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제도 폐지

 

카카오커머스


 

인사 철학과 배경

카카오커머스는 2018년 12월 카카오로부터 분사 후 독자적인 평가제도를 고민하던 중 2019년 여름에 평가제도 폐지를 선언하였다. 이러한 결정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인사철학이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을 관리의 대상, 평가의 대상이라고 보는 반면, 카카오커머스는 크루들이 이미 까다로운 영입 과정과 수습기간을 거쳐서 합류했기 때문에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크루들은 자신을 위해서 일하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으로 몰입해서 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자신의 업무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고 이에 따라 업무 평가는 스스로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두 번째는 기존 평가제도의 역기능이 순기능보다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통 평가제도는 회사 입장에서는 성과의 개선을 위해, 직원 입장에서는 보상의 크기를 결정하고 성장을 견인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평가 제도를 운영하다 보면 평가의 본래 취지보다는 보상의 크기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여 효과성을 잃기 쉽다. 직원들 또한 평가를 단순히 자신의 보상 크기를 결정하는 도구로 여기곤 한다. 따라서 평가 등급에 매몰돼 성과 향상을 위한 메시지(피드백)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대부분의 평가제도가 강제배분 방식으로 등급별 배분을 하다 보니 불필요한 조직 내부 경쟁을 유발하곤 한다. 카카오커머스의 서비스는 인재 한 명에 의존하기보다는 협업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서열을 매기는 방식은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세 번째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평가 자체가 완벽하거나 객관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에 비해 정확성을 높여서 얻는 이점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측정을 최대한 객관화하려고 해도 판단과 의사결정은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평가 제도가 갖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크다고 판단하였고 평가 제도를 폐지하는 것으로 의사결정하였다.

 


카카오커머스의 All Hands Meeting에서 평가제도 폐지에 대한 안내 중인 Bradley


 

평가 없는 보상 원칙

보상은 크게 금전적 보상과 비금전적 보상으로 나뉜다. 비금전적 보상은 통상 ‘인정’이라는 형태로 발생한다. 평가가 없더라도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인정의 기회가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매주 수요일 전사 서비스 미팅을 통해 서비스 차원의 개선에 대한 인정과 격려가 진행되며 전 조직원들의 정기 미팅인 올 핸즈 미팅에서 회사 차원의 성과를 공유하고 상호 격려하는 방식도 진행된다. 또한 조직장과의 일대일 미팅을 통해 조직장으로부터 개인의 기여도에 대한 인정도 진행된다.

금전적 보상의 경우, 가시적인 성과보다도 일하는 태도와 노력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하여 근로시간 외 추가적인 노력을 한 부분에 대해서 시간 외 근로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인재상을 기반으로 일하는 태도에 대한 인정을 위해서 연말 송년회 때 별도 시상(‘없으면 큰일날 사람’)도 진행한다.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성과로 인한 보상이 다른 크루들의 내적 동기를 저하할 수 있기에 성과를 도달하기까지의 노력과 태도에도 보상을 하고자 한다. 연말 성과급의 경우에는 상호의존성이 높은 카카오커머스 서비스의 특성을 감안하여 전 크루에게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성과급을 나누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이 되는 크루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최소화하거나 미지급할 수 있다는 원칙도 가지고 있다.

 

 

평가가 없어서 발생하는 이점

카카오커머스의 서비스 특성상 매일 서비스의 실적이 공유되고 매주 서비스 개선 과제를 함께 리뷰하고 공유하다 보니 실적과 성과의 가시성이 확보된다. 따라서 프로젝트나 서비스 과제 진행 후에는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업무 과정에서 스스로 잘한 점은 무엇이고,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에 대해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카카오커머스에서는 이를 '스냅샷'이라고 부른다. 특정 시점에 업무내용을 정리하고, 조직장과의 상호 리뷰 시간을 가진 후 서로 공유하는 제도이다. 이때 조직장은 크루가 작성한 내용을 확인하고 미팅을 통해 격려와 인정을 하며 성장과 개선,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역할에 집중한다.

보통 평가가 보상의 크기를 설명하는 수단이 되는데 그러다 보니 피드백 내용보다는 등급에 매몰되기 쉽다. 보통은 평가등급과 보상을 한 시점에 알려주다 보니 피드백 내용보다는 본인이 왜 그 등급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더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평가제도 폐지를 통해 피드백과 보상을 분리해 진행함으로써 성과의 개진과 성장에 대한 논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쉬운 목표를 잡는다거나 정보를 독점하는 등의 폐해는 발생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평가 시즌에 크루들이 하루 종일 본인의 성과를 정리하고 적는데 에너지를 투입하기보다는 본래의 본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결과이다.

모든 제도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평가가 없어서 생기는 불편함, 불안감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 그것이 카카오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회사의 새로운 제도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하는 크루 JD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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