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이언입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해줌쪼렙미준님께서 진행해주신데에 이어 두 번째 인터뷰를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그 대상은 바로, 해줌의 해줌 머신러닝을 이끌어가시는 다재다능한 엔지니어, 윤상웅 팀장님입니다. 윤상웅 팀장님의 경우 해줌에 2016년 1월에 합류하여 지금까지 태양광 머신러닝이라는 생소한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는데요.
뛰어난 유머감각과 훈훈한(…?) 외모를 가진 윤상웅 팀장님과의 인터뷰, 지금부터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당시의 현장감과 재미를 살리기 위해 다소 각색된 부분이 뭐…사실 거의 없지만 굳이 찾아보게 되면 있을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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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안녕하십니까.
[윤상웅] 아 네네 안녕하신지요. 수고 많으십니다.
[라이언] 네, 그럼 바로 질문 들어가겠습니다. 태양광과 머신러닝, 국내에서는 생소한 조합인 것 같은데 처음에 어떤 계기로 해줌에 들어오게 되셨나요?
[윤상웅] 해줌이 서울대에 있던 시절에, 어떤 기묘한 모임(?)에서 권오현 대표님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사주셨던 떡볶이, 순대, 오뎅이 참 맛있었죠. 그날 해줌의 사업 내용, 그리고 방향에 대해서 들으면서 흥미를 느꼈으나, 그 때 해줌에 바로 합류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학위 중이어서 바로 합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라이언] 그 뒤 대표님과 상당히 많은 수의 식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흡사 삼고초려급이로군요. 제갈량이시네요.
[윤상웅] 아니 제갈량은…네 뭐 그날 이 후에 대표님과 여러 번 따로 만나서 식사를 했습니다. 지금 와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대표님 맛있는 거 많이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회사, 사업, 대표님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고, 제가 학위를 마치고 합류하는 것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줌이 그 당시 창업 3년차이고 Break Even Point를 넘기긴 했었지만, 여전히 스타트업에 합류한다는 것은 저에겐 지나치게 리스크가 큰 옵션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표님을 만날 때마다 제가 해줌과 해줌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 의구심이 드는 것들을 끊임없이 질문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대표님께서 그 자리에서 제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답변을 바로바로 해주시는 것을 보고 신뢰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살면서 남들이 다 하는 뻔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았고, 해줌이 제가 가진 기술을 활용하여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하여 해줌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라이언] 대표님께서 언변이 워낙 뛰어나신 분이시긴 합니다. 그렇게 설득당하신 것이군요.
[윤상웅] 네, 그리고 또 결국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많이 욕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라이언] 대표님이 사주시는 맛있는 것들에 대한 욕구도 있었구요.
[윤상웅] 아, 이 인터뷰가 제 말을 그닥 귀담아 듣지는 않는 인터뷰로군요.
[라이언]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윤상웅님은 스펙도 상당하시고, 능력도 특출나셨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취업에 대한 선택지가 있었다고 생각되는데요. 궁극적으로 해줌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윤상웅] 남들이 안 하는데 보람차고 더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고 찾는 과정에서 해줌이 적절한 시기에 눈 앞에 등장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사실 스타트업에 전문가들이 합류하는 보편적인 이유이기도 한 것 같아요. 대기업에 가봐야 사실 뻔한 일을 할 것 같으니… 그리고 태양광 머신러닝이라는 부분이, 남들이 잘 모르는 분야이고, 스스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세상을 향한 좋은 대의도 있다! 라는 점에서 완벽하게 조건에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사업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는 있지만요.
[라이언] 음…뭐 해줌 망하는 시점이 되어서 나가려고 하시면 욕하지는 않겠습니다.
[윤상웅] 이거 포스팅에 쓰시는건 아니죠?
[라이언] 하하 다른 곳 생각하시던 부분은 있었나요?
[윤상웅] 사실 모 대기업의 인공지능 비서 제작관련된 부서에 지원을 생각하고 있었지만…어떻게 생각하면 모든 회사가 뛰어드는 사업인데다가 그 사업을 통해 인류의 삶이 더 나아진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해줌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라이언] 상당히 원대한 그림을 그리시는 군요. 함께 일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헌데 원래 대학교 당시에는 전공이 화학공학이라고 들었어요. 어쩌다가 기계학습으로 커리어를 옮기신거죠? 태세전환이 철새급으로 빠르셨던 건가요? 돈이 안 될 것 같으니 기계학습으로…
[윤상웅] 아닙니다.
[라이언] 부끄러워할 일이 아닙니다. 원래 세상이 뭐 돈 안 되는 길은 버리고 대세를 타야 하는
[윤상웅] 진짜 아니구요. (정색) 좀 긴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 제가 원래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당연히도 이를 반기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다 여차저차하다가 당시 저랑 나름 핏이 맞는 이공계였던 화학공학쪽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대학원을 가고싶어서 같은 전공인 화학공학쪽을 둘러봤는데, 솔직히 저희 대학원에서 하는 일이 매력적으로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너무 반복되는 작업도 많고…
더불어서 전 나중에 제 전공에 어느정도 기반을 쌓았을 때에 대중들이 쉽게, 그리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과학 교양책을 꼭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옛날부터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화학공학은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과학적인 질문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제 꿈을 이루기가 애매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라이언] 상당히 구체적인 이유로군요. 책을 통해서 명성을 얻고 싶으셨다니, 혹시나 관종이신가요?
[윤상웅] 뭐라는 겁니까. 여튼 그래서 차선책으로 제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뇌과학이었습니다.
헌데 뇌과학은 자라는 신경세포를 실험해야 한다는 특성 상 생물 해부를 해야하는데, 성인이 되면 뇌 신경세포 성장이 멈추죠. 그래서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신경세포를 얻으려면 좀 극단적인 실험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미 쥐의 배를 갈라서 그 배 안에 있는 새끼의 뇌 세포를 얻는 뭐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라이언] 아하, 담담한 말투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니 싸이코패스시군요. (찡긋)
[윤상웅] 아뇨아뇨. 그런 것 하기는 싫어서 그 쪽의 뇌과학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라이언] 그렇군요. 취소하겠습니다.
[윤상웅] 그래서 그 뇌과학 쪽에서 인공지능 쪽으로 가게 되었고, 거기서 옛날 컴퓨터를 좋아하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결국 AI 쪽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라이언]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보면 뒤늦게 배웠는데도 정말 빠르게 익히셨군요. 상당히 다른 분야인데…
[윤상웅] 아니 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실 다른 전공을 했기 때문에 컴퓨터만 전공한 분들에 비해 이슈를 바라보는 스펙트럼이 넓어져서 더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라이언] 아, 그렇군요. 뭐 여튼 대세를 따라가는 철새같은 닝겐이라는 누명은 벗으신걸로.
[윤상웅] 아니 그러니까요. 사실 다소 억울한게 제가 이걸 전공으로 삼았을때까지만 해도 이 분야가 이렇게 핫하지는 않았거든요? 단순히 분야가 핫 해서 이렇게 온 것이 아닌데…
[라이언] 음…그놈의 알파고…
[윤상웅] 요즘 보면 머신러닝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가다가 알파고를 기점으로 머신러닝을 배우는 분들도 있으시거든요. 그런데 또 살펴보면 그런 분들이 정말 열심히 하셔서 때때로 일종의 위기감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라이언] 그렇군요. 상웅님도 열심히 하시니까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해줌에서의 내용을 조금 들어볼까요? 해줌에서 담당하고 계시는 업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윤상웅] 해줌의 머신러닝 기반 개발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머신러닝을 통해 발전소의 이상이 발생했을때 이 이상 내용을 진단하고 알려주는 알고리즘을 짜고 있어요. 머신러닝을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문제, 데이터, 프로덕트(서비스) 전체를 머신러닝에 맞게 정의해야합니다. 이 과정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는 단순히 주어진 데이터에 머신러닝 알고리즘 돌려주는 역할만 해서는 안됩니다.
머신러닝으로 형식화(formulation)될 수 있으면서, 필요한 데이터를 수급할 수 있고, 해결되었을 때 회사와 고객에게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는 문제를 찾거나 만들어내어서 풀어야합니다.
그래서 저와 저희 팀은 해줌과 태양광에서 머신러닝으로 기여할 수 있는 문제를 찾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만들고, 적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전체 과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라이언] 알듯 모를듯 하네요. 그럼 이러한 머신러닝 개발에 있어서 어떤 방식들이 해줌에서 쓰이고 있을까요?
[윤상웅] 해줌에서는 사용하는 통계적 방법론 혹은 머신러닝 모델에는 최대한 제약을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데이터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 해결이고, 특정 분파의 방법론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풀고자하는 문제에 가장 잘 맞는 알고리즘 및 방법론을 적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요즘 딥러닝이 뜨니까 무조건 딥러닝을 적용하자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입니다.
모든 문제에는 그에 알맞는 수학적 방법론을 적용해야 하죠. 이러한 생각에 따라, 해줌에서는 전통적인 통계모형부터 시작하여, 고전적(?)인 머신러닝, 그리고 딥러닝까지 다양한 알고리즘을 적재적소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인공신경망(즉, 딥러닝)으로 큰 재미(?)를 보고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라이언] 그렇군요. 개발에 있어서 중심적으로 사용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뭘까요?
[윤상웅] 머신러닝의 전체 프로세스, 즉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고, 모형을 만들고, 서비스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Python이 중심적으로 사용됩니다.
특히 데이터를 다룰 때에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표준적으로 사용하는 Scipy Stack(Jupyter Notebook, Numpy, Pandas, Matplotlib, Scikit-Learn)은 거의 매일 다루고 있습니다. 인공신경망을 구현할 때에는 TensorFlow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프레임워크도 많지만, 범용성, 대중성, 안정성을 갖춘 것은 현재로서는 TensorFlow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언] 네, 전문적인 내용이 되니까 솔직히 전 잘 모르겠네요. 일단 여기선 아는 척을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머신러닝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분야이면서, 해줌에서는 놓쳐서는 안 될 업무이지요. 상대적으로 젊은 분야다보니 트렌디함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윤상웅] 저도 항상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 아마도 존재하는 공학의 모든 분야 중에서 머신러닝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을 겁니다.
가장 최고의 학회들만 따져도 1년에 1000편 가량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고, 구글의 딥마인드나 페이스북의 FAIR, OpenAI와 같은 기관에서 계속해서 머신러닝의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도 노력이 필요하고 회사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해줌에서도 다행히 이런 부분을 인지하여, 각종 머신러닝 관련 행사나 교육에 참석을 권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지난 1년 사이에 한일 머신러닝 심포지엄, 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 (NIPS) 2016, 정보과학회 패턴인식 겨울학교에 참석했습니다. 시중에 다양한 행사나 교육은 많습니다만, 입문자용이거나 전문성이 의심되는 단체에서 주관하는 교육을 잘 걸러내고 진짜로 머신러닝 잘 하는 사람들이 오는 자리를 잘 찾아서 참석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머신러닝 교과서와 최신 논문을 통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편, 어차피 개인이 머신러닝의 모든 것을 알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시절 친구들과 만든 스터디그룹 “봉천데자와”에서 지식을 나누는 것이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고, 페이스북 등을 통해 국내 연구자들의 커뮤니티에서도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머신러닝이 아닌 프로그래밍 일반에도 관심이 있고, 특히 Python이라는 언어를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Python 한국 사용자 컨퍼런스인 PYCON KR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자원봉사자 겸 발표자로 참가할 예정이고, 해줌 IT사업실의 다른 개발자분들도 함께 참석하실 계획입니다.
[라이언]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이번 파이콘 한국 2017에서 발전량 예측기술에 대한 발표를 하시게 되셨죠. 정말 축하드립니다.
[윤상웅] 감사합니다.
[라이언] 기획마케팅 팀에서 상웅님의 사진 잘 찍어서 ‘뭇 여성들의 맘을 설레게 하는 젊고 잘생긴 머신러닝계의 훈남, 파이콘 발표자’로 블로그에 올려드리죠.
[윤상웅] 안됩니다.
[라이언] 저만 믿으십시오. 싱글로 지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기획마케팅의 다른 인원인 문 모님께서 여대 출신이십니다. 잘만 홍보하면 엄청난 양의 소개팅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상웅] 아…안됩니다.
[라이언] 다음 질문입니다. 해줌과의 인연은 서대문에서부터 계속 이어져 오셨지요. 서대문 당시 처음으로 출근했을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윤상웅] 음…제가 평생을 한강 이남에만 살아서, 강북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궁, 한옥, 오래된 맛집… 이런 것들이 있는 곳 아닙니까 강북은? 그래서 처음 서대문으로 출근하게 되었을 때 굉장히 설렜습니다. 2호선을 타고 한강을 건너면서 물에 반사되는 햇볕을 보며 아 저 태양이 오늘도 전기를 만들겠구나…. 가 아니라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2주차부터는 지하철에서 자느라 못 봤지만요.
[라이언] 솔직히 말씀드리면 드립이 싱겁네요.
[윤상웅] (인터뷰 그만둘까…)
[라이언] 혹시 해줌과 함께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지요?
[윤상웅] 해줌에서 머신러닝과 관련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일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 공대생들은 사업계획서 같은 것 작성하는 작업을 정말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학원 시절에도 보고서나 제안서는 많이 썼는데 정말 싫었습니다.
[라이언] 사실 누구도 좋아할만한 일은 아니지요.
[윤상웅] 그런데 해줌에서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시던 다슬님, 라이언님, 그리고 대표님과 함께 사업계획서를 작업했을 때의 경험은 그때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뭐랄까, 이것이 문과가 만드는 가치구나라는 것을 느꼈달까요. 두리뭉실한 아이디어가 논리적으로 해체되어서 각 잡힌 보고서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신선한 경험이었고, 굉장히 많이 배웠습니다.
[라이언] ‘문과가 만드는 가치구나’ 라니 이런 생소한 표현이… 하지만 그때 정말 재밌었지요. 사실 상웅님이 굉장히 열정있게 일을 해주셔서 결과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상웅님께서 생각하는 IT 회사로써 해줌의 강점을 하나 꼽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윤상웅] AI 스타트업에 대한 전망을 다룬 글 하나가 인터넷에서 회자된 적이 있었습니다.
[라이언] 풀스택 버티컬 AI 스타트업이 무슨 뜻인지 독자들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왕이면 문과 출신인 저도 이해할 수 있도록…
[윤상웅] 풀스택 버티컬 AI 스타트업이란, 하나의 산업분야(버티컬) 안에서, 기획, 마케팅, 고객 서비스 등 비지니스의 모든 부분을 다 수행할 수 있으면서도(풀스택) 그 과정에서 AI를 적용하는 회사를 가리킵니다. 즉, 집중하고자 하는 도메인 분야가 명확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비지니스적 방법을 포함하여 무엇이든 적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업이라는 뜻입니다.
AI와 머신러닝의 스타트업 사례들 중에서 가장 안 좋은 것이, 뚜렷한 비지니스 모델 없이 인공지능 기술만 있는 연구자들만 모여서, 인공지능은 무슨 문제든지 풀 수 있으니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어떤 문제도 AI 만 가지고 단독으로 풀 수 없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해야하고, 완성품을 고객에게 전달해야하고, 도메인 전문가들과 협력해야합니다.
[라이언] 그렇게 말씀하시니 머신러닝이 비즈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싶을 수 있겠네요.
[윤상웅]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요. 그런데 사실 사업적으로 봤을 때 머신러닝의 비중은 적은 것이 정상입니다.
[라이언] 안 여쭤봤지만 일단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윤상웅] 건포도가 들어감으로서 보통의 빵과 질적으로 다른 풍미를 낼 수 있지만, 전체 빵에 비해 건포도는 아주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지요. 그 만큼 머신러닝은 사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것이 정상이라는 것입니다.
주식회사 해줌은 풀스택 버티컬 AI 스타트업입니다. 우리는 태양광이라는 ‘버티컬’에 확실하게 집중하고 있고, 태양광의 전문가 뿐만 아니라 마케팅, 기획, 재무, 고객 서비스의 전문가들을 ‘풀스택’으로 모두 모시고 있습니다. 해줌에서는 이런 전문가분들과 아주 밀접하게 협업하여 머신러닝 및 IT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수집하고자 하는 데이터에 대해서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게 되고, 개발되어야 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어떤 특성을 가져야하는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으며, 머신러닝 솔루션을 만들었을 때 이것을 사업적인 이득으로 확실하게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해줌에서는 머신러닝을 이용해서 진짜 가치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라이언] 좋은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마인드를 가지신 개발자 분을 모시고 있는 것이 해줌의 복이네요.
[윤상웅] 허허허
[라이언] 마지막으로, 해줌에서 더 이루고 싶은, 그리고 나아고자 하는 방향이 있으실까요?
[윤상웅] 기술적으로는 계속해서 첨단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희는 단순히 기존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가져다가 적용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제약조건 및 목적에 맞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항상 연구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아무도 푼 적 없는 문제를 풀고 있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학술적으로도 의미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머신러닝은 특히 학술연구와 현실 문제 해결의 간격이 짧기 때문에, 학술적으로도 의미있으면서도 우리회사에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해줌이 청정에너지 보급 뿐만 아니라 머신러닝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이언] (기습) 윤상웅 팀장님께, 해줌이란?!
[윤상웅] 저에게 해줌은, 남들이 하지 않고, 세상에 의미가 있는 일에 제가 가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이런 기회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언] 오글거리는데 훈훈하네요. 오늘은 이 정도까지 하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상웅] 아, 혹시 괜찮으시다면 이 포스팅 게시하시기 전에 좀 먼저 보여주시죠.
[라이언] 뭐 그럴 맘이 들면 보여드리겠습니다.
[윤상웅] 아 진짜 두고봅시다.
본인의 신념을 갖고 일하고 계신, 해줌 머신러닝 중심에 계시는 상웅님! 앞으로도 해줌 혁신의 중심에서 꿈을 이뤄나가시길 빕니다.
다음 인터뷰는 해줌의 만능 멀티 플레이어, 해줌의 비공식적 얼굴, 김다슬 실장님의 이야기를 들고 돌아올 생각입니다.
다음 내용도 기대하여주시기 바랍니다!
p.s. 결국 이 포스팅은 상웅님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발행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