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crum Master를 맡고 있는 김나리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개발 조직에서의 ‘리더십’ 역량에 대한 저의 생각과 고민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조직 내의 리더십은 ‘리더’ 혹은 ‘매니저’에게만 국한되는 역량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채용 과정에서 리더십 경험에 대해 묻기도 하지만, 실제로 조직에서 직책자를 맡고 있지 않은 이상, 리더십이 딱히 내 직무에 중요한 역량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죠.
개발 조직에서는 어떨까요? 각 실무자는 실무에만 집중하고, 리더십은 팀장, 실장, 임원에게만 필요한 덕목일까요? 물론, 팀이 잘되기 위해서는 리더십 뿐만 아니라, 팔로워십(Followership)도 중요합니다. 다만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리더’ 역할에 대한 것도 있지만, 팀원 스스로가 맡고 있는 과제에 대한 ‘리더십’도 조직의 중요 역량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식적인 직책자가 아니더라도, 담당 업무 관련 회의에서 해당 회의의 Organizer가 되어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등 리더십 역량을 필요로 하는 상황들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리더십은 직책자에게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 조직과 내 업무, 그리고 함께 일하는 팀 곳곳에 스며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 조직에서 팀원들의 리더십은 어떻게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을까요? 먼저, 스크럼 마스터로서 개발팀 스탠드업(Stand-up Meeting)을 개선한 사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Daily Stand-up Leader: 팀원 모두가 일일 리더가 되다
스크럼 마스터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바로 Daily Stand-up (매일 정해진 시간에 팀원들이 함께 모여 어제 한 일, 오늘 할 일, 업무관련 이슈를 일어서서 짧게 공유하는 회의) 회의를 주관하는 것인데요, 일반 팀 회의와 다른 점이 있다면, 팀원들이 팀장에게 수직적인 관계에 따라 ‘보고’하는 방식이 아닌, 보다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팀원들이 돌아가며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저희 백엔드 개발팀의 스탠드업은 매일 아침 10시에 시작하는데요, 처음 백엔드 팀의 스탠드업에 참여하면서 관찰할 수 있었던 문제점은 전반적으로 팀 규모가 커지면서 회의 시간(스탠드업은 대체로 15분을 넘기지 않고 짧게 마치는 것을 권장)이 늘어나고, 빈번하게 지각하는 팀원 역시 늘었으며, 어제 한 작업이 기억나지 않는 등 스탠드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스탠드업을 ‘리딩’하는 사람 외에는 수동적인 자세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스탠드업에 참여하다보니 모두가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모이는 의미를 인지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히, 백엔드 개발팀은 장애 대응을 위한 온콜(On-Call)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었고, 매일 돌아가면서 당번제로 온콜을 맡고 있는 것에서 착안하여 해당일 온콜 담당자에게 일일 스탠드업 리더 역할을 부여하고, 모든 팀원이 리더십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프랙티스를 도입했습니다.
아래는 이를 바탕으로 사내 Confluence에 정리된 스탠드업 가이드입니다.
“스탠드업, 이렇게 해요!”
오늘의 “스탠드업 리더”는 스탠드업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도록 합니다. 모두가 리더 역할을 해봄으로써 미팅의 목적과 중요성을 생각해봅니다.
- 첫번째 순서로 시작하며, 다음 순서를 정해주세요. - 미팅이 짧고 간결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이야기가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적절하게 중재해주세요. - 모두가 이야기를 마치면 스탠드업 종료를 알려주세요.
매일 아침 10–15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지만, 팀원 모두가 매일 돌아가며 리더 역할을 하게 되면서, 포스트잇에 공유할 내용을 메모해오는 팀원도 생기고, 스탠드업 참여하는 태도가 이전보다 능동적으로 바뀐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리더십은 교육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상 업무공간에서의 작은 변화를 통해 ‘연습’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Squad Leader: 롤 모델이 필요한 건 아닐까?
RGP SQUAD — 어떤 리더가 스쿼드를 이끌어야 할까? ⓒ RGP Korea
지금부터는 스쿼드와 관련된 현실적인 고민을 나누어볼까 합니다. RGP Korea 기술연구소에서는 2017년 11월부터 스쿼드(Squad: Full-stack team으로 구성된 Spotify의 조직모델)를 도입(관련 포스팅: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으로)하여 전사적으로 중요한 과제를 스쿼드 팀들이 수행하고 있는데요, 근본적으로 스쿼드는 리더가 따로 없는 Self-Organized Team이지만, 시행 초기임을 고려하여 스쿼드 리더를 선발하고, 소속된 스쿼드를 리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스쿼드가 좀 더 팀답게 일할 수 있도록 코칭 및 조직적 지원을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현재 그 중심에는 스쿼드 리더 역할에 대한 부분이 중요한 축인 것 같습니다. 다수의 스쿼드가 움직이고 있고, 각 스쿼드마다 분위기나 팀 성향이 다른만큼, 스쿼드 리더에 대해 팀원들이 기대하는 바도, 또 리더 스스로가 생각하는 스쿼드 리더의 모습이 다르다는 점도 구성원 피드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지만, 리더십이란 하루 아침에 쌓일 수 있는 역량이 아니기에, 우리 조직의 스쿼드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어쩌면 정답이 없는 걸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롤 모델(Role Model)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니저의 모습이 아닌, 능동적으로 스쿼드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롤 모델 말이죠. 이상형 그리듯 이런 저런 정의와 역할, 책임에 대해 가이드하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스쿼드 리더의 모습을 현재 우리 조직 내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Leadership Mindset: 좋은 ‘리더’와 ‘팀’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
결국 우리 팀과 조직에 맞는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서는 좋은 ‘리더’와 ‘팀’이란 무엇인지 구성원 모두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작은 실천들을 해나가는 마음가짐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의견이 이상적으로만 들릴지도 모릅니다. 다만,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은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은 분명히 팀워크와 성과가 다르다는 데 공감하실 거라 믿습니다.
아무쪼록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팀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저도 동료 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활동들을 구상하고 실천해나가려고 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나리, Scrum Master @Delivery Hero Korea
*참고: 2018년 12월 RGP Korea 사명이 Delivery Hero Korea로 변경되었습니다.
→ About Delivery Hero Korea → About Delivery H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