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자유를 풀어두면 어떤 일이 생길까? 책 <자유 주식회사>의 핵심 질문이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한 가지 정답은 없다. 애초에, 회사라는 곳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형성된 조직이며, 이러한 조직 구성이나 운영 방식도 저마다의 맥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50-60년대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님께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경우 비웃음을 날리거나 혹은 헛웃음을 지을 것이 분명하다. 자유가 웬 말인가, 직원들이 밥 먹는 시간도 아껴서 일을 해야 조직의 ‘성과’ (= 많은 결과물의 생산)를 달성할 수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제 대전제가 바뀐 것은 분명하다. 2017년, 이제 조직의 ‘성과’는 더 이상 구성원들의 근면 성실에 의지하지 않는다. ‘성과 = 많은 결과물의 생산’에서, ‘성과 = 고객 가치의 극대화’로 바뀐 지금은 과거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피터 드러커가 <자기경영노트>에서 말했던 것 같이, 이제 우리와 같은 지식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과업은 ‘목표 달성 능력’이다. 육체 노동자와 다르게, 지식 근로자를 직접 또는 세세한 면까지 감독할 수는 없다. 지금의 근로자는 예전과 달리 스스로 방향을 정해야 하고, 그 방향은 ‘목표 달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에이잭스 비누회사 사무실 안에는 스미스 부장이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놓은 채, 천장을 향해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다. 문 밖으로 지나가던 나이 든 두 사람 중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스미스 부장이 지금 비누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지?” <자기경영노트 P.15>
정말이지, 우리는 지식 근로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할 도리가 없다. 이 전제는 모든 것을 바꿨다. 특히 고도의 기술과 지식, 창의성에 의존하는 산업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제 회사의 성과는 ‘구성원의 진심 어린 관심과 창의성, 그리고 협력’에서 비롯되고, 이는 ‘조직의 목적성과 구성원들의 자율성’이라는 주요 원인에서 시작된다. 그럼에도 ‘자유’의 힘을 믿지 않는 분이 많다. 그런 분들에게, 나는 예전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유시민 작가가 말했던 답변을 빌려오고 싶다. 질문은 이것이다. “민주주의는 왜 대세가 되었나요?” 그는 이렇게 답한다.
“민주주의 국가가 전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정치 체제가 있어왔지만, 결국 민주주의가 독재나 군국주의에게 모두 이겼다. 그런데 왜 이겼을까? 가장 경쟁력 있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모두 참여할 수 있고, 자유롭게 개성을 발휘하며, 나쁜 지도자도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이나는 클라스, 유시민편>
나 역시 그러하다. 민주주의가 살아남은 이유는 구성원에게 자유를 보장했기 때문이라 믿는다. 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구성원에게 ‘자유’를 주지 않는 체계는 결국 점차 경쟁력을 잃어 갈 것이다. ‘비자유’가 그릇되거나, 틀려서도, 비도덕적이어서도 아니다. 답은 단순하다. 자유가 없는 조직은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유는 위대한 성과를 낳는다. 인간은 정치, 경제, 놀이, 가족생활을 불문하고 중요한 문제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기를 원한다.” <자유 주식회사 p.11>
지금의 조직 문화와 리더십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 ‘자유 주식회사’와 ‘커넥티드 컴퍼니’ 그리고 최근에 읽고 있는 ‘홀라크라시’를 권하고 싶다.
*현재 버즈빌에서는 함께 성장할 인재를 채용 중입니다. (전문연구요원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