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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없는 도전, 일등 없는 성취
모든 소리는 음악의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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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현 #TA #전자음악
‡ Nice to meet you, Artist meets you ! ‡
서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예술 활동. 서울문화재단의 15개 창작공간 입주작가들을 소개합니다.
김자현은 숙명여대 작곡과, 한양대 대학원 전자음악작곡 전공을 졸업한 후, 상명대 대학원 뉴미디어음악학과 박사과정에서 학업과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클래식음악 작곡을 기반으로 전자음악작곡, 즉흥음악연주, 실내악 편곡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소리의 가능성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음악작업, 그리고 이것을 시각화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곳. 아마도 서울역이 아닐까? 다양한 사람들이 스치고 지나치는 만큼 반갑고 낯선 소리도 가득할 것만 같다. 서울역이 바로 앞에 보이는 곳에 둥지를 튼 서서울예술교육센터의 김자현 T/A를 만났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소리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시계 바늘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 할거라 생각했다. 서울역 근처라서 시끄러운 소리가 많이 나지 않냐는 질문에 “소리는 눈을 감아도 들을 수 있는 것. 귀를 막아도 들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해도 피할 수 없죠. 제 주위의 모든 소리는 음악의 재료입니다.”고 답했다.
안녕하세요, 김자현입니다.
전자음악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머릿속을 스치는 것이 뭘까? 아마도 일렉트로닉한 느낌을 맘껏 풍기는 멜로디 일 것이다. 김자현 T/A는 일렉트로닉 외에도 프로그래밍을 통해 컴퓨터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주변의 소리를 녹음하며 컴퓨터로 소리가 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소리들과 테크놀로지를 이용해서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이를 테면 코딩을 사용하기도 해요. 전자 음악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죠.”
음악의 구조를 보여주는 전자음악 공연 ‘비디오 푸가’ 중 김자현 작가
비디오푸가 포스터
김자현 작가는 학부 때 클래식 음악을 작곡 했다. 전자 음악 공연을 보고 선인장 가시를 건들일 때마다 소리가 나더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전자 음악에 호기심이 생겼다. 학교 행사에서 전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않았고 전자 음악 스터디에도 참석했다. 맛보기였지만 코딩 수업도 들으면서 ‘졸업 연주를 반드시 전자 음악으로 해야지’라고 다짐도 했었다. 전자 음악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대학원에 입학했다.
“전자 음악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 컴퓨터 같은 전자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주변의 소리를 녹음해서 만드는 방법이 있다는 걸 배웠어요. 여러 번 실습 기회를 통해 전자 음악을 만들어 보면서 정말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쓸 수 있는 음악 재료가 많아진 것이죠. 제가 직접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사랑해요. 주변의 사소한 소리일지라도, 그 속에서 음악적인 규칙을 발견해 내면서 소리를 변조시키기도 하고 다양하게 요리 할 수 있어요.”
볼 수 있는 소리를 꿈꾸다
김자현 작가는 석사 과정을 마치고 문래 예술 공장에서 ‘사운드 아트 워크숍’을 들었다. 그동안 알고 있던 전자 음악 외의 사운드 아트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고, 특히 ‘소리 시각화’ 에 관심을 두게 됐다. “무대 위에서 컴퓨터로 뭔가 하고 있으면 관객들은 제가 뭘 하는지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해왔어요. 시각이라는 감각이 청각 보다 훨씬 강렬하니까 복잡한 레이어를 쌓기 보다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 제가 코딩을 무대에서 하고 있을 때 차라리 그 화면을 보여주자고 결심하게 된 거죠.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김자현작가의 <비디오푸가> 공연 중 코딩 하는 장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모습
‘소리 요리사’가 가장 행복할 때
김자현 작가가 음악을 시작할 때 옆에서 지도 해주셨던 선생님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음악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말했다. 그 영향 때문인지 김자현 작가는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다양한 형태로 계속 누군가를 만나고 가르치는 것이 매우 보람된 일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런 이유로 2017년에는 서울문화재단 청소년T/A로 한 해를 보냈다. 각각 영화와 연극을 전공한 선생님과 함께 통합 예술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학교에 찾아가 수업을 했다.
“원래 함께 하던 팀이 아니니까 빠른 시간 안에 통합 예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교육 방식이나 사고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어요. 학생들이 소리를 연결해서 우연성 음악을 만들고, 거기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가지고 스토리를 만들어 짧은 영화를 만드는 수업을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서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가족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자현 작가
올해는 서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T/A로 활약하며 ‘소리 지도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동네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여 들여보고 녹음한 다음에 이 소리를 바탕으로 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상상하고, 그림을 그려보며 ‘우리 동네에 이런 소리가 났으면 좋겠다는 것을 상상해 보는 과정’이다. 과정 중에 하나로 누르면 소리가 나는 ‘인터랙티브 지도’를 만들어 봤다.
“소리를 직접 내보고 맞춰보고 찾아보는 활동을 하다가도 가만히 소리를 들어보면 정적인 순간이 찾아와요. 이 때 이탈한 어린이 들이 많죠. (웃음)”
서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진행했던 가족 수업
소리지도 만들기의 결과물 전시
더불어 하자센터의 ‘비커밍 프로젝트’에서 수 많은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을 만났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주변의 소리를 잘 들어보고 발견하고 그 소리를 각자 탐구해서 친구들의 소리와 함께 모아 합주해 보고 있어요. 직접 학생들 앞에서 코딩하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요.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목적으로 수업을 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수업을 구상해야 해요. 영감을 받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보며 재미있는 생각을 많이 해보려고 해요. 다른 장르의 예술을 보고 ‘이걸 내가 음악으로 만들어 본다면?’ 가정하고 상상하고 공부해요. 주로 미술관에 가요.”
서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진행했던 가족 수업
“요즘 진로 고민을 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웃음) 음악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내적 힘을 갈고 닦아야 할 필요성을 느껴요. 수업도 많이 하고 학교도 많이 다니다 보니 개인 작업엔 조금 소홀한 것 같아서 2019년에는 다양한 작업을 하려고요. 기술이 계속 발전해 나가는 만큼 빨리 익히고 접근할거예요.”
김자현 작가는 1월 말, 아르보 페르트(Ar o Part) 라는 훌륭한 작곡가를 배출한 나라이기도 한 에스토니아에서 첫 해외 레지던시 경험을 할 예정이다. 별빛이 쏟아질 듯한 드넓은 공간을 닮은 여러 작곡가들처럼 김자현 작가도 새로운 소리를 발견하고 담아오길. 귀 기울이는 자에게만 들리는, 행운 같은 소리들로 완성될 김자현 작가의 전자 음악이 기다려진다. “일주일에 한 번씩 5년간 해온 수업이 있는데 마무리하게 돼서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아티스트 레지던시 공간이라고 해요. 그 환경에 있는 소리를 녹음해서 어울리는 멜로디언이나 리코더 같은 간단한 악기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소품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글 시민기자단 이혜원
사진제공 김자현
디자인 이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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