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소개#12. 자칭 문제적 남자 현아 & 스페셜 서촌토박이 형씨]
'다님킥보드'의 대표!
현아와 형씨를소개합니다 :)
Q.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
현아:나는 현아야.내가 사고를 많이 쳐서 문제적 남자야(웃음).
그리고 조조한테 설득을 당해서 여기에 왔어.아르바이트를 하려고 찾던 중이었는데,조조를 만나서 새벽2시부터4시까지 두 시간 동안 아띠에 대한 이야기 들었어.그렇게 두 시간 동안IJ를 거의 신격화시키더라고(웃음). '아띠 정신'에 대해서 듣고,거의 세뇌 당해서 왔지.그래서 지금 이렇게7개월째 하고 있네!
형씨:내 닉네임은 형씨고,군대에서 컬럼을 보다가 알게 됐어.내가 이 동네에서 태어났는데,아띠인력거 사무실이 사직공원 쪽에 있다는 거야!그리고 휴가를 나와서 봤더니 진짜 있는 거야!내가 이 동네에서20년 살면서 독특한 걸 한번도 못 봤는데,인력거가 들어오니까 마을 자체가 너무 달라지더라고.나한테 굉장히 문화충격이었고, '아 내가 제대하면 저걸 꼭 해야겠다'생각하고 전역하고 나서 시작하게 됐지.내가 한 아르바이트를 이렇게 오래까지 한 건 처음인 것 같아.8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그만큼 여기가 나한테 매리트있는(웃음),좋은 곳이지.
Q.라이딩 처음 시작했을 때 어땠어?
현아:나는 처음에 못했어. ‘올레’라는 친구가 트레이닝을 해줬는데,그때 내가 자만심(?)을 부린거야.올레 표정이 안 좋았었는데도 자만심으로 내 맘대로 타다가,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더 안 나오려고 했어.그러다가‘조조’라는 친구가 같이 라이딩 한번 하자 해서 다시 나왔었는데,그 날은 또 내 몸이 너무 잘 받아가지고 계속 하게 됐지.그렇게 군대 갔다오고 나서부터 군인정신으로 했지(웃음).충성했지.(웃음)
형씨:당연히 엄청 신선했어.사람 만나는 것도 좋았고.제일 좋았던 건 인력거를 타면 사람들이 아는 척을 해준다는 거야!그냥 길을 걸어가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당연한데,인력거만 타면 굉장히 호의적으로 대해주더라고.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이 잘해주고 웃어주는거야.그게 정말 좋았어.내가 굉장히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그런 느낌을 누가 안 좋아하겠어.자전거를 탔냐 안탔냐 때문에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가 확 달라지는 거야.그런 게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지금도 진행 중이지.
현아:맞아.그리고 나 혼자 자전거를 탈 때 한강 달리면서도 습관적으로'안녕하세요'가 나오는 거야!(웃음)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데,또 나는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하더라고!그럴 때마다 가끔 직업병(?)같은 걸 느끼지(웃음).
형씨:맞아! '안녕하세요'가 전염성이 있어!인사를 계속 하고 싶어져.완전 해피바이러스 인 것 같아.
Q.라이더를 하면서 언제 가장 힘들었어?
현아:나는 손에 꼽을3가지 사건이 있어(웃음).
3위가 사람 발을 밟았을 때. 사람 한창 많을 때였고 중국인이셨는데,다행히 크게 안 다치고 괜찮다고 해주셨어. 그래도 연락처 물어보고 문제 있으면 연락 달라고했었지. 2위가 찰리를 처음 만난 날,광화문에서 신나서'야호!'하다가 인력거 뒷 쪽 쾅 박았을 때. Best 1위가 차랑 박아서 인력거 쓰러뜨렸을 때.후진하다가 차가 바퀴를 쳐서 인력거가 앞으로 쓰러졌었어.차양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서 차를 못 봤던거야. 내 과실인데,차주께서 먼저 나오셔서 다친 곳 없냐고 물어봐주시고 그랬지.또 다행히 잘 해결하고,연락도 두 세 번 더 드리고 그랬지.
이게 다'3번 인력거'탔을 때야!그래서 난 3번절대 안타. 3번 탔을 때만 문제가 생겼어!(웃음) 아,맞다!'7번 인력거'박아서 찌그러뜨렸을 때도 있다.그때도 3번탔을 때였어.Best 3가 아니고 Best 4네.. 그래서 나는 안전교육하면 항상 내 경험들을 말해줘.그렇게 타면 이렇게 되고,저렇게 된다고.그래서 안전교육은 잘 할 수 있어(웃음).
형씨:근데 나는 안 힘들었어!솔직히 딱히 힘들 때가 없었어!
Q.진짜?너무 무겁거나 추울 때도 안 힘들어?
형씨:아 맞다..추울 때는 심리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어!(웃음)
어느 날 저스틴이랑 나랑 현아랑 셋이서 나온 적이 있었어.그때 한 영하10도 정도 됐을꺼야.길거리에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고.그때 힘들었지.
그런 날씨적인 부분 빼고는 아띠에서 라이딩할 때 힘든 점은 하나도 없어!
현아:그리고 내가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었어.그래서 처음 여기 왔을 때 한 두달 정도까지 라이더들이랑 별로 안 친했어.
근데 저스틴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주더라고.저스틴이 원래 뉴비라이더들을 잘 챙겨줘.개인적으로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써줘.
그런 라이더가 두세 명 있는데,앤드류,저스틴,예전에는 타미가 그랬어.셋이 개인톡 제일 많이 왔어!그 셋 덕분에 내가 아띠에 많이 적응하고 친해졌지.
형씨:나랑 현아랑 같은 연령대인데도 의외로 처음에 많이 안친했었어.
현아:예전에 마리오는 나한테'왜이렇게 소심하냐'고 따졌었어(웃음).형씨랑은 경마공원가서 많이 친해졌어.그때 제일 재미있었어.
형씨:말이 우리들에게 매개체가 됐지(웃음).
Q.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어떤 손님이야?
현아:손님은 아닌데,기억에 남는 분이 있어.
라이더들끼리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게 하나 있는데,퇴근하고 클럽으로 복귀하려고 올라올 때가 제일 힘들다고들 해.
자전거길 오르막으로 올라오다가 힘들면(그러면 안되지만)인력거 핸들 쪽으로 기대서 라이딩을 한단 말야. 근데 옆에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어떤 손님이 나를 보더니 주먹을 이렇게 불끈 쥐고 힘내라고 하더라고.그래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적이 있는데,난 그때가 왠지 가장 뜻 깊었어.
아!그리고나랑 동갑이었던 손님이 군대 가기 일주일 전쯤에 어머니랑 같이 탄 적이 있었어.
정말 재미있게 라이딩을 했는데,그 어머님이 같이 피자를 먹자고 그러시더라고!그래서 같이 대장장이 피자집에 가서 피자를 먹는데,이 인력거를 타려고 한달 전부터 기다리셨다는 거야.그리고 밥을 먹고 나서 가는데, 투어비를'고맙습니다'라고 적힌 봉투에 담아서 주시더라고!
형씨:그 투어비를 봉투에 담아서 주신다는 게 얼마나 고마워!
현아:맞아.나 아직도 그 봉투 가지고 있어.피아노 위에 전시해놨어(웃음).내가 아니였어도 다른 라이더에게 그렇게 주셨겠지만,그게 그렇게 기억에 남더라고.그 선물이.
Q.형씨는 기억에 남는 손님 있어?
형씨:몇 개월 전에 대니랑 라이딩을 나갔어.일본 분들이 타셨는데,서촌 첫 투어였을 거야.처음이니까 아무리 잘 아는 동네더라도,인력거로는 와본 적이 없어서 너무 힘들었었는데 그래도 미술관 투어를 많이 해드렸어.그 가족 분들이 다 미술 쪽을 전공하신 분들이었던 거야.신발까지 완전히 일본식 전통 의상을 입으신 할머니 할아버지였는데,투어가 끝나고'한국에 와서 미술관 구경을 잘못했는데 너무 고맙다'고 이렇게 인사를 해주시는데 그런 말씀이 너무 감사한 거야.그리고 팁도 그 날 제일 많이 받았어.
현아:형씨,그 말레이시아 손님도 계시잖아!
형씨:아!맞다!꼭 말하고 싶은 손님이고 제일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어!
정말 추운 겨울날이었어.라이딩하고 퇴근하려고 복귀를 하고 있었는데,어떤 외국 분이 나한테 시선을 주는 거야.그런 시선을 마다할 리 없지!그래서 짧은 영어로 타시라고 했는데 흔쾌히 타셔서 오천원 요금을 받고 짧게 태워드렸어.친구까지 세 분 이었는데,유독 한 분이 나를 다시 잡으시더라고.이름은 제니인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인스타그램 하냐, SNS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그래서 한다고 말하고 페이스북이랑 연락처를 알려드리고 카카오톡 친구가 됐어.그런데 현실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있고 다시 만날 기회가 없으니까 지속되진 않겠다고 생각했는데,먼저 연락이 온 거야.
그 후로 계속3-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주일에4~5번은 연락을 하고 항상 연락을 해줘.또 어느 날은 집주소를 물어보시더라고.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무서웠는데(웃음),알려드렸어.그런데 크리스마스선물을 말레이시아에서 소포로 보내주신 거야!나하고 내 여동생 것까지!
내 인생을 살면서 사람에 대해 정말 감동받았던 일Best 3안에 드는,그런 분이야.이제 조금 있으면 다시 한국으로 여행을 오신대.그래서 내가 서울 투어를 맨투맨으로 시켜드리려고 계획 중이야.너무 좋으신 분이야.내 이모뻘 되시고40대중반 정도이신데,내 영어실력 수준 눈높이에 알맞게 맞춰서 대화를 해주셔.내가 아띠를 하면서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인 것 같아.평생에 있을까 말까 한..
현아!기억나게 해줘서 고마워!(웃음)
Q.전동 킥보드를 대여해주는'다님'이라는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야?
현아:형씨의 꾀임에 넘어갔지(웃음).장난이고, 12월 말쯤 형씨가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 그때 내가 마침 방랑기였거든.학교를 안 가니까 할 수 있는 건 많은데,뭘 해야 될지 잘 모르겠는 거야.그리고 형씨랑 같이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지.근데 아직 손님은 못태웠어..이번 주 목표는 손님 한 명 태우는 거야.그리고 내가 아는 상권과 아는 분들에게 다님을 홍보하는 거.
형씨:내가 원래 서촌에 자전거 대여소를 하나 하고 싶어 했었어.고등학교 때 서촌이 관광지로서 조금씩 올라올 때 자전거 대여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거든.고등학생 때니까 실행에 옮기진 못했고,그 생각이 군대 때 잠시 잊혀졌었지.그러다가 군대를 전역하고 아띠에 들어오고서 우연히 전동 킥보드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전동 킥보드로 다리 역할을 제공해주면 사람들이 서촌에 구석구석 특별한 것들을 더 많이 보러 갈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
현아:맞아 맞아.나는 내가 태우는 손님들한테 흔히‘얼굴’에 비유를 해서 이렇게 표현을 해. “사람들은 항상‘눈,코,입’이쪽 부분만 가는데,우리는 인력거를 이용해서 사람들이 가지 않는 부분(이마,볼,턱 등)을 보여드려요.나머지 부분들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인력거가 있는 거에요.”이렇게 인력거가(관광의)수단이 되고,랜드마크가 되는 거지.그런데 인력거를 타는 데에도 한계는 있잖아.내가 가고 싶은 곳에 데려다 주지만,그것도 누군가를 통해서 가는 거잖아.그래서 사람들이'직접'가는 건 어떨까 하는 도전정신에서 시작을 한 거야.
형씨:결과적으로는 아띠가 있어서 이걸 시작할 수 있었지.현아도 만났고.
그리고 ‘다님’에 대한 우리의 목표가 있어.이번 년도는 우리가 이 사업성을 알아보는 거고,그 후에는 점포 하나를 얻고,킥보드10대까지 늘리는 거야.
그리고 내가 인력거를 끌어보니까 사람들이 모르는 주위에 숨은 명소들이 많더라고.그런 명소들을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낼 수 있게끔 하고,그런 새로운 관광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야.아띠도 인력거라는 문화를 만든 거야.북촌에 인력거라는 아이템이 문화가 된 거지.그렇듯이 나도‘다님’이라는 킥보드가 종로 관광에 하나의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어.그게 진짜 내 제일 큰 목표야.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웃음)
Q. ‘다님’ 킥보드요금은 얼마야?
형씨:4시간 대여 기준,킥보드2대, 25,000원이야.합리적인 가격이지! 하하
(현아와 형씨의‘다님’킥보드http://blog.naver.com/danimboard)
Q.인력거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해?
형씨:나는 색달라서 좋아.남들이랑 달라서 좋아.인력거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좀 다르잖아.나는 항상 남들이 다 하는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인력거를 타면 남들과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아.특별한 느낌 아주 좋아해!(웃음)
Q. 어떤코스를 제일 좋아해?
형씨:IJ없으니까 말하는 건데..(웃음) 난항상 로맨스코스,히스토리코스 이렇게 정해진 대로 절대 안가.물론 손님의 취향도 고려를 해야겠지만,그 날에 내 기분에 따라 가고 싶은 곳을 어떻게든 1시간 코스로 맞춰서 만들어.그래서 정해진 대로가 아니라,나만의 코스대로 가는 걸 제일 좋아해(웃음).
현아:나도IJ한테는 비밀인데.. (웃음웃음)두 코스를30분, 30분씩 섞는걸 좋아해.그리고 손님의 의중은 그렇게 크게 두지 않아(웃음).
그리고 내가 매출이 그렇게 크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내가'호객행위'같은 걸 잘 안 해.왠지 호객해서 받은 손님을 재미있게 못 태우겠어!내 모습도 제대로 못 보여주겠고..그래서 차라리 호객해서 손님을 태우면 그냥 프리로 태워드려.아 그리고 내 원칙은 첫 손님과 마지막 손님은 무료야.그리고 내가 투어 도중에 퀴즈2-3개 내는데 그걸 맞추면15분무료탑승권을 선물로 드려.그만큼 내가 재미있게 할 자신이 있어야 돼.
Q.현아 형씨,너희들에게 아띠인력거란?
현아:진짜‘컬쳐쇼크!’보수적이었던 나를 개방적으로 바꿔준,인간갱생프로젝트지(웃음).
PC방에 앉아있는 내 친구들을 여기(인력거)에 앉히고 싶어(웃음).
형씨:20대 초반 사람들은 꼭 했으면 좋겠어.죽기 전에 꼭 해야 할 그런 것 같아.그래서‘20대에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
현아::맞아, ‘버킷리스트!’’ 20대들이 의지할 곳이 필요할 때,정신적인 위안과 여유가 필요할 때 여기에 와야 돼.종교 같은 곳이야(웃음).정말 마음에 안식처가 되는 곳이야.
Q. 마지막으로,미래의 아띠 라이더에게 한마디 하자면?
형씨:나는 이걸 하기 전에는 돈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었어.아르바이트도 내 용돈 벌고,내가 하고 싶은 거 하려고 하는 거였으니까.그런데 이걸 하고 나서,돈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돈보다 충분히 더 좋은 경험들을 많이 하니까,돈을 벌려고 이걸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현아::인간갱생의 연장선인데, 사람이‘근거 없는 자신감’, ‘근자감’이 생기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알았으면 좋겠어.앞이 보인다는 행복감 같은 건데,흔히‘아 앞이 안보여~’이런 부정적인 말들을 많이 하잖아. ‘불투명한 미래~내 인생 어떻게 해야 되지?’이런 말들을 한방에 떨쳐버릴 수 있는‘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거야.그게 아띠가 라이더들에게 주는 최고의 가치인 것 같아.이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손님을 만나고,손님을 만족시켰을 때 오는 카타르시스!이건 내가 아무리 어떤 맛집에 장인이 되어서 손님들에게 맛으로 만족을 시켜도 못 받는 직접적인 피드백인 것 같아.
형씨:좀 과장되게 말해서, ‘싸이가 시청에서 몇 만 명 앞에서 강남스타일을 췄을 때의 싸이의 기분?(웃음)’
현아:맞아!그런 게 있어!투어 끝나면 오는!아!아!하는 뭔가 쭈뼛쭈뼛하는 전율!!(웃음)
아띠의 든든한 두 기둥이자, '다님 킥보드'의 대표형씨와 현아의
솔직담백하고 즐거운 인터뷰였습니다. :)
'다님'의 번창을 기원하며 인터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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