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면접 후기와 꿀팁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싶은 분들과 스타트업 인사담당자들을 위한 꿀팁 모음

비주얼캠프 / 이태희 / 조회수 : 7382


 요즘에 공모전과 다음 회사를 준비한다고 바쁜 나머지 글 쓸 시간이 없다가 이제야 시간이 나서 끄적거려봅니다.

 이전에 다니던 스타트업을 그만두고, 저는 이번에도 역시 스타트업 위주로 다음 회사를 보고 있는데요(정확하게는 스타트업 또는 신사업 개발 쪽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10여 개의 스타트업을 돌아다니며 면접을 보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아마 스타트업 지원을 준비하고 계시거나 스타트업에 계신 인사담당자 또는 대표님께서 보시면 좋은 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의 상황을 더욱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저의 간략한 스펙들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개발자 Brad

교육

서울 4년제 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 학사


경력사항(약 4년)

2013년 1월 ~ 2014년 4월(약 1년 4개월) : 웹/앱 서비스 스타트업 CTO

2014년 5월 ~ 2016년 12월(약 2년 7개월) : IoT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스타트업 개발팀장


스킬

웹 백엔드 개발

데이터베이스 구축/관리

팀 빌딩/매니지먼트


 부끄럽지만 경력은 별로 없습니다. 흥미 분야는 IoT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 분야라서 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둘 다 다루거나 빅데이터를 이용한 엔지니어링을 하는 주로 회사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각 회사에 간략한 정보들과 좋았던 점 안 좋았던 점을 주르륵 적어보겠습니다.




A사(최종합격)

연봉 : 업계 평균

업무 : 웹 백엔드 + 개발팀 업무 전반 + 기타 등등

지원방법 : 스타트업 채용사이트에서 채용공고를 보고 인사담당자에게 커버레터 + 이력서 + 포트폴리오를 첨부하여 메일로 보냄

특징 :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고학력자들로 이루어진 이사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조까지 넓은 스펙트럼, 미국에 본사가 있고 한국에 지사 형태로 운영 중(개발팀은 대부분 한국에 있음)

1차 면접 : CEO, CTO, 개발실무자 1명

2차 면접 : CEO, CTO와 함께 점심식사 후 티타임

좋았던 점

- CEO와 CTO분이 굉장히 솔직한 스타일

-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웹/앱) 둘 다 아우르면서 할 수 있는 기회

- 개발팀 핵심 멤버로 활약 가능성

- 입사 시기가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하는 시점과 같았음(분위기 쇄신)

- 통근시간 약 40분

고민했던 점

- 추후에 통지받은 연봉이 구두로 약속했던 연봉 수준보다 낮았음

- 개발실무자가 아닌 경영진 위주로 이루어진 면접으로 실무진의 성향 파악 불가


B사(최종합격)

연봉 : 업계 평균 이상

업무 : 데이터베이스 구축 + 웹 백엔드 + 개발팀 업무 전반 + 기타 등등

지원방법 : 스타트업 채용사이트에서 채용공고를 보고 인사담당자에게 커버레터 + 이력서 + 포트폴리오를 첨부하여 메일로 보냄

특징 : 요즘 핫한 기술을 다루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최근에 매각 사례가 많은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기술은 아니지만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기술을 보유함

1차 면접 : CEO, CMO, 개발실무자 1명

공동 사무실에 있는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가량 인터뷰를 봄. 인터뷰가 끝날 때쯤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받았고 대략적인 연봉협상을 함. 이후 두 차례 정도 통화로 근무조건 및 연봉협상을 함.

좋았던 점

- 1회의 면접 후 빠른 결정

- 높은 연봉

- 일이 재밌어 보임

- 이제 막 성장하는 산업군의 주역

- 개발팀원이 성격이 좋아 보임

- 팀 규모가 비교적 작음(제가 규모가 작은 팀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고민했던 점

- 통근시간 약 1시간 10분


C사(전화 인터뷰 탈락)

연봉 : 모름

업무 : 빅데이터 처리 알고리즘 코딩

지원방법 : 채용사이트를 통한 이력서, 포트폴리오 업로드

특징 :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강점을 두고 있는 회사

1차 면접(전화/코딩인터뷰) : 개발실무자 1명

지원서 접수 후 메일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회신이 옴. 이력서에 이미 적혀있는 사항을 다시 알려달라고 회신이 온 관계로 인사담당자가 꼼꼼한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함(회신 온 메일이 복붙한 티가 역력히 남) 개발팀 인사가 개발팀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지원을 포기하기로 생각하고 답장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뜬금없이 낮잠 자는데 전화가 와서 인터뷰를 시작하겠다고 함. 황급히 맥북을 열고 그 사람이 알려준 사이트에 들어가니 내가 짠 코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코딩 인터뷰 전용 웹사이트가 있었음. 그곳에서 간단한 코딩을 30분여간 진행함

굉장히 기분이 안 좋았던 점은 코딩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모르는 거 있으면 질문하라고 담당자가 얘기했으면서도 인터뷰 내내 귀찮고 성의 없는 말투로 이야기함. 그리고 그 담당자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 이름을 가르쳐달라고 했는데 "제 이름은 아실 필요가 없고요", "제가 담당자분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서요", "제 이름은 아실 필요가 없어요"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여 이 회사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음.


D사(연락두절)

연봉 : 업계 평균

업무 : 웹 프론트 + 백엔드 + 하이브리드 모바일 앱

지원방법 : 스타트업 채용사이트에서 채용공고를 보고 인사담당자에게 커버레터 + 이력서 + 포트폴리오를 첨부하여 메일로 보냄

특징 : 규모가 있는 웹 에이전시의 신사업 개발팀이 떨어져 나와 스타트업 형태로 새로 팀빌딩을 시작하는 팀.

1차 면접 : 기획자 2명

공동 사무실에 있는 회의실에서 약 1시간 동안 면접을 진행하였음. 웹에이전시 기획자 2명이라서 개발에 대해서는 지식이 없었음. 새로 시작하는 사업 전반에 대해서만 이야기함.

좋았던 점

- 새로 시작하는 팀

- 개발팀 핵심 멤버로 활약 가능성

- 통근시간 약 40분

고민했던 점

- 스타트업 마인드로 무장한 팀은 아니었음

- 1차 면접 후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어서 문자를 한통 보냈으나 너무 바빠서 까먹었다는 답변과 함께 이번 주까지 답변을 준다는 문자를 받음. 탈락했는지 그 이후로 연락이 없음.


E사(최종합격)

연봉 : 업계 평균 이하

업무 : 웹 프론트 + 백엔드

지원방법 : 채용사이트를 통한 이력서, 포트폴리오 업로드

특징 : 규모가 있는 마케팅 대행사의 신사업 개발팀이 떨어져 나와 스타트업 형태로 스핀오프(자회사)한 팀.

1차 면접 : 개발실무자 2명

2차 면접 : CEO

모회사인 마케팅 대행사의 풍족한 인프라와 함께 한켠의 독립된 사무실을 사용함. 회사 내에 있는 카페에서 면접을 진행하였고 1차 면접은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음. 개발자들이 같이 일하고 싶다고 그 자리에 이야기함.

CEO와의 면접 이후 별로 일하고 싶지 않아져서 입사 포기.

좋았던 점

- 개발팀 핵심 멤버로 활약 가능성

- 통근시간 약 30분

- 5시 퇴근

- 풍족한 먹거리

고민했던 점

- 웹/앱 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팀

- 스타트업 마인드로 무장한 팀은 아니었음

- CEO가 하고 싶은 일만 하게 되고 계속해서 일만 벌이는 스타일

- CEO가 모든 업무지시를 개발자들에게 문서가 아닌 구두의 형태로 직접 전달

- 팀원이 3명으로 굉장히 적은데도 각각의 독립된 다른 유형의 서비스를 4개나 진행 중(그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되는 서비스가 없음)


F사(최종합격)

연봉 : 업계 평균

업무 : 웹 백엔드 + 서버 개발 + 개발팀 매니지먼트

지원방법 : 스타트업 채용사이트에서 채용공고를 보고 인사담당자에게 커버레터 + 이력서 + 포트폴리오를 첨부하여 메일로 보냄

특징 : IoT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로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고 꽤 많은 금액의 투자까지 유치한 실력 있는 팀. 새로 시작하는 신사업 분야의 개발팀을 뽑는 채용이었음.

1차 면접 : CEO, 개발실무자 1명, PM 1명

인터뷰 내내 스타트업 마인드로 무장한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 점이 굉장히 좋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음.

좋았던 점

- 개발팀 핵심 멤버로 활약 가능성

- 통근시간 약 40분

- 스타트업 마인드가 충만한 팀원들

- 글로벌 스타트업(외국인과의 협업 기회)

고민했던 점

- 연봉이 업계 평균보다 약간 낮음

- 직급체계가 굉장히 빡빡하게 짜여 있음. 관리자 직급부터는 KPI를 통한 성과급 및 승진 제도가 존재하는데, 담당자 말에 따르면 새로 들어온 팀원들은 대부분 KPI를 달성하기 힘들 정도로 높게 설정한다고 함. 그리고 낮은 연봉에 빡빡한 직급체계가 높은 friction으로 작용하였음. 이미 입사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제도일지 모르겠지만 처음 회사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됨.


G사(최종합격)

연봉 : 업계 평균

업무 : 웹 백엔드 + 서버 개발 + 개발팀 매니지먼트

지원방법 : 스타트업 채용사이트에서 채용공고를 보고 인사담당자(CEO)에게 커버레터 + 이력서 + 포트폴리오를 첨부하여 메일로 보냄

특징 : 요즘 핫한 스마트카와 관련된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

1차 면접 : CEO

2차 면접 : CEO, 고문이사

면접 분위기는 매우 좋았음. 그 이후로 대표님과 개인적으로 여러 번 연락한 적이 있음.

좋았던 점

- 개발팀 핵심 멤버로 활약 가능성

- 여러 가지 분야의 일을 경험할 기회

- 통근시간 약 40분

고민했던 점

- 연봉이 업계 평균보다 약간 낮음

- 정규 개발팀이 없고 개발팀 인턴으로 이루어져 있었음(회사의 거의 모든 업무를 CEO 혼자 처리하고 있었음)

- 모든 부서의 심각한 인력난

- 스마트카 산업과 다른 유형의 2개의 사업체를 동시에 운영 중(돈벌이를 위해)

- 면접 이후 스타트업에서 경력이 있는 친구들과 함께 CEO를 찾아뵌 적이 있는데 친구들이 CEO와 회사의 비전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음. 근데 그 당시에 CEO가 대답하기 싫다고 대답함. 그 이후로 입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됨.




 A사부터 G사까지 7개 회사의 면접을 비교 분석해보았습니다. 면접 시 제가 공통적으로 느꼈던 점과 피드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커버레터와 함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냈더니 "지원서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음

- 고용자와 피고용자,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 형식의 인터뷰가 좋다. 그리고 스타트업 사람들은 그걸 더 선호함. 회사에 대해 미리 조사하고 궁금한 건 솔직하게 정확하게 이야기한다.

- 팀의 구성원들이 스타트업을 경험한 사람들이 아니면 그 회사는 스타트업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 결론적으로 회사나 아이템 자체보다는 그 팀을 구성하는 인원들의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 서류전형, 면접전형에서 탈락하더라도 아무 말 없이 연락 두절되는 것보다는, 메일 또는 문자로 탈락되었다고 말해주는 것이 지원자 입장에서 좋았음. 왜냐하면 빠르게 마음을 접고 다음 계획을 실행할 수 있었기 때문.

- 스타트업에서의 근무 경험을 좋게 보는 분들이 많았음.


 이상으로 저의 스타트업 면접 후기를 마칩니다. 이제는 새로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아무 걱정 없이요.


 추가로 면접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꿀팁을 드리자면, 어디나 똑같겠지만, 솔직함이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너무 잘 보이려고 할 필요도 없고 너무 겸손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자신이 할 수 없거나 모르는 건 못한다고 이야기할 때 좋은 모습을 비추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을 사랑하시는 여러분들과 항상 함께하고 싶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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