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왕년엔 대학로에서 개그로 수십명을 울렸다 이거야~
개그콘서트? 코미디 빅리그? 차암내~ 나 때는 말이야! 내 개그가 최고였어!
나는 왕년엔 말이야~ 홍대에서 밴드로 이름 좀 날렸다 이 말이야!
기획사 러브콜을 무시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
왕년에 나는! 야구 배트로 야구공을 아작 냈었지! 자네는 야구 좀 아나?
절~대로 꼰대가 아닌
히어로들의 그룹 인터뷰
<내가 왕년엔 말이야>
지금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재현 안녕하세요! 요기요 영업실 Tele팀 김재현입니다.
헌재 안녕하세요! 서비스운영본부 고객경험향상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하헌재입니다.
준용 안녕하세요. 저는 컬쳐팀의 박준용입니다.
이 자리에 모이게 된 건 각자 특이한 경력이 있어서죠! 간단히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재현 네네! 저는 개그맨 준비를 7년 정도 하면서 대학로나 홍대에서 개그 공연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개그팀 생활을 하다가 처음으로 입사한 회사가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입니다!
헌재 저는 음악을 11년간 해왔어요! 각종 밴드에서 활동을 하다가 지금은 현실과 타협하여 회사에 열심히 다니고 있죠! 물론 지금도 <강백수 밴드>의 키보드와 세컨기타로 활동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준용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선수를 했고 고등학교 졸업까지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선수 생활 10년에 취미로는 지금까지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으니 20년간 야구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네요.
다들 굉장히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계시네요!
여러분들의 왕년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은데요, 당시의 수입은 어땠나요?
헌재 예체능 전반이 그렇듯이 별다른 수입이 있진 않았어요. 공연을 한 번 하게 되면 관객 수에 따라 돈을 받았는데 1명이 들어온 적도 있었어요. 그렇게 되면 각자 라면 1개 값 정도 떨어지게 되죠. 음악을 시작했을 때에는 정말 공연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면서 살았어요.
재현 저는 아예 수입이 없었어요. 제가 활동하던 개그팀의 공연은 대학로에서 무료로 이루어졌거든요. 좋은 코너를 만들어서 사람들 반응을 보는 것이 목적이어서 아예 수입이 없었어요. 그 외에 주말에 돌잔치나 결혼식 사회를 통해 돈을 벌었죠.
준용 저는 조금 반대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말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전 오히려 선수를 그만둔 시기가 지금보다 많이 벌었던 거 같아요. 사회인 야구 코치 일을 했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야구 붐도 아니었고, 사회인 야구도 많지 않아서 레슨하는 코치들이 없던 시절이었거든요. 지금은 굉장히 활성화가 되어서 하고 싶어도 못 하지만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로 오게 된 계기는요?
준용 제가 야구를 그만두고 첫 번째로 다닌 직장이 SK와이번스였어요.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하던 일이 전력분석실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해 지치더라고요. 더구나 저는 SK가 잘할 때 입사해서 제가 있을 때는 6위, 5위, 5위를 하는 바람에..
전력분석이 부족했던걸까요?
준용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일동 웃음)
재현 저는 공개 코미디가 설자리가 없어진 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갈 수 있는 길은 점점 좁아지고, 현실을 보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개그맨 지망생들도 많이 없어진 상태에요. 그나마 있던 분들도 대부분 유튜브 쪽으로 가고 있죠.
재현님은 유튜브 생각 없으신가요? 지난번 요기요 댄스때 보니 유튜버의 기질이 다분히 보이던 걸요?
재현 안 그래도 지금 준비 중입니다. 채널 오픈하게 되면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헌재님은요?
헌재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음악을 계속하면서 더 하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결국 돈이 없더라고요. 제가 평소 먹는 것도 좋아하고 배달도 많이 시켜 먹으니 관심이 있는 곳으로 가자!라는 생각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알만한 유명인 중에 친한 사람도 있나요?
준용 제가 아는 선수 중 가장 유명한 선수는 최정 선수? 편한 사이는 SK에 김태훈 선수 정도가 있는 거 같고요, 감독님은 제 은사였던 전 kt 감독인 김진욱 감독님과 가끔 연락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니 선수들과는 많이 안 친한 거 같네요.
왼쪽부터 SK와이번스 최정, SK와이번스 김태훈, 전 kt 감독 김진욱 (사진 출처 연합뉴스, SK와이번스, OSEN)
헌재 저는 일단 제가 밴드로 있는 강백수가 가장 친한 유명인이죠. 엄청난 유명인은 아니지만. 저와 고등학교 친구예요. 그래서 강백수의 <하헌재 때문이다> 라는 노래가 나오게 되었죠. 제가 음악을 같이 하자고 했는데 그에 관한 노래에요.
헌재 그리고 기억에 남는 사람은 <신현희와 김루트>라는 밴드였는데요. 예전에 그 둘이 세션에 참여한 적이 있어서 알고 있습니다.
재현 제 주변에 개그맨으로 뜬 사람은 없고요, 유튜버들은 많이 있어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엔조이커플>과 <급식왕>팀이 저의 지인들입니다. 개그를 같이 했던 친구들이고 정말 친한 친구들이에요. 실제로 <급식왕>이 이렇게 유명해지기 전에는 광자형이 같이 하자고 했었는데...
했었는데..
재현 그때는 제가 "난 공중파야~" 하면서 거절했죠. 그 날 이후로 제 인생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106만 구독자를 거느린 <엔조이커플>
107만 구독자를 거느린 <급식왕>
그럼 왕년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준용 봉황대기라는 대회가 있는데 그건 모든 고등학교 팀이 예선전 없이 올라오는 대회거든요. 고등학교 3학년 때의 마지막 대회였고, 마지막 경기였던 4강전에서 졌어요. 야간 경기로 치뤄진 경기가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에 누워서 이야기를 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공을 잡고 있는 포수가 준용님입니다.
헌재 한개만 뽑기가 애매한데 하나 뽑자면 동두천 락페스티벌에 참여한적이 있어요 당시에도 강백수와 함께 했는데 그때는 지금과 다른 펑크락을 했었죠. 예선에만 60팀이 모였는데 5팀에 뽑힌거에요. 근데 이 5팀 중에 국가스텐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경연의 의미 없이 너무 즐겁게 했었죠. 국가스텐이 1등 저희가 4등을 했답니다.
재현 개그 공연을 할 때 원래 지인들을 초대를 안 하는데 그날 처음으로 지인들을 초대를 했어요. 똑같은 공연을 했는데 정말 너무 안 터지는 거에요. 진짜 그렇게 망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전 원래 웃긴 사람이라서요.
정말 웃기시네요.
재현 당연하죠.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 하고 있다
지금 그럼 모두들 영광의 순간들을 뒤로하고 일에 열중하고 계신데 헌재님은 병행하고 계시죠? 힘들지 않으세요?
헌재 저도 병행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스케줄을 다른 멤버들이 맞춰주세요. 공연의 목적과 컨셉에 따라 인원을 다르게 부르거든요. 그래서 제가 꼭 필요한 공연이 있다면 연차를 쓰는 형식으로 하고 있어요.
그때의 경험들이 현재 업무에 도움이 되나요?
재현 저희 팀이 재미있게 잘 지내거든요. 매일 같이 밥도 먹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어요. 이렇게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게 ..
그게 나 때문이다?
재현 예 당연하죠. 저 때문입니다. 저 말곤 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는 당당하다
헌재 저도 음악 좋아하는 분들과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고 협업을 많이 해야 하는 팀인데 음악을 한 경험이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준용 저도 마찬가지로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기 좋아서 커뮤니케이션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럼 각자 능력을 뽐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재현님은 얼만큼 웃긴지 체크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시어 주시면 N행시를 해볼게요.
재현 저도 제 동영상을 첨부해주시면 안 되나요? 이런 건 어려운건데요..
제시어 드리겠습니다.
헌재님은 30초동안 강백수 밴드를 홍보할 시간 드리겠습니다!
준용님은 최근 내가 눈여겨 보는 국내 유망주를 알려주세요.
준용 일단 프로에서는 sk와이번스의 안상현 선수입니다. 굉장히 마른 내야수이고, 체형만 봤을 때는 야구를 못 할 줄 알았는데, 수비도 잘하고, 일단 타격이 되는 내야수라 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등학생에서는 서울고등학교 신일호 라는 포수입니다. 이 친구는 꾸준히 트레이닝도 받고 수비도 좋고 장타력이 좋은 포수라서 기대가 되는 선수입니다.
왼쪽부터 SK와이번스 안상현, 서울고 신일호 (사진출처 SK와이번스, OSEN)
준용님의 예상이 맞을까요?
나에게 개그란?
재현 나에게 개그란 엽기떡볶이다. 엽떡을 먹으면 고통스럽게 맵지만 맛있어서 또 생각이 나잖아요? 개그 할 땐 힘들면서 즐거웠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계속 생각나고요. 딜리버리히어로답게 음식에 비유해보았습니다. 괜찮았죠?
나에게 음악이란?
헌재 평생 친구 같은 존재. 반려자는 아니고 친구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고 가끔 만나면 재밌다!
나에게 야구란?
준용 인생입니다. 저는 평생 야구를 할 거고, 생각할 거고 볼 것이기 때문에 야구는 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했던,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왕년의 히어로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취재과정에서 알게 된건 세 분 이외에도 축구선수, 유도선수, 수영선수, 보디빌더 등등 다양한 왕년을 가지고 있는 히어로들이 많았다는 점인데요. 이런 다양한 분야의 히어로들이 모여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멋진 성과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흔히들 왕년 이야기를 하면 꼰대라고 비난하곤 하죠. 하지만 위의 세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때로는 왕년의 경험을 이야기 하는 것도 유쾌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팀의 누군가도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을 지 모릅니다. 이 글을 읽고 서로의 왕년을 한 번씩 캐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