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기] #22. 홀딱바나나의 2018년 정리

 

홀라컴퍼니

2018년의 끝자락에 서고 보니 올한해가 주마등 처럼 스쳐간다!

홀딱바나나 박대표의 2018년을 정리해보고 겸허한 마음으로 2019년을 맞이해야겠다!

1. 살아남기

홀딱바나나 앱을 만들고 나니 회사를 유지할 자본이 바닥났다.

그 즈음 '응응'시리즈 제품을 선보였고 고객은 반응했다.

나는 '살아남기'를 선택했고 다행히 2018년 살아남기에 성공했다.

나의 살아남기 전략은 'low hanging fruit' 전략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 이었다.

다행히 고객들은 상품에 반응했고

덕분에 앱 유저도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상품은 우리 회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cash cow 이면서 동시에

앱 서비스를 돋보이게 해주는 marketing 수단이 되었다.

2. 업무의 시스템화

처음에는 우리 손으로 직접 제품을 비닐포장까지 다 했다. 택배도 배송도 우리 몫이었다.

일하는 시간의 절반을 상품을 판매하고 배송하고 후처리를 하는데 사용했다. 다른일을 할 시간이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화해야했다. 해야만했다!

ㅣ상품 양산 : 손으로 서치하고 발로 뛰어 소량도 취급해주는 공장을 찾았다. (못해준다던 안해준다던 분들도 다 찾아가 우리의 비전을 보여주며 도움을 요청했었다.) 그 공장에 OEM을 주었고 상품에 들어가는 공수와 원가를 줄였다.

ㅣ배송 시스템화 : 3PL 물류를 통해 배송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자동화하였다. 보관, 포장재 관리, 포장에 투입되는 공수, 재고관리 까지 모두 한번에 해결했다. **우리는 '더엠로지스'라는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보관비용, 포장재 비용, 포장 및 합포장 비용, 배송 비용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고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기 때문에 발송되는 상품의 99%가 다음날 도착한다. 토요일도 배송을 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다른 업체들과 비교도 많이 해보았다.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 모두 1~2만원의 저가 상품인데 배송비가 더 높아지면 지금 당장의 판매수량에서야 큰 차이가 없겠지만 판매량이 많아지면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물류센터 이관하는 것도 모두 비용인데..!! 그래서 신중하게 선택했고 매우 만족스럽다.

ㅣCS 시스템화 : chatfuel 이라는 무료 챗봇 서비스를 통해 페이스북 메세지를 자동화 했다. 왠만한 질문은 챗봇이 대응한다. 그 외 나머지는 네이버 톡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전화 상담은 12월부로 종료했고 내년에는 어플 내 Q&A나 CS도 네이버 톡톡으로 연결하여 처리할 예정이다.

네이버 톡톡에서도 챗봇 설정이 가능하다. 현재 10건 중에 6건이 챗봇으로 해결되고 있고 나머지 CS 건들도 대부분 같은 질문이 많기 때문에 '자주 쓰는 문구'에서 선택하여 간편하게 응답할 수 있다. 문의한 내용별로 고객을 분류하고 중요 내용을 메모할 수 있다. 최근 앱도 출시되어 핸드폰으로도 CS를 할 수 있다.

ㅣ업무 시스템화 :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문서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그 한 명이 없어도 메뉴얼을 보고 누구나 일을 백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휴가도 편하게 갈 수 있다!)

- History 관리 메뉴얼 :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상품이나 앱서비스에 대한 CS 이슈를 날짜별로 기록한다. 이렇게 되면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도 이전의 히스토리를 보며 일처리를 할 수 있다.

- 관리 장부 체계화 : 재고, Test 기기, Test ID/PW, 각종 홈페이지 ID/PW 등 공유가 필요한 모든 것은 관리장부가 존재하고 변경 후 업데이트를 하여 공유하도록 되어 있다.

- 고객응대 메뉴얼 : 자주 묻는 질문이나 문제, 그에 대한 고객 응대와 시스템적 해결 방법을 메뉴얼로 만들어놓았다. 주제에 따라 간단하게 정리된 A4 한페이지 짜리 표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메뉴얼을 파악할 수 있다.

- To do 관리 : 요즘 Notion 열풍이 불고 있는데 나도 잠깐 써보았지만 지금 우리 회사에 맞는 시스템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우리 회사는 소수로 일을 하고 있어서 거의 모든 사항이 바로바로 공유되고 동기화 된다. 굳이 Notion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면서 일을 위한 일을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Wunder list라는 아주 심플한 to do list 어플을 사용하고 있다. 데스크나 모바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아주 단순하게 to do, 세부항목, 담당자, dead line 정도만 설정이 가능하다. 그만큼 팀원들과 함께 내재화하여 사용하기도 쉽다.

3. 성과

크든 작든 성과가 있고 발전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일할 맛이 나고 즐겁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ㅣ2018.02 - 신용보증기금 Nest 2기 우수기업 선정 (20-30 start-up 자금 유치)

ㅣ2018.03 - 커플런 행사 19금 Zone 운영기업 선정

ㅣ2018.04 - 홀딱바나나 앱 iOS 론칭

ㅣ2018.05 - 사무실 이전 (지하에서 지상으로!)

ㅣ2018.07 - 꾼노리 '응응젱가' 입점

ㅣ2018.08 -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 선정

ㅣ2018.08 - 삐에로쑈핑(@삼성) 입점

ㅣ2018.09 - 올리브영 전국 10개 지점 및 온라인 매장 입점

ㅣ2018.10 - IF2018 '베드신내린점집' 이슈화 성공

ㅣ2018.10 - 커먼그라운드(@건대) 입점

ㅣ2018.10 - 제1회. 발칙한 한글 공모전 개최

누적 입점 : 55개 업체

누적 매출 : 비밀이얏 (월BEP 달성 및 최고 월매출 경신)

스토어 방문자 및 구매자 6개월만에 4배 달성

앱 서비스 다운로드 : 4만명 돌파

올해 초에 목표했던 꾼노리 입점과 올리브영 입점!!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루어냈다!!

하지만 수치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내 성에도 차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제 보다는 오늘이 더 나은 홀라컴퍼니 였기에 희망을 두손에 쥐고 한 계단씩 올라갈 힘은 생겼다.

4. Lessons & learned

실행하고 실패했고 배우고 이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면서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

2018년 올해에는 어떤 실패와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를 정리해본다.

ㅣ인력관리 : 2018년의 인력관리는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했다. 1년을 넘게 영업, 노무, 재무, 법무 등등 분야를 넘나들며 때로는 비서처럼 나를 보필하는 오매는 성공이다. 하지만 내가 잘해서 그가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반은 실패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명매는 성공이다. 필요한 분야에 알맞은 인재를 영입했기에 서로서로 성공이다.

여러가지 경험으로 다음과 같은 나름의 방침(?)을 세웠다.

1. 지피지기 - 우리 회사의 단계를 잘 파악하고 알맞은 인재를 영입한다

2. 적재적소 - 그 사람의 재능에 맞는 R&R을 주자

3. 이렇게 까지 하고도 문제가 있다면 작별을 고하자. 이별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ㅣ대표가 할 일 : 대표가 할 일과 팀원이 할 일이 따로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8년 한 해를 지나고서 보니 팀원으로서의 업무능력은 좋았지만 대표로서의 능력은 부실했던 것 같다. 이 쯤해서 대표로서 내가 할 일을 정리해보고 2019년에는 팀원으로도 대표로서도 스스로 칭찬할 수 있으면 좋겠다.

1. 회사의 방향성과 비전은 대표가 결정한다.

팀원들과 회의도 많이 해보았고 내부에 갇혀 있어서 그런가 싶어 컨설팅도 받아보았다. 그 끝에서 깨달은 것은 회사의 방향성은 결국 (지금 단계에서는) 대표가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구보다도 많은 일을 겪어왔고 이 산업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고민하고 있는 사람은 대표인 나다.

2019년에는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고 그 비전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겠다!

2. 대표가 가진 단 하나의 권한 '인사권'

대표가 많은 권한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대표를 해보기 전까지는.! ㅎㅎ

사실 대표 혼자서 일을 아무리 잘해도 기업가치 100억 만드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결국은 모두 함께 열심히 일해서 결과를 잘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열심히! 잘! 할 사람을 영입하는 것도 대표의 능력, 영입한 후에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대표의 능력! 물론 아닌 사람과 작별을 잘 하는 것도 대표의 능력! 2019년에는 인사권을 잘 사용하는 대표가 되어야지!

3.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최근 아주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 미팅을 갖게 되었다. 성관련 산업에서 꽤 오랜 시간 살아남은 기업이었는데 2018년 참석했던 미팅 중에 최고의 미팅이었다. 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원하는 바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이야기 했고 미팅에 참석했던 우리 멤버들도 100% 이해했다.

1시간의 미팅에서 서로 원하는 방향을 공유하고 돌아와 팀원들과 다시 고민을 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방향성을 결정하고 말씀드렸고 동의를 얻지 못했다. 서로 방향성의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아 조심스럽게 거절하였지만 충분히 이해해 주셨다.

다소 당연한 것 같은 이 경험에서 왜 mission과 vision이 명확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분명할 수록 의사결정은 빨라지고 스스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 있다.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바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이야기 할 것이다! (거절해도 상처받지 마세요..제발..!)

ㅣ목표와 성과지표

매년초에 KPI를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성과를 관리해왔다. 매주 월요일 꼬박 꼬박 주간 미팅도 해왔다.

하지만 성장을 하고 있어도 기쁘기는 커넝 한숨만 푹푹 나왔다.

KPI를 너무 높게 잡아 거의 한번도 성과를 초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백하지만..업무를 하다가 보니 KPI를 수정하는 것도 일이고 해서 계속 형식적으로 주간회의를 진행했었다.

업무를 시스템화를 하고 나니 여유가 생겨 주간회의 방식을 대대적으로 변경했다.

정말 왜 진작에 바꾸지 못했나 땅을 치며 후회했다.

주간 회의 형식은 이렇다.

1. 지난 주 실적을 체크한다. (간단하게 앱 유저와 매출, 특이점을 공유한다)

2. 지난 주에 To do list에서 완료한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공유하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요청한다. (각 항목별로 점수화 하여 표시한다)

3. 회의를 진행하면서 간단하게 작성해온 이번주 To do list를 완성한다.

**각자 중요한 이슈를 이야기 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요청하고 이를 중심으로 일을 추가하거나 재배치한다.

지금까지 한 2달 정도 이런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장점과 단점이 분명해서 보완점은 필요할 것 같다.

우선 장점은 업무 리스트를 상세하게 작성하게 되어 놓지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해야할 일을 공유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필요한 것을 요청하고 기록해 놓다 보니 업무적으로 놓치는 일은 잘 없다. 그리고 어떤 업무를 진행할지 나름의 계획이 짜여져 있어서 그런지 업무를 진행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업무를 하다보니 중요도가 높고 오래 걸리는 일은 조금 후순위로 밀린다는 것이다. 2019년에는 거시적인 KPI를 놓고 Top down 방식으로 쪼개어 Mile stone을 만들고 반영해 봐야겠다!

2018년은

어제보다는 오늘이

지난달보다는 이번달이

발전적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2019년이 참 기대된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설레인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로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