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각이다.
요즘은 통 일어나기가 싫어 진다.
침대속에서 뒹굴 거리는 짧은 10분이
내게는 단내나는 유혹중의 유혹이다.
지각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유유자적한 출근을 하는 나의 눈에
초등학교 교문 한쪽 귀퉁이에
일흔은 훌쩍 지난 듯한 할아버지가
황금 잉어빵을 굽고 계신다.
떨리는 두손으로…
그냥 지나치기가 뭣해서…결국은
먹지 않는 황금 잉어빵을 8마리나 샀다
그것도 10분이나 기다려서..
할아버지가 덤으로 1마리는 더 주신다
9마리가 됐다……
그렇게 전해진 황금잉어는
내 손을 내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형체가 없는 차가운 바람이
머리사이를 빠져나가고
달짝지근한 황금잉어 비린내가
내품으로 스며든다.
스물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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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더랬다.
그리고 10월 27일
나의 출근길이 달라졌다.
주말을 이용해 회사가
'이사'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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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출근길,
한없이 넓은 하늘을
먹구름이 뒤 덮고 있었다.
그 구름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몇 가닥의 햇발들이
힘겹게 하늘을
떠받치는 것 같았고
내 발걸음도 그 햇발들처럼
힘겹게 내딛고 있었다.
언제나 월요일은 힘들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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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머릿속에서는 무한해 보이는 감정을
겨우 실물크기로 축소시킨다.
지금 내게 ‘이사’라는 단어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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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뉴리버, 이사하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