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문돌이 PM의 마케터 따라하기 시리즈 입니다.
** 1화 보기 - 초기에 할만한 ASO (앱스토어 최적화) 팁
** 2화 보기 - 초보 PM이 알아야 하는 초기 모바일앱 분석 101
** 3화 보기 - 스타트업 브랜딩: 내가 보는 나와 너가 보는 나의 일치
** 4화 보기 - 홍보영상 직접 제작해서 수백만원 절약해보자
바이럴 루프 (Viral Loop)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아마도 들어봤을 것이다. 소위 스타트업 한다는 분들은 모두 이 얘기 하고 다니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들어는 봤고 그게 내 제품 추천해주는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지랑 관계된 개념정도로 이해하고 있거나, 혹여 정확한 개념을 알고 있어도 이를 실제로 적용해 본 적은 없는 사람이라면 꼭 이 글을 정독하길 바란다. (나도 역시 우리 개발자한테 혼나면서 배우기 전에는 그런 사람들 중 한 명 이었다.)
우선 바이럴 루프의 개념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바이럴 루프는 Loop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가 새로운 소비자를 끌고오는 매커니즘이 일종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 다른사람한테 공유하고 (SR - Share Rate) → 이걸 본 새로운 사람들이 → 그걸 클릭해서 내 제품으로 유입되고 (CR - Click Rate) → 이사람들 중 일부가 또 새로운 사람에게 공유를 해서 이게 루프처럼 돌아가게 되면 '바이럴 루프'가 생겼다고 말한다.
바이럴 루프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Viral Coefficient (VC)를 계산하는 건데, 계산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 바크 (Bark) 앱에서 쓰고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of users who invites × average number of people invites) × % of sent invites accepted
뭐 영어로 써 있어서 뭔가 있어보이지만 사실 별거 아니고 크게 2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건데 [유저가 다른 유저 초대하는 비율] × [초대받은 사람들이 억셉트 하는 컨버젼 비율] 이 두개를 곱해서 VC를 구하는 것이다.
위의 표에서 두가지 결과값을 주목해야 하는데 첫번째는 물론 방금 계산한 VC이고, 두번째는 Loop Cycle이다. Loop Cycle (LC)은 기존 유저가 다른 유저를 초대해서 그 유저가 수락할때 까지의 1 사이클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바크 앱의 경우 평균 6일이 소요된다. VC는 1보다 커야 유의미한건데 예를들어 바크 VC가 1.18이라는 뜻은 100명의 유저로 시작하면 기존 100명에 바이럴루프로 유입된 118명이 합해져 위의 LC시간이 지나면 유저가 218명이 되어 있는거고, 이게 또 한번 LC시간이 지나면 475명이 되어있고, 계속 1035명, 4918명... 이런식으로 특별한 마케팅 홍보 없이 기존 유저만 가지고도 exponential curve를 그리게 되는 아주 아름다운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실제 현실에서는 저 VC가 1보다 클때도 있고 적을때도 있고 계속 변하기 때문에 저런 아름다운 커브는 초기에는 잘 그려지지 않는다.)
언제나 처럼 서론이 길었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본문은 사실 이 바이럴 루프를 잘 계산해 보자가 아니라, 이런 아름다운 개념을 실제 내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서비스가 앱서비스이기 때문에 앱 비즈니스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니까 알아서 본인 상황에 맞게 가감해서 듣길 바란다.
나도 초기에 범했던 오류이다. 우리는 제품만 좋다면 순진하게도 사용자가 알아서 "우와 대박, 이거 써봤어?" "나 쓰고있으니까 너도 써봐" "젠장, 이렇게 좋은걸 나만 쓰고 있을 수는 없지" 뭐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들 수 있고, 알아서 주변사람들을 다단계 하듯이 내 앱을 다운받게 할 거라고 생각한다. 안타깝지만 이런 마법과 같은 일은 절대로 초기 앱 서비스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설령 내 유저가 저런 생각을 알아서 들게 할 정도로 제품이 엄청나게 훌륭하다 하더라도 실제로 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아주 극히 드물다고 보면 된다. 즉, 유저가 아무 댓가 없이 본인이 쓰고 있는 앱을 주변 사람에게 추천해 주는 행위의 가격은 엄청나게 비싸다는걸 인정해야 한다.
초기 앱이 바이럴 루프를 생성시키려면 어떤 형태로든 간에 앱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사용자가 어떤 희소성을 느끼게 만드는 희소성 오브젝트를 포함시키는게 아주아주 중요하다. 예를들어 옛날에 대 히트를 쳤던 애니팡은 게임을 내가 원한다고 무한정 할 수 있는게 아니라 '하트'라는 일종의 에너지 같은게 필요했고, 이 하트를 다 쓰고 나면 게임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또한 하트는 8분에 1개씩 자동 생성되게 만들어 놨는데 이는 게임을 계속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사람들이 이놈의 하트를 얻기 위해 주변에 추천을 하거나 아예 돈주고 구매하도록 되어 있었다. 바로 애니팡의 '하트'가 아주 대표적인 희소성 오브젝트이다. 즉, 사용자로 하여금 내 앱을 무한정 사용 가능하게 하는게 아니라 어떤 제한 장치를 걸어서 사용자들이 희소성을 느끼게 만드는 오브젝트인 것이다.
바크에도 이런 희소성 오브젝트가 있는데 바로 '바크 에너지'이다. 바크 에너지는 모든 유저가 기본적으로 100씩 가지고 있고, 한번 짖을때 마다 1씩 감소하고, 메시지 바크를 보내게 되면 10씩 감소한다. 물론 1분에 1%씩 자동으로 차게 만들어 놨지만 애니팡과 마찬가지로 바크 헤비 유저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기에 이게 희소성 오브젝트 역할을 하고 있다.
본인의 앱에 희소성 오브젝트를 만들었고, 이게 실제로도 뭔가 유저들에게 희소성을 느끼게끔 하는 오브젝트로 잘 작동하고 있다면 이제 이 오브젝트를 활용해서 유저들에게 추천에 대한 보상으로 제공하는 기작을 만들 차례이다.
다시 애니팡 사례로 돌아가보면, 애니팡에서는 모두가 알다시피 저 하트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카톡 메시지를 뿌려대야 했고, 그 중 일부가 그 메시지를 보고 애니팡으로 들어오면 내가 하트를 겟할 수 있는 기작이 마련되어 있었다. 즉, 애니팡의 희소성 오브젝트인 '하트'를 유저들에게 추천 행위의 보상으로 제공하는 기작을 처음부터 만들어 놨기에 아주 초기부터 바이럴 루프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바크에서도 역시 추천에 대한 보상 개념으로 희소성 오브젝트인 바크에너지를 다음과 같이 활용하고 있다. 앱 내에 'Invite Friends'라는 친구 추천 버튼이 있는데, 그 버튼을 클릭하게 되면 그 사용자의 ID 넘버가 포함된 앱 다운로드 URL이 자동으로 생성되고 이를 SNS나 주변 사람들에게 뿌린 후에 누군가가 그 URL을 클릭해서 앱을 다운받게 되면 그 유저는 +10 point의 추가 바크에너지를 얻게 된다. 즉, 처음에 Max 바크 에너지가 100이였는데 친구 1명 초대하면 Max가 110이 되는 것이다.
바크 앱은 현재 이 기작을 통해 바이럴루프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중이고, (물론 애니팡같은 전설에 비해 먼지같은 수준이기는 하나) 이를 통해 2주만에 무려 70명 넘게 소환한 사람도 있을 정도로 반응이 괜찮은 편이다. 아직 정식 출시한지 한달남짓 밖에 안된 앱이라서 이 바이럴루프 기작은 앱의 성장에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을 총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바이럴 루프는 계산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저 루프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2. 내 제품이 좋으면 초기 유저들의 추천 만으로도 Viral Coefficient가 1이 넘을거라는 순진한 상상은 버려야 한다.
3. 내 제품에 유저들이 뭔가 희소성을 느끼게끔 만드는 희소성 오브젝트를 반드시 만들어 놔야 한다.
4. 희소성 오브젝트를 유저 추천 행위의 보상으로 활용하자.
한가지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4번, 즉 유저 추천행위의 보상으로 본인 제품에 탑재된 희소성 오브젝트가 아닌 다른 현금성 보상 이벤트로 대신하는건 좋지 못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위에서 설명했듯이 Viral Coefficient가 1이 넘지 못하면 아름다운 exponential curve가 생성되지 않는데, 현금성 보상 이벤트를 돈이 넘쳐나서 계속 진행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설사 그렇다 해도 현금성 이벤트는 금방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결국 VC가 1 밑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럴 루프 전략의 핵심은 결국 얼마나 매력적인 희소성 오브젝트를 고안해 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쓴이는 스팀헌트 (Steemhunt) 라는 스팀 블록체인 기반 제품 큐레이션 플랫폼의 Co-founder 및 디자이너 입니다.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본업을 디자이너로 전향하게 되는 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고군분투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중인 스팀헌트 (Steemhunt)는 전 세계 2,500개가 넘는 블록체인 기반 앱들 중에서 Top 10에 들어갈 정도로 전 세계 150개국 이상의 많은 유저들을 보유한 글로벌 디앱 (DApp - Decentralised Application) 입니다 (출처 - https://www.stateofthedapps.com/rank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