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소개 #13.'나무여행 전문가',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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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소개 #13. 나무처럼 우직하고 깊은 '나무여행 전문가', 헉]


헉을 소개합니다! :)






Q. 헉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

얼마 전부터 나무 관련 사진전도 시작했듯이, 나는 ‘나무여행 전문가’라고 불렸으면 좋겠어. 대학로와 우리가 자주 다니는 북촌에 나름대로의 코스를 준비하고 있어. 인력거를 타러 오듯이, 나한테는 워킹투어를 통해서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러 오는 거지. 그런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가이드도 하고 ‘나무여행 전문가’로 불려지는. 앞으로의 내 모습은 그렇게 비춰졌으면 좋겠어. 아직 구체적으로 개시를 한 건 아니지만, 조만간 시작하지 않을까 싶어.

생각보다 이야기할게 많아. 최소 1시간 이상, 2시간까지 충분히 가능해.



Q. 대학로와 북촌은 '나무' 때문에 좋아하는 거야?

그것도 이유 중에 일부분일 수 있는데, 일단 지리적으로 가까우니까! 내가 성균관대 명륜동에 살잖아. 그래서 어디로든 나오기가 쉽거든. 지리적인 이점이지. 산책할 때는 북촌이 주 무대가 되지. 인사동, 북촌, 대학로. 사진기 들고 돌아다니면서 나무나, 일상사진 찍으면 심심하지도 않고 좋아.



Q. 아띠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뭐야?

방금 이야기했듯이, 잘 돌아다니다 보니까 언젠가부터 인력거가 눈에 띄더라고. 지금은 우리가 파란색으로 통일을 했지만, 초창기 그 때는 노란색이었거든. 지금 ‘롭스’가 생긴 그 곳에 노란색 인력거가 서있더라고. 내가 기억하는 이미지는 그때 거기 서있던 그 느낌이야. 항상 ‘안녕하세요!’하면서(웃음), 행복해하면서 라이딩을 하는구나. 북촌도 잘 알고,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니까 나도 한 번 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한 거지.



Q. 처음 시작했을 때와 2년 가까이가 지난 지금과 비교해보면 어때?

한결같이 드는 생각은 부담감이 조금 있다는 거야. 아무래도 연령차이가 나니까, 솔직히 불편한 점이 있어. 물리적으로 연령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가 있지만, 아띠인력거 자체가 되게 ‘젊은 이미지’잖아. 밖에서 보이는 이미지도 그렇고. 실제로도 젊은 친구들이 많이 하고. 그렇게 보면 나는 그런 기준에서 살짝 비켜나있는 사람이거든.

솔직히 그런 부분에서 중간 중간에 띄엄띄엄 못나오거나 그런 이유가 있었지. 포레스트나 연령대가 비슷한 친구가 없으면, 내가 혼자 남은 느낌이잖아. 근데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 서로가 이해해주는 부분인 것 같아.

내가 조금 더 젊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 더 잘 어울리고, 더 많이 함께하고. 아무튼 아띠가 가진 문화, 젊게 지내려고 하는 것 그런 건 다 좋아. 



Q. 가장 힘들 때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겠네. 

그렇지. 처음에 할 때는 인력거와 내가 한 몸이 안 되서 그랬는지 무릎 관절도 아프고 그랬거든. 완전히 적응이 안 된 상태에서 긴장도 한 대다가, 요령도 없어서 그런 것 같아. 힘들었었는데 요즘은 그런 느낌은 없더라고.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건 만약 한 번 못나오잖아? 그럼 다시 나오기가 되게 힘들어. ‘오늘 못 나갔으니까 내일 나가야지’ 이게 잘 안 돼. 그게 일주일, 한 달 그렇게 되면 페이스도 떨어지고, 다시 나갈 용기를 내는 것도 힘들지.






Q.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시골에서 어떤 할머니가 아들을 찾는다고 올라왔는데, 주소도 모르고 아무 것도 모르시는 거야. 내가 그때 창경궁 언덕길 따라서 북촌으로 가던 중이었는데, 가던 길 마다하고 그 할머니 태워가지고 종묘 옆까지 데려다드렸었어. 할머니가 해주시는 말만, 설명만 듣고 재조합해서 아들이 하는 가게에 데려다드렸지. 그 때 주셨던 믹스커피. 그런 게 되게 좋았어.


또 마포노인복지관인가 거기에서 단체 라이딩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할머니들이 굉장히 좋아해주셨어. 우리 모든 라이더들을 손자 보듯이 대해주시고 ‘내가 이런 걸 다 해보네!’ 하시면서.


그리고 작년 늦가을 쯤, 저녁에 복귀하고 있었는데 한 여성분이 너무나 간절하게 태워달라고 하셔서 태워드렸어. 라이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데 아버지에게 학대당했던 얘기를 하시더라고. 계속 라이딩만 한 건 아니고, 빵하고 커피 사서 삼청동쯤에서 같이 이야기도 했거든. 그 친구는 그런 순간과 시간이 되게 필요했었나봐. 그런 분위기 전환. 되게 좋았다고 하더라고. 내가 전문적으로 상담을 해주는 사람도 아니고, 사실 내가 도와줄 여력도 별로 없는 거잖아. 그럼에도 이런 걸 통해서 같이 뭔가를 공감 내지는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게 좋았지.



Q. 헉이 생각하는 인력거의 매력은 뭐야?

비슷한 의미인데, '소통‘인 것 같아. 우리가 전해주려는 서비스 같은 게 있잖아. 예를 들어서 그냥 라이딩 자체의 happiness 일수도 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북촌과 서촌의 설명일 수도 있고. 보는 사람과 타는 사람, 모두가 서로 행복해지는 거. 거의 대부분 내릴 때 보면 좋아하시는 편이야. 다들 또 타러 오겠다고 하시고. 이런 지역을 더 잘 알게 돼서 좋았다고 하시고. 그런 행복, 소통, 교감 그런 것들이 인력거가 가진 매력이지.



Q. 헉이 특히 좋아하는 길이 있어?

인력거를 끌고서는 로맨스코스를 좋아해. 히스토리코스 창덕궁까지 가려면 너무 멀어(웃음). 그리고 이야깃거리 같은 것들이 내 기준에는 로맨스가 더 많더라고. 히스토리는 로맨스코스만큼 다양성을 주고, 사람하고 섞인다는 느낌은 덜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길은, -사실 다분히 나무가 있어서이긴 한데- 헌법재판소에서 나와서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을 좋아하거든. 사람들이 생각보다 안다니기도하고, 지금 이 시기에는 백목련이 펴서 좋아. 그리고 중간쯤에 400년 된 진짜 멋진 향나무가 있어. 향나무가 정말 너무 예쁘게 자랐어. 사람들도 이 이야기를 해주면 되게 좋아하기도 하고.


그리고 계동길이라고 있어. 그 길이 개인적으로 좋더라고. 옛날 동네 느낌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철물점이나 미용실, 의상실, 밥집이 몇 개라도 남아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까 카페, 피자집 같은 새로운 것들이 있고. 거기 왜, 참기름집도 있잖아. 거기 지나갈 때 기름 짤 때 고소한 향이 바람 따라 퍼지는 그런 느낌도 좋고.

북촌 한옥 마을에 전형적인 이미지 그런 것도 좋지만은, 오히려 나는 계동길을 올라가면서 실제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찾을 수 있는 가게들을 보는 것도 좋더라고.


아 또 하나 더하자면, 로맨스코스 돌면 동십자각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쪽으로 더 올라가면 ‘비술나무’ 세 그루가 있거든.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코스를 바꾸더라도 그 곳은 꼭 설명해야하는 절대적인 포인트거든. 비술나무가 주는 상징성이 굉장히 커. 그곳이 중앙 청계천이었거든. 비술나무가 물가에서 잘 자는 나무야. 예전에 그 길에 흘렀던 개천은 사라졌지만 비술나무가 있어가지고, 그 지형을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 코스 설명에 완전히 들어가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설립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어야 된다고 생각해.


동십자각이 지금은 섬처럼 도로 중간에 있잖아. (헉 핸드폰 속 사진자료를 보여주며) 예전에는 이렇게 담장으로 이어져있고 그 옆은 개천이 있었어. 그 담장, 개천의 물가를 따라서 비술나무가 쫙 있었던 거고 지금도 있는 거지.



Q. 와, 비술나무가 살아있는 역사네!

그렇지. 내 입장에선 이걸 꼭 설명해주어야지. 코스 중 일부로 적극 반영이 됐으면 좋겠어!



Q. 헉 사진찍는 건 언제부터 좋아했어?

내가 나무를 좋아하고 잘 보러 다니고 그러다보니까, 나무 사진을 찍고 집에 와서 도감도 뒤져보고 나무 공부를 하고 그런 것들이 반복되니 자연스럽게 사진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 나무를 주제로 하는 사진을 찍게 됐고, 찍는 만큼 사진을 잘 찍게 됐고, 아직은 어설프지만 사진전도 하게 되었고. 그리고 2002년쯤 나무강좌를 수강하게 되었는데, 나무를 더 좋아하는 계기가 되고, 나무를 주제로 한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게 된 것도 그때쯤이라고 볼 수 있지. 






Q. 헉이 생각하는 나무의 매력은 뭐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연, 생태, 꽃 그런 것들을 너무 좋아했어. 보는 것도 좋아했고, 초등학교 다닐 때는 교정에 버려진 화분이나 풀이나 꽃들이 있으면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집에 오는 길에 가져와서 집 꽃밭에 심어주고 그랬었거든. 그런 감수성이 다른 사람보다는 풍부했던 것 같아. 어렸을 때는 시골이었으니까 집에 마당이 있잖아. 아버지가 그 마당을 온갖 나무들로 다 채웠었어. 그리고 화분에는 선인장, 철 따라 피는 온갖 꽃들. 수를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어. 그 속에서 자라났지. 그리고 아까 이야기했듯이 나무강좌를 수강하고 정기적으로 모임도 가지면서, 그런 자연에 대한 관심이 나무로 집중되었지.


대부분 사람들은 야생화나 꽃을 보는 정도에 아직은 머물러있거든. 이게 나무로 옮겨오는 게 좀 힘들어. 그리고 그러려고 하지도 않고. 그런데 나무의 세계는 훨씬 우직하고 깊어. 꽃을 보는 건 순간적인 기쁨이고 한 철이지만은, 나무는 일 년 사계절의 모습이 다 달라. 겨울에서 봄이 될 때 움이 트는 느낌, 연초록으로 물들 때의 느낌, 초록이 왕성하고 단풍이 들고 다시 겨울이 될 때의 느낌. 그리고 나무는 한 자리에 머무면서 자기 분수, 자기 만족을 아는 것 같아. 나무를 보면 그런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지. 또 이런 것들을 사진으로 표현해보는 재미가 있어.


한 자리에서 몇백년을 족히 살아내는 나무들을 보면 보통 철학자가 아닌 거지. 움직일 수 없는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해야 될까.(웃음)


만약 나무가 동물처럼 이동하고 사람처럼 욕심 부리고 그렇다면, 나무끼리도 서로 상처만 내고 오히려 제명에 못 살걸, 아마. 나무는 그냥 한 자리에서 욕심내지 않고 자기가 취할 것만 취하고, 자기 페이스대로만 가니까. 그런 건 확실히 나무가 가진 다른 점이기도 하고, 좋은 점이지. 사람들이 나무를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어. 역사 문화를 다 가지고 있으니까.



Q. 아띠인력거란 헉에게 어떤 존재야?

나를 더 젊게 해주는 것. 젊은 사람들이 주로 몰려 있기도 하고, 공유하는 문화 자체도 젊은 문화잖아. 그런 가운데 내가 활동을 하게 되니까 확실히 그런 것들은 있는 것 같아. 내가 젊어지는 느낌. 어느 순간 내가 이 사람들이랑 똑같은 라이더라는 느낌이 들 때, 나이를 떠나서 나도 함께 젊은 느낌을 공유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 아띠는 나를 젊게 해주지. 그리고 반말문화가 서로가 다가가기 쉽게 만드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 같아. 많은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회가 된 거니까 너무 좋고.


또 북촌의 분위기나 내가 아는 좋은 느낌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는데, 사람들을 태우고 만나고 하면서 아띠를 통해서 실현하니까 그런 매개체 역할을 해줘서 좋고. 또 거기서 소통도 되고 행복해지고. 그런 행복해하는 사름들을 보면 기쁘고 행복해지고.


아띠의 상징인 파란색처럼 나를 젊게 해주는 것 같아. 그리고 내가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Q. 미래의 아띠라이더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젊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으면 좋겠다싶어. 몸을 쓰는 일이라 여름에는 덥기도 하고, 겨울에는 춥고 사람이 없어서 힘들긴 하지만, 얻어지는 것들은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으니까 많이들 도전했으면 좋겠어. 청춘의 한 페이지가 아띠인력거라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된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아. 자기 몸을 사용하는 데, 행복까지 전달할 수 있다면 젊었을 때 안 해보면 언제 또 해보겠어. 값진 노동이라는 것을 경험해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한 곳만 바라본다는 게 문제잖아. 한 가지에만 내몰리게 되는 게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 같거든. 꼭 아띠를 안하더라도 젊은 사람들이 좀 더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도전해보고 생각과 경험을 다양하게 해서,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 꿈을 실현시켜나가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결과적으로는 진짜 행복해지는 것 같아. 그런 선택 중에 하나가 아띠인력거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고 보거든.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경험도 쌓고, 자기 꿈을 키워나가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




자연과 나무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헉의 두번째 인터뷰였습니다.

우직하고 깊은 '나무여행 전문가' 헉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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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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