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I/O 2019: 여윾시 갓글(Godgle)이었다.

개발자 인생 첫 참가 모먼트, 생동감 넘치는 컨퍼런스 현장 — 구본창, Android Developer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여윾시(역시) 구글은 God이었습니다. 2019년 5월, 올해도 어김없이 Google I/O가 개최됐습니다. 저는 Delivery Hero Korea 안드로이드 개발팀의 구본창이라고 합니다. 구글을 열렬히 신봉하는 개발자 입장에서 참석한 Google I/O 2019의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고 행사를 간단하게 정리하는 후기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본 포스팅에 포함된 이미지는 모두 직접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About Google I/O

Google I/O 2019 행사장에 비치된 조형물

Google I/O는 구글이 매년 개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입니다. 행사가 열리는 장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마운틴뷰라는 도시에 위치한 쇼라인 앰피씨어터(Shoreline Amphitheatre)라는 공연장입니다.

제 생각에는 행사장이 Googleplex라고 불리는 구글 본사와 가까워서 그곳에서 행사가 개최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구글러들이 구글 캠퍼스의 자전거를 타고 행사장에 오는 모습을 자주 보기도 했습니다. Google I/O 행사장에서 구글 본사까지는 걸어서 약 10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참고로 2008년부터 2015년까지는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콘 센터라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다가 2016년부터는 계속해서 마운틴뷰의 쇼라인 앰피씨어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쇼라인 앰피씨어터

행사는 5월 7일부터 5월 9일까지 3일간 진행되었고, 저는 3일 내내 Google I/O의 이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세션에 참가하였습니다.

행사 등록과 줄서기

두둥~ 5월 7일 이른 아침, 저는 구글이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고대하던 쇼라인 앰피씨어터 공연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셔틀버스는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오클랜드 등 다양한 왕복 노선이 있고 운행 횟수도 제법 많은 편이어서 매우 유용하였습니다.

Google I/O 행사 등록 모습

간단한 행사 등록과 함께 명찰과 굿즈를 지급받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줄서기 전쟁에 돌입합니다. 🙄? 아무래도 수천명이 참가하는 행사다보니 행사장 입장부터 세션 참가, 식사 지급 등 거의 모든 활동에 줄서기가 필수입니다. 그래도 구글이 10년 넘게 진행해와서 그런지 행사 내내 매우 깔끔하고 질서정연하게 운영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Godgle!)

생소하게도 행사장 입장을 위해서 반드시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 특성 상 보안 문제로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짐은 되도록이면 가벼울 수록 좋습니다.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는 필수

행사장을 들어오면 반갑게 맞이하는 Google I/O 조형물

드디어 행사장에 무사히 들어왔습니다. 쇼라인 앰피씨어터 공연장이 워낙 넓다보니 처음에는 길을 헤매기 쉽습니다. Google I/O 2019 앱을 실행하고 AR 내비게이션 기능으로 기조 연설이 진행될 메인 무대를 찾아가보았습니다. 참고로 기조연설은 부지런히 줄을 서야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작 시간은 아직 멀었지만 일찌감치 줄을 섰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햇살이 어찌나 따가운지 금새 피부가 불그스름해집니다.

엠피씨어터 앞에서 일찍부터 기다리는 사람들

인간 DJ vs. AI DJ

시작시간이 다가오고 메인 무대인 앰피씨어터에 입장하여 적당한 자리에 착석합니다. 인간 DJ와 구글의 AI DJ가 번갈아가며 신나는 음악을 들려주며 행사 분위기를 점점 달아오르게 합니다. 인간 DJ가 먼저 선곡을 하면, 잠시 뒤에 AI DJ가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선곡하고 재생합니다. 심지어 흔들흔들 스스로 리듬을 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AI DJ(왼쪽 디스플레이)와 인간 DJ(오른쪽 디스플레이)의 Dj 선곡 대결

기조연설 —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구글이 될 것”

행사 분위기가 한껏 고조될 무렵, 구글의 CEO인 선다 피차이가 멋지게 등장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박수와 함께 열렬히 환호하며 선다를 맞아줍니다. 선다 피차이는 인도 출신의 개발자로 구글 크롬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며, 연봉이 무려 2억 달러라고 합니다. 고액 연봉의 선다는 차분하게 발표를 시작했고,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그의 말에 집중하였습니다.

구글 신봉자들에게 환호받으며 등장하는 선다 피차이 구글 CEO

기조연설 중인 선다 피차이

“Building a more helpful Google for everyone”

기조연설 중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구글이 될 것”이라는 문구는 기조연설 뿐만 아니라 Google I/O 2019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구글”이라는 문구는 구글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기조연설에서는 여러 주제로 기술 이야기를 했지만,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프로젝트 유포니아(Project Uphonia)에 대한 이야기가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유포니아 소개 영상

말하거나 듣지 못해도 스마트폰으로 상대방과 통화할 수 있고, AI가 동영상의 자막을 실시간으로 자동 생성하거나,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어눌하게 하는 사람의 음성 명령도 완벽하게 수행하는 기술에 대한 발표 내용은 정말 놀랍고 한편으로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Live Transcribe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또한, 기조연설에서 기억에 남는 발표는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기존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몇 단계는 더 발전한 모습이었습니다. 음성 분석을 위한 머신러닝 모델의 크기를 기존 100GB에서 0.5GB로 대폭 줄여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음성 인식의 속도가 10배 이상 빨라졌으며, 심지어 여러개의 명령을 이어서 말해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클릭하여 보는 것을 꼭 추천드립니다!)

오직 음성 명령을 통해 이메일 앱을 열고 이메일 내용과 제목을 작성하고 지인에게 전송하는 시연은 엄청나게 놀라웠습니다. 기존의 단순한 음성 명령 수행이 아닌 복잡하고 연속적인 명령을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게다가 빠르게 수행한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Godgle’임을 증명하였습니다.

Android Q

그리고 매년 그랬듯이 이번 Google I/O에서도 새로운 안드로이드 OS버전을 기조연설에서 공개하였습니다. 새로운 버전인 안드로이드Q에서 갤럭시 폴드와 같은 폴더블 디바이스를 지원하고, ‘다크 테마 모드’, ‘디지털 웰빙 모드’, ‘스마트 리플라이’ 등의 신규 기능을 소개하였습니다.

안드로이드Q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세션 영상

정오 무렵의 더 뜨거워진 햇볕 아래, 살이 타들어가는 것도 모를 정도로 기조연설을 끝까지 열심히 들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기조연설을 듣다보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또한, 기대했던 것보다 내용이 알차고 흥미로웠습니다.

Google Keynote를 열심히 듣고 있는 구글 신봉자들

기조연설은 Google Keynote와 Developer Keynote 두 파트로 진행되었고, 그 이후로는 미리 신청한 세션들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부 인기 세션은 빠르게 예약이 완료되는 경우가 있으니 되도록이면 세션 예약을 미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다보니 안드로이드 관련 세션을 주로 들었지만, 웹, 디자인, 게임, AI,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분야의 세션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Google I/O 2019 안내 표지판

Google I/O 세션 발표장 전경

다채로운 프로그램, 체계적인 행사 운영

세션 발표 이외에도 Google I/O 행사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았습니다. 구글의 기술들을 직접 코딩을 통해 체험해볼 수 있는 ‘코드랩’, 전세계 개발자들과 이야기해볼 수 있는 공간인 ‘커뮤니티 라운지’, 맥주를 마시며 신나게 놀 수 있는 야외 음악 공연, 구글의 서비스/제품을 소개하고 구글러와 직접 이야기해볼 수 있는 ‘샌드박스’ 등 즐겁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직접 코드를 짜며 구글 기술을 체험해보는 코드랩 부스

전세계의 개발자들과 대화해볼 수 있는 커뮤니티 라운지

구글러에게 직접 구글의 기술을 소개 받고 질문도 할 수 있는 샌드박스 부스

저녁 시간 이후 야외 음악 공연 모습

게다가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두기도 하였고, 세션을 열심히 듣느라 배가 고픈 사람들에게 간식을 무제한 제공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화장실이 부족하지 않게 간이 화장실을 넉넉하게 비치하고,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식수 자전거를 여러대를 운영하며, 행사장 이곳저곳 어디든 친절한 행사 도우미가 있다는 점은 정말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습니다. (구글의 행사 준비 아주 칭찬해~ 짝짝짝!)

세션을 너무 열심히 들은 나머지 널브러진? 행사 참가자들

쉬면서까지 슬랙을 들여다보고있는 일 중독 행사 참가자들

마치 황금 마차를 연상케 하는 무료 스낵 코너

식수 공급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디지털 디톡스하는 공간 (대충 앉아 있는 사람들 중 절반쯤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공간)

유익한 세션 발표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참여하다보니 3일이라는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났습니다. ‘너희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라는 느낌의 행사는 구글이 개발자들을 얼마나 배려하고 신경쓰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티켓 값이 비싸긴 합니다. 😅) Google I/O가 단순히 개발자 컨퍼런스가 아니라 개발자들의 축제라고 불리는 이유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Google I/O가 첫 번째 참여였는데 ‘안드로이드 개발자여서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역시 구글답다

구글 검색의 이스터에그에서 인피니티 건틀렛을 장착한 손가락을 튕기는 타노스

“구글 답다!”

얼마 전 구글 검색 서비스의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타노스와 관련된 이스터에그가 화제였습니다. 구글 검색창에서 ‘타노스’를 검색하고 타노스 네임카드 옆 건틀렛 이미지를 클릭하면 건틀렛이 손가락을 튕기며 여섯 개의 스톤이 빛을 내고 검색 결과의 절반이 먼지처럼 사라지는 이스터에그입니다. 이를 본 사람들이 “구글 답다”, “구글 신박하다”라고 이야기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 Google I/O 2019 행사를 다녀오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구글 다웠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즐거우기를 바라며 만든 타노스 건틀렛 이스터에그처럼 모든 사람들이 기술을 통해 즐겁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구글의 정신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행사였습니다. 저 역시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으로 Google I/O 2019를 다녀와서 적어본 후기를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본창, Android Developer @DeliveryHero Korea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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