용을 들이기도 하면서 들이대는 것도 익숙합니다. 쉽진 않지만 이런 멘토를 구해서 정보를 얻는 것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부분도 회사비로 지원을 다 해주고 있습니다.
9. 잡쇼퍼가 사람들에게 어떤 기업으로 남길 바라나요?
진로교육의 관련된 키워들을 생각할 때 대명사처럼 떠오르는 기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진로교육 잡쇼퍼 라고 인식이 되게끔,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특정시점에서 그 분야를 개척하고,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싶씁니다. 진로 교육시장을 개척해냈다 라는 의의를 남기고 싶습니다.
10.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마 사업을 시작하시면, 1년 정도는 생각한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비즈니스 모델로 돈을 벌고, 확장해서 더 많이 버는 것이 사업입니다. 그런데 비즈니스 모델로 원하는 만큼 의 돈을 버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확장하는 것은 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경험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태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창업 관련된 강의에서 학부생 창업의 강점은 여유와 패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시니어 창업은 생계 유지와 관련되기 때문에 조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업이라는 것이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고, 기회가 언젠가는 오는데 이걸 버티는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생들의 창업은 계속해서 버티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버티고 버티면, 계속 파고들다 보면 분명 기회가 올 것입니다. 언제가 그 기회를 잡으면 j커브를 그리며 올라갈 것입니다. 기대했던 것과 다른 일도 많이 할 것이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네트워크를 쌓게 되고, 우리를 알리게 되면 업계에서 제안이 들어오게 되는데, 이런 과정은 2~3년은 몰입하고 진득하게 있어야 합니다. 너무 조급해하고, 계속 쫒기 듯이 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꼭 창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다보면, 사업적으로 기회가 오고 시야가 트이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