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책읽기: 평균의 종말 / 토드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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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프레소(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재미있는 예시를 하나 들고 있는데, 보행반사(stepping reflex)는 갓난아기를 안아서 똑바로 일으켜 세워주면 아이가 마치 걷는 것처럼 다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작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보행반사는 알다가도 모르겠는 수수께끼인데,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는 존재하다가 생후 2개월쯤 되면 이 반응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걸음마를 떼기 직전쯤 되면 마술처럼 스르륵 나타나는데 과학자들은 당연하게도 이를 연구하기 위해 수많은 유아들을 관측하여 평균을 내는 방법으로 대응했고, 이를 통해 나온 결론은 시기적으로 유사한 신경 발달 과정이 이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했고, 이는 한동안 학계의 표준적 해명으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이 해명으로 인해 이러한 정상적(?)인 발달과정에 다르게 보행반사가 중간에 사라지지 않거나 하면 무언가 장애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가설은 어떤 여자 과학자가 이 아기들을 물이 가득찬 욕조에 넣어보면서 끝장났는데, 결론적으로 그저 아기가 빠른 속도로 살이 찌는 만큼(특히 허벅지가) 다리 근육의 성장 속도가 따라잡기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통계를 통한 연구는 이런 숨어있는 이유에 대응하기 무척 어렵다. 그런데 세상의 많은 일들이 수많은 변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이처럼 일차원적으로 원인과 결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언뜻 내 머리속을 지나치는 개념은 CNN이다. 여러 layer를 통해 feature를 잡아내서 Neural Network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Convolution의 개념처럼, 블랙박스 속에 있는 패턴을 일반화가 가능한 추상화 레벨로 높이고, 이를 설명과 공유가 가능한 개념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다면 역으로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파고가 기존 바둑 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은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추상화 아니겠는가. 알파고가 알사범으로 불리고, 알파고의 기보가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내듯이, 만약 알파고가 인간의 언어로 자신의 착수의 이유를 추상화된 레벨로 말해줄 수 있다면 (혹은 보여줄 수 있다면) 인간의 지적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특이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저자는 평균을 중시하는 관점이 끼치는 손실의 사례로 크게 회사에서의 인사업무와 학교에서의 교육을 들고 있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학력이나 성적, 몇 줄의 경력 등 일차원적인 변수들로 평가하는 것의 문제점은 우리가 익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맥락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데, 이는 우리가 인턴 등을 통해 실제 업무를 같이 체험해보고 채용결정을 내리는데서 경험하는 ‘상황에 맞는 실력’이라는 것이다. 또한 재미있는 사례를 들고 있는데, 한 인사 전문 기업은 여기서 더 나아가서 각 상황별 대처 능력을 최대한 쪼개어서 그 패턴만을 고려해서 뽑았더니, 전혀 상관없는 직무 경험자가 최적의 지원자로 나왔고, 실제로도 퍼포먼스가 좋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교육 또한 기존 교육시장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 두 가지, 즉 비용은 크게 오르는데 시장이 요구하는 인력 적합성은 떨어지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최근 일부 실리콘밸리 기업 등이 udemy등의 온라인 코스를 이수한 것으로 정규교육을 대체하고, 개별적인 코드 시험등을 통해 실력을 평가하는데서 나타나듯이, 아마 이러한 거대한 수요에서 전혀 새롭고 큰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여기는 듯 하다. 매스프레소가 앞으로 교육에 기여할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개인적으로 질문답변을 시작점으로 잡은 것이 의도하든 그렇지 않았든 간에, 학생들이 진정으로 adaptive learning을 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에 필수적인 학습의 단위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결국 질문과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학습의 출발점이자 오메가이고, 학습을 구조화할 때 쪼갤 수 있는 최소 단위이며, 학생이든 선생님이든 플랫폼에 진입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단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라도 앞으로 매스프레소의 교육 플랫폼으로서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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