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스프레소 검색팀에서 일하고 있는 Abraham입니다. 이번 미디엄에서는 일본 콴다 진출을 위한 데이터를 준비하면서 알게된 일본 입시제도의 특징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교육은 전반적으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대학서열화가 심하고, 그로 인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악착같이 공부 하느라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90년도 초까지 있었던 대학별고사 제도 역시 일본에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학생들을 위해 좋은 교재를 만들고자 경쟁하는 교육회사나 출판사들도 많은 것도 닮은 점입니다. 실제로 문제집이나 교과서의 양식들도 서로 닮은 부분이 많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교과서, 양식에서 꽤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교과서, 비교적 단순한 디자인이다.
그렇다면 두 국가의 입시제도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입시에 수능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일본에도 센터시험 이라는 전국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고등학생들이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준비하는 시험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수능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반면, 수능과 센터시험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능 성적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여 수능 성적에 따라서 갈수있는 대학이 크게 나뉩니다. 따라서 수능의 난이도는 기초적인 문제부터 매우 어려운 문제까지 광범위하게 나옵니다. 또한 수학을 제외하고는 전부 객관식 문제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하지만 센터시험은 수능에 비하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진 못합니다. 센터시험 성적을 요구하는 대학은 대부분이 국공립 대학들이고, 사립대학들은 센터시험 성적과 상관없이 들어갈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에는 없는 본고사 제도가 일본에는 아직 존재하고, 그 본고사의 난이도가 대학마다 크게 달라 본고사에서 변별력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센터시험의 문제는 크게 어렵지 않아 상위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는 예비고사 정도로 인식된다고 합니다.
왼쪽 : 2018년 수능 수학 가형 30번 문제, 오른쪽 : 2018년 센터시험 수학2+B형 4번 문제.
또한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의 입시제도가 다른 것도 우리나라와 다른 점 중 하나입니다. 일본의 국공립대학들은 본고사를 볼 수 있는 날짜가 공통적으로 같습니다. 따라서 지망하여 갈 수 있는 대학이 많아도 두개 정도고, 평소에 공부를 잘하던 학생도 막상 시험을 볼 때 컨디션에 따라 운없게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 사립대학은 그런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학교마다 날짜가 다르기때문에, 계획만 잘 짠다면 많은 대학에 지원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국공립대학 한두군데에 지원을 하고, 사립대학 여러군데에 지원해서 국공립대학에 불합격하더라도 사립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전략을 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의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의 위상도 우리나라와는 크게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국공립이든 사립이든 관계없이 보통 서울에 있는 대학교들의 위상이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도쿄대를 포함한 지방거점국립대들의 위상이 매우 강력하고, 최고의 사립대로 꼽히는 게이오기주쿠나 와세다는 그 뒤를 따르는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국공립대학교는 센터시험은 물론이고, 본고사에서도 보통 사립대학교보다 많은 과목의 시험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준비해야하는 과목도 많고 문제도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서 생기는 오해도 간혹 생기기도 합니다.
한국 기자들이 종종 헷갈려하는 대표적인 예시.
대학뿐 아니라 보통은 고등학교부터, 심지어 초등학교부터 서열이 나눠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도 우리에게는 생소한 점입니다. 진학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고등입학 시험을 보게 되고, 보통은 각 현에서 시험을 주관합니다. 다만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독자적으로 시험을 주관하기도 하는데, 이런 고등학교 중에선 이름난 명문고등학교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나다고등학교라는 고등학교가 있는데, 학생 대비 도쿄대 합격 비율이 최고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사립대학교 중에서는 중학교, 심지어 초등학교나 유치원부터 부속학교를 운영해 별도의 입학시험없이 내신성적만 잘 유지하면 대학교까지 문제없이 입학할 수 있는 중고일관교(혹은 에스컬레이터식 학교)를 운영하는 곳도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학교들은 입학경쟁도 치열하고 학비도 비싸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라는 것이 일본에서는 여전히 공공연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와세다중학교 입학시험 고사장의 풍경
이상으로 일본의 입시제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점도 많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우리나라도 오래 전에는 비슷한 제도가 많았었고, 이 지나고 법이 바뀌면서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로 인해 비슷한 시작점을 가질 수 밖에 없었지만 결국은 각 나라의 정서에 맞게 교육은 변화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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