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아름다움과 현실성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면서...

더팀스(the teams) / 권진 / 조회수 : 2810

아름다움을 찾아서


우리는 어떠한 객체 혹은 유무형, 경험 등의 다양한 것들을 보거나 체험할 때 종종 아름답다고 이야길 할 때가 있다. 아마, 이런 감각이 특출나게 타고난 사람들은 특정 대상이나 활동을 통해 본인의 경험을 더 극대화하여 느낄지도 모른다. 예를 들자면 조명이 꺼지는 속도와 서랍이 사소한 간격으로 천천히 닫히는 순간 등등


영화관 조명이 천천히 어두워지면서 스크린이 밝아질 때 생기는 기대감


그럼,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름답다는 감정을 느낀다. 다만 각 개인에게 왜 아름답다 생각했는지 물어본다면 쉽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내가 느낀 특정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미지를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만큼 아름다움에 대한 논리적 설명을 해보라고 이야기한다면 모두가 공감할만한 근거로 설명하기에 굉장한 어려움이 동반하지 않나 싶다.


마크 로스코 무제


마찬가지로 앞서 살아온 선배들의 미학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생각보다 미학에 관련된 개념과 역사는 인류가 시작된 시점과 비교해보자면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미학에 대한 초기 이론을 살펴본다면 실체적인 미학에 대한 언급을 했던 플라톤을 넘어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눈높이에서 생각을 톺아볼 수 있다.


당시 미학에 대한 짧은 요지는 인간은 모방을 한다는 것이었고, 모방에서 시작된 예술의 창조적 관점을 이론화 시키며 제시한다. 이 개념은 아트(art)의 어원인 테크네(technē)인간이 제작하다(poesis: making)라는 말로 뿌리내려지게 된다.



고대 그리스의 전통적인 입장을 대변해주는 미 이론에 대표적인 사례로 보자면,

황금비(피보나치수열)가 있다.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것은 여러 요소들 간의 수적인 비례가 잘 맞아떨어진다는 관점이 당시의 정론에 가까웠기에 진리에 가까운 답이나 다름없었다.


황금비는 피보나치수열을 따르는데, 피보나치수열을 열거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1, 2, 3, 5, 8, 13, 21, 34, 55, 89 …

이 수열의 특징은 [2 = 1 + 1], [3 = 1 + 2], [5 = 2 + 3]과 같이 3항 이상의 수는 바로 앞 두 항의합이라는 점에 있다.

더 재미있는 점은 앞 항을 다음 항으로 나눴을 때 있다.

[1 / 1 = 1], [2 / 1 = 2], [3 / 2 = 1.5], [5 / 3 = 1.666], [8 / 5 = 1.6], [13 / 8 = 1.1.625]…

이를 계속해서 진행해 보면 1.618....에 근접한 수치가 나온다. 이 비율을 파이(Φ)로 표시한다. 그리고 이 파이(Φ)는 황금비를 만들어낸다. [1 : 1.618]


황금비 로직


이 수열이 경의로울만한 이유는 자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패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비율은 가장 아름답게 조화가 잡힌 비율이라 하여 많은 미적 관점에 영향을 줬다.


동식물 패턴


건축 분야와 미술, 디자인에도 다양하게 적용하여 사용 되었다.


건축의 구성

이미지 배열 레이아웃

타이포 간격에 적용

로고에 적용


<iframe width="10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kkGeOWYOFoA"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class="fr-draggable">-Nature by Numbers


이러한 미적 관점은 철학자 플로티노스의 객관적인 미적 관점을 주관적 시점에서 미를 바라보는 것을 주장하는 것에 의해 무너지게 된다. 미를 식별하고 감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주관적인 요소가 필수이며 미와 존재에 대한 동일시적 관점을 통해 새로운 미학의 시점을 열게 되었다.


플로티노스



산업화 시대 최고의 예술가들은 어떤 사고를 했을까?


현대에 들어서 미학의 개념은 이토록 수 많은 이론과 철학과 산업화의 증류의 과정을 거쳐 삶 전반에 깊게 뿌리 내리게 된다.


그 과정에 일부분에 미학적 큰 파생이라면 1,2차 산업화 시대의 큰 패러다임을 거쳐 생긴 디자인이라 볼 수 있다. 1907년 독일 바우하우스의 모토를 빌어 이야기 하자면, 순수 미술의 영역이 공산품과 통합되어 빠르게 변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양산하기 위해 도입한 방식을 이젠 디자인을 통한 무형의 가치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또 다른 방식의 형태가 되었다.


산업화 시대의 최고의 예술가이자 덧붙여 뛰어난 비즈니스맨이었던 앤디워홀의 말을 빌리자면,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예술이다.” [1]

라고 정의했다.

스튜디오나, 작가와 함께 코웍을 하여 단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당시 예술가들을 비판하면서 몸소 단가를 절감해가면서 최고의 이윤을 남기는 상업 예술 작업을 추구 했으며, 상업화를 통해 미술시장의 크기와 규모도 늘려버렸다.

사실 뛰어난 예술에는 늘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미켈란젤로, 다빈치, 피카소 모두가 돈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규모의 예술을 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쉬쉬했던 사실을 앤디워홀은 대놓고 밝혔을 뿐이다.


스티브 잡스는 손수 앤디워홀 집에 방문하여 매킨토시를 설치해주고 갔다. [2]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미학적 가치를 상업화 시키면서 대중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만족을 충족시키며 성장하는 다양한 회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의 본질에서 다시금 생각을 해본다면, 이제 현대의 미학은 작품은 그 자체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상품을 제작하기까지에 들어가는 모든 공정과 시스템 그리고 예술가(디자이너등)이 생각하는 이데올로기나 가치등을 동반하며 대중에게 전달되는 과정 및 사용되는 행위의 모든 부분을 포괄하며 통제한다.


<iframe width="100%" height="400" src="https://www.youtube.com/embed/YdVG4LcoY4Y"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class="fr-draggable">
- jony ive objectified 영상에서


필립스탁 쥬스 스퀴져



미학적 가치를 내제화한 유니콘 기업들


현대 공산품의 미학적 개념은 개인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중들 입장에서는 매우 명쾌한 답을 줄 수 있었는데, 이는 제품 자체의 조형성과 아름다움 아날로그식의 조작 편리성등의 조건과 충족이 된다면 이것은 좋은 제품이거나 좋은 디자인이라 명명할 수 있었다.


디터람스


다만, 개인 컴퓨터가 등장하고나서는 이 패러다임에 대해서 완전히 변하게 된다.

바로 인풋과 아웃풋을 물리적으로 담당하는 하드웨어 장치는 손으로 만져보거나 물체적 속성을 지녔지만, 소프트웨어는 전적으로 가상의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역사적 순간은 제록스에서 만들던 GUI 컨셉의 아이디어를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가져오고, 그 애플이 만들던 GUI를 빌게이츠가 똑같이 가져오면서 본격적으로 디자인 영역이 넓어지게 되었다. [3]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최근 모바일 시대를 애플이 열면서, 수 많은 스타트업들이 나왔고 망했고 몇몇 스타트업들은 IPO에 성공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기존에 성공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은 전부 제조업 기반의 하드웨어 산업군의 사업들이었다면, 이젠 물리적으로 실체를 알 수 없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테크 기업이라는 점이다.

단적인 예시로만 봐도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이 37조원에 육박하는데, 자동차 하나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버 서비스의 시가총액은 76조원이다.


실리콘벨리의 2015년


존 마에다

세계적 컴퓨터 디자이너인 존 마에다는 얼마전 이런 이야기를 했다. 기술 발전으로는 더 이상 대중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 디자인과 함께해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 [4]

이말을 다시 생각해본다면, 소비자의 눈높이와 소프트웨어의 품질등의 서비스 제공의 퀄리티는 앞으로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높히지 않는다면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로 들린다.


디자이너 펀드


실제로 실리콘벨리에는 디자인을 충분히 이해하는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가가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창업자 중심으로 디자이너를 보유한 회사는 충분히 기술을 이해한 인문학적 감각을 비즈니스에 녹일 줄 아는 회사이다. 디자이너가 창업하여 성공한 회사가 많은 실리콘벨리는 그 문화에 걸맞게 디자이너 창업자가 있는 회사가 성공하여 다시 디자이너에게 투자하는 형식의 펀드도 조성이 되어있다.


핀터레스트

핀터레스트 에반샤프는 디자이너 출신의 창업자이다. 초기 핀터레스트 형태는 디자이너가 아니면 생각하기 어려울 법한 형태로 서비스를 구축했다. 지금은 그런 디자인 형태를 모방하는 유사 프레임워크등을 제공하고 몇몇 기업들도 차용하여 쓰기에 큰 감흥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초기에 핀터레스트 서비스가 등장했을때는 서비스 결정권자가 디자이너가 아니면 이렇게 만들 수 없을거라 생각할만큼 임팩트를 가진 아이덴티티가 있었다.


에어비엔비

공유 숙박 플렛폼 에어비엔비의 공동창업자들 역시 디자인을 전공했고, 킥스타터 또한 그렇다. 이 플렛폼들의 가장 주요한 특징들로는 기업의 핵심 가치에 반드시 미학적 역량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


스타트업이 성공하는데 있어서 미학적 가치를 내제화 시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뻔한 이야기지만, 왜 아름다움을 느끼는지에 대해 알고 그 아름다움을 읽고 활용할 줄 아는 것 자체가 회사의 경쟁력이라 볼 수 있다.

해외 VC관련으로 작성된 모 컬럼에서는 디자인이 다듬어져있지 않다면, 이야기를 논할 여지도 주지 않는다 말한다.[5]

생각해보면, 미학적 역량을 내제화 시킨 팀을 구성하는 것이 스타트업에게 있어서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실리콘벨리에선 유행처럼 공동창업자중 한명을 어떻게든 디자이너로 섭외하고자 하는 것 같다. 

모든 것들이 그러하겠지만, 자고로 값싼 예술품은 없다.


더 어려운 것은 서비스 내 아름다움을 아직 무르익지 않은 특정한 기술을 도입하여 녹여 냈을때 사용자의 반응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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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해당 기술을 적용하여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다른 기업들은 풀어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만 떠올려도 생각보다 현실적인 제약사항이 떠오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야하는 이유들에 대해서 떠올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에너지를 쓰는 것과 동시에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이는 작은 스타트업 뿐만이 아닌, 애플같은 큰 기업에서도 겪는 딜레마다. [6]


덧붙여,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주관적 미적 관점과 아름다움은 유저들에게 때때론 불편함을 가져올때도 있기 마련이다. 이 부분의 문제는 새 서비스를 유저가 학습하기 위한 시간의 비용으로 빠져 드는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MVP형태로 가장 서비스의 본질을 유저에게 빠른 시간내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면, 브랜드와 지지기반이 없고 서비스 생태계가 빈약하기에 유저는 끊임없이 이탈하고 만다.


우리 서비스의 단적인 예를 들면, 회사 페이지를 관리자가 접속시에 실시간으로 그대로 본문을 수정하면 바로 반영이 되는 라이브에디팅 기능을 넣었는데, 서비스를 이용하는 담당자가 이 UX와 UI를 이해하기 힘들어했고, 작성 및 수정에 기업 민원이 잦았다.

라이브 에디팅 기능


(만드는 쪽 입장에선) "한번 사용하면 이해가 쉬울거다." 라고 개발을 리드한 담당자가 설득 했지만,결론적으론 생각보다 기존의 회사 페이지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대중적인 시스템들이 INPUT 작성으로 이뤄져있고 이 방식이 익숙하다는 것으로 판단했고, 팀 내부에서는 해당 페이지를 제작하는데 굉장한 시간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고쳐써서 INPUT형태와 익숙한 STEP방식으로 도입하여 우리 팀이 생각하기에는 “불편한” 방법으로 디자인과 사용성을 개선했고, 이로 인해 담당자들의 문의가 99% 줄어드는 기적을 경험했다.


INPUT 작성 방식으로 개편된 회사 작성 페이지


결국 디자이너는 사용하는 대상의 중심으로 공감성 있는 설계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운영중인 김봉진 대표의 첫 가구사업 실패사례 이야기중


결국 이렇게되면 과감한 방식의 리스크 있는 디자인 보다는 가장 보수적인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을 검색 아이콘과 드롭다운 버튼, 화살표등이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유저에게 명확하게 일치하는 사용성을 줄 수 밖에 없다. 디자이너가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풀어내기에는 생각보다 리스크가 큰 것도 사실이다. 만드는 사람의 사고와 일반 사용자의 사고 괴리의 크기는 생각보다 골이 깊다.


<iframe width="10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bqQFUvjX0uU"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class="fr-draggable">- 애플3는 완전히 망했습니다. 왜냐면 왜 성공했는지 몰랐기 때문이죠.


따라서 시작하는 스타트업 일수록 본질적인 개념으로 접근하여, 사용자와 만난다 라는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린 친구를 처음 사귈때 감정을 알고 있다. 그 친구가 어떤 것을 싫어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그런 과정들... 대부분 그런 과정들은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만남이 필요하고 데이터가 필요하다. 서비스 설계와 설득력 있는 디자인을 구축하기 위해선 가장 필수적인 방법이다. 만남을 갖기전 결정을 하고 대상의 행동을 보고 다시 새롭게 사고하여 다시 결정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과정은 신뢰와 유대관계를 구축을 하는 것과 같이 시간이 들고 오래 걸래는 일이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렇게 하여 좋은 공감대를 형성한 많은 유저가 생겼을 경우 비로써 서비스의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주관적 아름다움에 호소를 상대방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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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출처 : 

1. Andy Warhol On Business, Celebrity And Life
https://www.forbes.com/sites/dinagachman/2013/08/06/andy-warhol-on-business-celebrity-and-life

2. Steve Jobs Teaches Andy Warhol to Use the First Apple Computer
https://www.artsy.net/article/editorial-steve-jobs-teaches-andy-warhol-to-use

3. Did Steve Jobs steal everything from Xerox PARC?
http://www.mac-history.net/computer-history/2012-03-22/apple-and-xerox-parc

4. 4 Reasons Why Design Is Taking Over Silicon Valley
https://www.fastcodesign.com/3043740/4-reasons-why-design-is-taking-over-silicon-valley

5 .Accidental VC: How Much Does Design Matter for Seed-Stage Startups?
http://nextviewventures.com/blog/accidental-vc-how-much-does-design-matter-for-seed-stage-startups/

6. Jony Ive on iPhone X and Apple's future products: Design and ideas must wait for technology to catch up
http://appleinsider.com/articles/17/10/06/jony-ive-on-iphone-x-and-apples-future-products-design-and-ideas-must-wait-for-technology-to-catch-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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