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온 손님을 만나 한국의 대출 시장에 대해 설명하면, 어느 국가에서 온 손님이든 보이는 반응이 하나 있다. 바로 국내 개인신용대출 시장의 규모에 대한 놀라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국내 개인신용대출의 잔액 규모는 258조원. 이는 약 900조원 규모인 미국 시장의 28%, 즉 4분의 1을 초과하는 규모다. 한국의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가 미국의 13.17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렌딧이 국내 P2P금융기업 중 유일하게 오롯이 개인신용대출에만 집중하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이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장 기회’ 관점에서 볼 때, 이처럼 거대한 내수 시장 규모를 가진 사업 분야를 찾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한국은 다른 어느 국가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안정적인 신용 정보 인프라를 갖춘 국가다. 물론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한국의 개인신용 부채 규모가 미국과 대비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양적 비교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미국과 한국의 개인들이 보유한 부채의 종류와 질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부채의 질적 비교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WBG(World Bank Group: 세계은행그룹)가 각국의 신용평가와 관련해 전국민 취급 비율과 정보의 깊이, 신용등급별 부실률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신용평가 정보 퀄리티와 등급별 부실률 관리 체계는 동급 수준이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을 겪은 경험이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의 신용정보 분석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었고, 이는 신용정보 축적과 활용 면에서 전세계 최고 수준의 고급 인프라가 구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렌딧이 개인신용대출에만 집중하는 두번째 이유는 ‘규모의 경제'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전세계 P2P금융 산업을 분석하고 있는 HJCO 캐피탈 파트너스(HJCO Capital Partners)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P2P금융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시장의 경우 개인, 소상공인, 부동산의 P2P금융 대출 비중은 60:35:5로 구성된다.
미국의 P2P금융 시장을 대출 자산별로 분석할 때 이처럼 개인신용대출이 6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한 이유는 지속 가능한 확장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대출 심사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직접 대출자를 만나 상점이나 건물 입지를 살펴 보지 않아도 된다. 또한 국가의 공신력 있는 신용정보 인프라를 활용해 수백가지 종류의 신용 정보를 일관성 있게 축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심사평가모델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 개인신용대출이 다른 대출 자산에 대비해 압도적으로 확장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P2P금융 플랫폼 렌딧의 고객 경험은 대출과 투자 전과정이 온라인 상에서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다른 종류의 대출과 다르게 오프라인 영업 활동이 전혀 없이 100% 비대면 영업 방식으로 지속적인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기술적인 혁신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 만으로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기 때문에 획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세번째로 ‘사회적 파급력’ 관점에서 보았을 때, P2P금융은 국가의 가계부채 개선에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다. 고금리를 내오던 대출자에게 기술 혁신을 통해 개인화 된 적정금리를 제공함으로써, 이자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 P2P금융이 미국 전체 개인신용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 무려 40조원에 이른다. 테크크런치는 2016년 8월 ‘How startups are trying to fix consumer debt? (스타트업이 가계부채를 해결해 내고 있는 방법들)’ 이라는 기사에서 렌딩클럽(Lending Club), 소파이(SoFi) 등을 소개하고 있다.
올 7월말 기준으로 약 4,000여 명의 대출 고객이 렌딧을 통해 절약한 이자 비용은 총 44억 8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2015년 5월 렌딧이 대출 집행을 시작한 이후 26개월 동안 만들어진 결과다. 이 중 25억9천만원의 이자는 카드론,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 등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출을 렌딧 P2P대출로 대환한 고객들이 절약한 이자다.
이제까지 이 글에 소개한 여러 리서치 결과들을 기반으로 생각해 보자. 매우 보수적으로 가정해서 국내 P2P금융의 개인신용대출 시장 침투율이 미국 시장의 4분의 1이 되지 않을 거라는 가정을 하더라도, 2021년에 예상되는 국내 P2P금융의 개인신용대출 취급량은 2조8천억원을 넘게 된다. 올 7월까지 렌딧 대출 고객이 절약한 이자 비용을 토대로 계산해 보면, 2021년에는 약 25만명의 대출 고객들이 1년에 약 2천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처럼 한국의 개인신용대출 시장만 해도 렌딧과 같은 기술 기반의 P2P금융이 가져올 수 있는 혁신의 규모와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이미 많은 금융 선진국에서 검증된 바와 같이 P2P금융이 진정한 금융 시장의 메기로 자리 잡아, 1400조원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에 획기적인 솔루션으로 부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의 본질에 충실한 규제 환경의 구축이 중요한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