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어찌 하오리까?" 평소 가까운 사람이 SNS 메신저로 불쑥 질문을 해왔다.
필자는 이 문자 메시지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도리가 없어, 그 의미를 물어봤고, 돌아온 대답은 자신이 2015년 국내 모운용사의 주식형 펀드 1 곳에 가입을 했는데, 20개월이 지난 지금, 원금을 까먹은 채 -21%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 사람은 모처럼 마음을 먹고 펀드 투자에 나섰다가 이렇게 큰 손해를 보자 황망한 듯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5% 이상 올랐다. 운용사가 펀드의 운용 성과와 관계없이 일정한 수수료를 꼬박꼬박 떼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펀드 투자자의 당혹감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펀드 투자자가 이같은 화를 사전에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주식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여러 종목의 주식에 투자하고, 종목당 최대 비중도 제한되어 있어 분산투자의 유력한 방편으로 흔히 거론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국내에 판매 중인 적잖은 펀드들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주가지수가 바닥에서 올라서 2,000~2,100선을 넘으면 펀드가입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환매물량을 쏟아내는 일이 반복된다.
1~2개의 펀드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펀드로 나눠서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판단된다. 똑같은 주식형 펀드라고 하더라도 대형주나 중소형주 중 어떤 주식이 주로 담겨 있는지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가 심하다. 북미 유럽 브라질 러시아 베트남 등 투자지역에 따라서도 편차가 크다. 불행히도 앞으로 어떤 펀드 스타일이 두각을 드러낼지, 어떤 지역이 유망할지 여부를 맞추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주식형 펀드를 고집한다면 펀드스타일을 고려해 분산하는 것이 좋다. 좀 더 현명한 투자자라면 글로벌하게 주식과 채권을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대목은 무조건 많은 펀드에 분산투자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서로 유사성이 있는 펀드들은 오를 때 같이 오르고, 떨어질 때 같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유사한 펀드를 많이 갖고 있어 봤자 분산효과를 누리기 힘들다. 따라서 펀드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서 그 값이 낮은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성공적 펀드투자의 철칙이라고 하겠다. 이런 상관관계 분석은 일반인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최근 빅데이터와 자동화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로보어드바이저들이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포트폴리오를 출시하고, 투자자에게 선택기회를 넓혀주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