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펀딩에 입사할 때 말입니다.
사실 요즘 분위기가 그렇잖아요. ‘우리 회사 회식 자주 해요’라고 하면 다들 눈을 치켜뜨는 분위기다 보니 다들 말로는 ‘우리 회사 회식 별로 안 해요’ 하는데 실제로는 그런 곳이 잘 없단 말입니다. ‘별로’ 안 하는 거지 ‘제법’하긴 하거든요. 여하튼 ‘회식 진짜 안 해요’ 단호박 인사팀 데일리언을 믿고 싶었습니다. ‘너네 회사는 왜 야근 아니면 회식이냐’는 말을 지겹게 듣던 저에게 한 줄기 단비 같은 소식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정말이냐 물었을 때 ‘대표님이 회식을 싫어하세요’ 데일리언의 한 마디에 코웃음을 쳤던 건 비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데일리펀딩에 입사를 했는데 다들 그냥 퇴근하네요? 한 주가 다 가도록 아무런 말이 없네요? 네, 환영회식도 없더라고요. 사실 입사 후 일주일은 업무별, 성향별, 나이별 등 다양한 멤버로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는 화합과 도모의 장이 이미 있는데도 술자리가 없다고 어색한 걸 보니 저는 이미 회식에 길들여진 어린양 인가 봅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드디어 제가 회식을 했습니다. 입사 후 첫 회식은 업계 최단기 누적 대출액 2천억 원 달성을 기념하던 날이었습니다. 첫 회식이 1천억 원을 달성했을 때라는데 여섯 달 만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점점 달성 주기가 빨라지면서 5천억까지 당분간 회식은 없다는 대표님의 선언이.. 흑)
아직도 기억나는 기념비적인 첫 회식. 그 날은 우여곡절 끝에 차돌박이 삼합을 먹게 되었습니다. 오발탄이 최다 득표를 했건만 자리 부족 등의 이유로 차돌 삼합으로 가게 되어 (저는)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여하튼 오로지 투표에 의해서 먹고 싶은 걸 자유롭게 고르는 분위기. 삼겹살 아니고 소고기와 랍스터 중에 고민하는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1년에 한 번 하는 회식마저 오고 싶은 사람만 가는 그 분위기. 심지어 핵인싸 데일리언도 불참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랜만의 회식에 급 피곤 해진 저도 1차를 끝으로 집에 가겠다고 조심스럽게 선언(?)했지만 아무도 안 잡네요. 조,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이 날 대표님의 회식론을 듣고 아주 잠깐 '회식 없음' 문화가 아주 약간 아쉬웠습니다.
“회식은 평소에 먹고 싶었는데 비싸서 못 먹던 것들 회사 카드로 먹는 날이죠~ 편하게 드세요!” "네?!!"
2번째 회식은 아직입니다. 아마 상반기 중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2020년 데일리펀딩 첫 회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작년에 먹지 못 한 양대창이 고프네요(웃음).
이쯤 되면 스타트업 좋다는 게 뭔데! 너무 엄.근.진 아니냐 하실 수 있지만 둘셋 셋넷 소소한 술자리는 종종 있습니다. 술을 잘하거나 못 하거나 부담 없고 편한 술자리. 너무 소소해서 했는지 안 했는지 한 사람들만 아는 그런 술자리. 먹고 싶을 때 가볍게 하는 술자리(물론 멤버에 따라 무거운 경우도..).
쓰다 보니 어쩌면 회식 예찬론자의 아쉬움 같기도 합니다만 그런 거 아니고요. 중요한 포인트는, 정말 회식을 안 하는 회사가 맞다는 말입니다. 제가 확인했습니다. 회식의 ‘회’만 들어도 절레절레 몸서리가 쳐지시는 분들은 신논현역 어반하이브 13층, 데일리펀딩으로 오세요. 대표님, 제발 소고기 사주세요! 가 절로 나오게 되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