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넥스트 유니콘 서비스를 운영중인 하프스 대표 장재용입니다.
얼마전 저희 회사가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를 했습니다. 약 80일간 IR을 진행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배울 것이 많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이 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을 다른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공유를 드리고자 합니다.
투자 유치 결과를 회사나 제 성과로 내세우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될 분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하는 것이고, 정말 겸손한 마음으로 공유드리는 내용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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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이번 IR에 대해 다음과 같은 3가지 기준을 두고 시작했습니다.
넥스트 유니콘으로만 투자 유치를 진행한다.
빠른 시간내에 많은 곳과 컨택한다.
경영적으로 좋은 파트너가 될 곳에게 투자를 받는다.
다른 조건들은 수긍할만한데, 사실 ‘넥스트 유니콘 서비스만으로 투자 유치가 가능할까?’ 이 부분이 정말 도전적인 미션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서비스를 열심히 쓰고 계시는 심사역분들은 이미 많았고, 이 중에 저희와 FIT이 맞는 투자자분들은 반드시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이런 큰 핸디캡 하나를 껴안고 IR을 진행하였고, 결론적으로는 2020년 7월에 저희가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고 IR을 클로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정말 배울게 많은 과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운 5가지를 공유 드리겠습니다.
온라인으로 투자자 네트워크 확장은 가능하다.
넥스트유니콘 서비스는 현재 683개 투자기관(VC, AC, 대기업투자팀, 엔젤클럽)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484명의 심사역분들이 가입해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희가 IR을 할 당시에는 이것보다 수가 많이 적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불안하기도 했지만, 일단 넥스트 유니콘내에 하프스의 기업 프로필을 충실히 채웠고, 그 결과 5곳 정도의 VC에서 차례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저희는 그 분들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FIT이 맞을 것으로 예상한 25곳에 추가적으로 투자 검토 요청을 드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약 30곳과 IR을 진행해보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중 저희에게 관심이 있었던 곳은 10곳 정도 되는것 같고, 꽤 적극적으로 봐주신 곳은 약 7곳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 내부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투자자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직접 IR을 하면서 이러한 부분은 조금 해소가 되었고, 이제는 넥스트 유니콘을 통해 저희보다 투자자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 스타트업이 많아서 앞선 불신은 확신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네,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투자자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이 가능한 시기가 왔습니다.
물론 온라인을 통해서만 투자자 네트워크를 확보하겠다는 것은 좋은 생각은 아닙니다. 창업자라면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성과를 내어야하고, 이를 위해선 IR과정에서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가리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더 좋을 겁니다. 그러니 만약 IR을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데모데이 참여/참관, 개인 인맥 활용, 지인에게 소개 부탁, 넥스트 유니콘, 더 나아가서 저희 경쟁사들까지 활용을 검토해보세요.
2. 만나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저희는 이번에 해시드와 동훈인베스트먼트에게 투자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시드는 블록체인 사이드에만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저희에게 투자하는 것에 대해 실제로는 큰 관심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미팅을 해보니, 비블록체인 사이드에도 투자 관심을 두고 계셨고, 저희에 대한 투자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저희 서비스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는 기본이고, 블록체인 사이드에서 경험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계속 전달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될 약점과 경영적인 조언, 솔루션도 지속적으로 주셨습니다. 솔직히 저는 만나기 전에는 해시드가 이렇게까지 좋은 투자사인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흔히들 IR 과정에서 VC를 만나기 전에 공부도 하고, 펀드를 무엇을 들고 있는지, 관련 영역에 투자를 많이 하는지를 많이 살펴보라고 만나라고 하십니다. 틀린 말씀은 아니지만, 스타트업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표면적인 정보는 실제 VC들의 내부 정보와는 많이 다릅니다. (물론 이러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미션이기는 합니다.)
VC, AC, 대기업 투자팀, 엔젤클럽, 여기에 앞으로 나올 CVC, BDC 등의 투자 기관까지… 대한민국의 투자기관은 폭발적으로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스타트업들은 이런 투자 기관들에 대해 매우 제한적이고 단편적인 정보만 알고 있으며, 실제와는 많이 다릅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뵌 어떤 스타트업 대표님께서 “OOO 인베스트먼트는 펀드가 없어서 안만나려구요.”하시던데, 거기는 자기자본으로 크게 투자하는 곳이었습니다. 무안하실까봐 말씀은 못드렸지만…
물론 무작정 만남을 요청하고 만나는 것은 서로의 시간 낭비이니 지양해야겠지만, 제한된 정보를 기반으로 섣부르게 판단하시는 것은 피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만나야 압니다.
3. 완벽은 어디에도 없다.
저희 서비스는 좋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지만, IR 과정에서 정말 많은 지적과 챌린지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IR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긴 했지만, 항상 많은 것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제 경험과 능력, 지식과 준비, 서비스 현황 등 항상 부족한 것 투성이었습니다.
다만 저희는 부족함보다는 잘하는 것과 속도에 집중했습니다. 우리의 장점을 드러내고, 빨리 발전하는 모습을 공유하고, 단점은 수용하고 고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할 수 있는게 이것말고 뭐가 더 있을까 싶기도합니다.
실제로 저희는 서비스를 만들어갈때, 완벽이 아닌 70% 수준으로 잘 돌아가는 것을 빠르게 구현하자는 목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fancy한 것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빠른 구현+빠른 발전’이 훨씬 나은 답이라는 것은 창업과정에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투자 유치도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업도 투자도 깨지면서 성장하는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4. 투자 과정에서도 사업 발전의 기회가 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공식적 IR 미팅이 잘 안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투자심사역분들께서 저희 비즈니스에 대해 그다지 흥미롭게 생각하지 않는것 같았고,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생각하시는게 보였습니다. 결국 제 Sales가 부족했던거죠.
미팅이 끝나자마자, 저는 함께 IR 자리에 참여한 동료인 Michael과 미팅을 복기했습니다. 주요 질문과 저희의 대답을 정리해보니 무엇이 문제이고, 더 나은 해답이 무엇인지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대답을 넘어, 실제로 어떤 비즈니스로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지를 더욱 집중해서 고민했고, 여러가지 좋은 해답들을 찾아 서비스에 조금씩 적용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서비스가 발전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IR에는 항상 소모적인 시간과 감정소모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외부적인 시각과 조언을 집중적으로 받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협상에 대한 부분만 생각하고 스트레스만 받을 것인지, 실제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발전의 자양분을 찾아낼지는 창업자의 몫인것 같습니다.
5. 결국엔 멘탈 싸움이다.
경영에 집중하면서 투자 유치까지 진행하는 것은 참 힘든 과정입니다. 특히 투자 유치를 할때는 심사역분들의 공격적인 피드백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많은 스타트업 대표님들께서 멘탈이 박살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대표 입장에서 자금도 떨어져가고, 경영도 힘든데 투자자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까지 받으면 정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투자심사역이 투자가 거의 기정 사실인것처럼 이야기하고 다른 곳을 만나지 말라고 권유하는 경우도 있고, 분위기가 좋다가 막판에 협상이 뒤집히거나 깨지는 경우들도 자주 있습니다. 결국 IR은 잘나가는 소수의 창업자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창업자들에게 몹시 힘든 과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결국엔 멘탈 싸움 같습니다. 자신감과 겸손함, 확신과 배움의 마음을 가지고, 무한 긍정의 마인드로 IR에 뛰어드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고통의 과정을 즐기고, 좋은 결과값을 바라보고 직선으로 달리도록 노력하는거죠. 그리고 끝날때까지 버티는겁니다. 링위에 올랐다면, 승리하던, 패배하던 마무리 지을때까지 버티세요. 내가 세상을 버리기 전까지, 세상은 나를 버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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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제가 이번 프리시리즈 A 투자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공유해드렸습니다. 쓰고 나니 사실 뻔한 이야기들이 많네요. 그래도 초기 창업팀 대표님중 도움이 되었다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이 글의 가치는 있을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거나 즐거운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