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은 <아! 내가 이렇게 이 회사에 출근하게 됐다>란 타이틀로, 지난 시간에 이어 건강한형제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두 번째 에피소드를 이어 가겠습니다.
가구 디자인과에서 장학금을 받고 다닐 정도의 우수한 성적을 이수하며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액세서리 브랜드, 전염성 폐기물 수거함, 3D 모델링 및 교육, 자전거 유통, 위치기반 앱 등 다양한 사업을 거치고, 현재의 제품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이종빈 크리에이터.
어떻게 건강한형제들과 연이 닿았는지 들어볼까요?
간단한 본인 소개해 주세요!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 이종빈이라고 합니다. 원래 거주지는 안양인데, 건강한형제들에 합류하기 위해 지금은 의정부로 이사 와서 살고 있습니다. 3월 15일에 입사를 했고, 4월 중순쯤에 의정부에 집을 구해 들어왔죠. 이사 오기 전에는 왕복 세 시간씩 걸려서 기름값도 장난 아니었어요.
입사 전 하시던 일이 있다면?
말하자면 입사 전에도 무언가 만드는 사업을 했던 거 같아요. 반지, 팔찌, 목걸이, 아이커프 같이 액세서리를 디자인해서 만든다거나, 전염성 폐기물 수거함이라고 해서 사회적 기업형태로 준비하던 것도 있었어요. 약 1년 정도 했고, 정부 지원도 받고 좋은 성적을 받기도 했어요. 샘플 업체가 결과물을 못 내서 결국은 못 했어요. 그것 말고도 3D모델링 및 3D프린터 교육, 자전거 유통, 위치기반 어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일을 벌였어요. 근데 제가 하는 것들이 바로 수익이 생기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까 돈이 없어서 진짜 힘들었는데 그러면서 나쁜 사람들도 많이 만났죠. 사기도 당했고, 돈은 받았지만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업체라거나.
전역하고 나서 일단 학업이랑 병행하면서 하니까 너무 바빴어요. 학생회도 했었고, 동아리 회장도 하면서 아이들 춤도 가르치고, 또, 하필 이 시기가 제가 공부하던 가구 디자인과가 제일 바쁠 시기인 3학년 때죠.근데 이렇게 바빠도 제가 재미있으니까 한 거에요. 잘 시간 줄이고 하면서 한 거죠. 못 잘 땐 과제 때문에 밤새는 날도 많았죠.
건형에선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으시죠?
프로덕트 매니저이자 크리에이터. 그리고 제품의 디자인 기획 및 개발을 맡고 있고, 가구적인 식견을 더하는 것도 제 역할 중 하나죠. 제품개발에 회사의 방향성이 더해진 거라 보면 되겠네요. 회사의 방향이 아무래도
가구적인 걸 하는 거니까.
어떻게 건강한형제들과 만나게 됐을까요?
결과적으로 사업이 어찌 됐든 안 됐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당시에 부모님이 저한테 실망하셨던 것 같아요. 집안에서 저에 대한 편견이 있으니까 제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게 됐죠. 그래서 정말 이거 안 되겠다 싶어서 아버지 회사 다니면서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어요. 자기소개서까지 있어야 준비가 된 상태잖아요. 자기소개서는 준비도 못 했던 상황이었지만, 일단 포트폴리오, 이력서 이 두 개만 있는 상태에서 일단 입사지원서를 내보자 싶은 거예요. 그래서 이걸 가지고 구인공고를 찾아봤죠. 일하기 재미있겠다 싶은 곳을 찾아보고 있는데, 여기 구인공고를 봤는데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았어요. 재미있어 보이고, 젊은 사람들 있는 것 같고. 그리고 대우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지원서를 낸 게 처음 시작이죠. 근데 갑자기 면접 보라고 연락이 온 거에요. 누나한테 말했는데도 여기 회사를 알길래 면접 한 번 봐볼까 싶어서 온 게 첫 만남입니다.
지원하게 된 계기?
여기가 그래도 나랑 하는 일이 잘 맞겠다 싶은 생각이 들긴 했어요. 일단 집에서 뭔가 사용하는 거니까 가구에 관련된 것도 있었고, 제품 개발도 어느 정도 할 줄 알고요. 그리고 지원 시기쯤 헬스기구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안 그래도 하고 있었는데, 여긴 이미 하고 있었죠. 그때 생각했던 게, 지금 저희 제품 중에 헬시스토리와 똑같은 제품이었어요. 제가 낱개 포장해서 만들어 판매해볼까 하고 누나랑 준비하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해외에 우리나라엔 단백질 원료(가루)를 생산하는 공장이 없었어요. 다 해외수입이죠. 그래서 해외 수입 처까지 알아내서 연락하고 그랬거든요. 그때 만들려고 했던 제품 이름도 헬씨. 그때 광고 시놉시스까지 해놨었어요.
이렇게. “(쿵짝 쿵짝 쿵짝 쿵짝) 저기요. 아가씨. 섹시. 헬씨” 이렇게 딱 끝. (웃음) 뭔 줄 알겠어요? 영상화면 딱 나오면 “저기요. 아가씨. 섹시. 헬씨.” (웃음)
그런 걸 생각했던 시기인데 여긴 이미 하고 있으니까, 다니면 좋겠다, 생각했던 것도 비슷하고 잘 맞겠다 싶었는데 여기서도 지원서를 보고 저를 불렀던 거고. 그 시기에 다른 회사에서도 저를 불렀는데 안 했어요. 저 보고 이사로 참여하라고 하더라고요. 거기 대표가 정말 별로라서 아니라 생각했고, 여긴 반대로 대표님이 정말 좋아서 다니게 됐고. 면접 보는 자리였는데 대표님과 대화를 나누는 게 재미있었어요. 방향성, 사업아이템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입사 초기에 어땠는지?
지금은 제가 렌더링해서 3D 이미지나 도면 만들어도 대표님께서 크게 반응 없어요. 그때는 뭐 하나 하기만 하면 대표님이, “우와! 이거 어떻게 한 거야~” 하면서, 아무래도 처음 보시니까. (웃음) 직원들 다 불러서 “이야~ 이것 좀 봐!” “이거 어떻게 한 거야!?” “빨리 와서 이것 좀 봐봐~!” 진짜 그랬어요. (웃음) 그게 엄청 부담스러운 거에요. 물론 제품개발 이사님이 있었지만, 당시 우리 회사 제품개발 자체 디자이너가 아예 없기도 해서 그런 반응이 있었던 거 같아요.
현재 진행해보지 않았지만,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저 있어요. 세계일주. 그래서 우리 회사에 꼭 ‘안식월’이 있으면 좋겠어요. 안식년은 그 해를 쉬는 거고, 안식월은 그달을 쉬는 거니까. 보통은, 아니 어떤 회사는 2년 근속하면 한 달, 3년 근속하면 두 달을 안식월로 주기도 하거든요. 제가 세계일주를 하려면 안식월이 없으면 못 하잖아요. 아니면 회사를 관둬야 하니까. 근데 이건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거든요. 전 죽기 전에 이 세상에 모든 곳을 가보고 싶어요. 한 번 태어나서 알고 싶은 건 다 알고 죽고 싶은 마음이 커요. 세계일주는 꼭 해보고 싶어요. 시기는 30대 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그래도 힘이 있을 때 말이죠.
중요시 바라보는 가치가 있다면?
제가 어떤 걸 유형의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거든 인간의 됨됨이를 이야기하든 항상 하는 이야기가,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내가 (결과물을 낸 것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성장한다고 분명 항상 말하고 다니거든요. 내가 하는 말이, 아니면 내가 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일까. 아, 반대로 저 사람이 이렇게 행동했는데 내 행동이 저렇진 않나 이런 뭔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정을 항상 거치려고 노력은 해요. 항상 잘 되진 않죠. 그러면서 바뀌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기억에 남은 장소가 있다면?
산천어 축제. 회도 맛있었고, 분위기도 그때 좋았고, 물고기 낚는 그런 분위기가. 거기가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고 올해 해외도 다녀오고 했지만, 산천어 축제가 진짜 회가 너무 맛있어요. 꼭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산천어회가 2, 3순위로 밀려나는 사람 보면 이해가 안 가요. 진짜 맛있거든요. 직접 잡아서 회 떠 달라 하면 회 떠주고 구워달라고 하면 구워줘요. 천원 2천 원이에요. 거기서 직접 잡아서 팔기도 하니까 꼭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건형]
어릴 때 꿈, 현재의 꿈이 있다면?
[종빈]
어렸을 때는 유명한 사람, 연예인, 댄서. 이런 거 하고 싶었죠. 지금은 그런 것 취미로 충분히 할 수 있구나 생각이 들고요. 제 인생의 목표는 그거에요. 내가 없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나를 소개할 때, “이종빈 걔 되게 괜찮은 애야”라고 할 수 있는 거. 내가 있는 자리에선 그렇게 얘기해줄 수 있겠죠. 근데 없는 자리에서는 솔직하게 말할 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더 나은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 제 자신도 이렇게 가꾸려고 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말요? (한숨) 없다고 하면 별론가요? 사실 하고 싶은 말은 없어요. 평소에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살아서. 근데 그런 얘기 정도는 하고 싶어요. '한 번 산다는 걸 좀 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 누구나 한 번 산다는 게 되게 중요한 거 같거든요. 그걸 인지하고 무언가 생각하면 항상 결정의 방향이 바뀌어요.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내가 무얼 할까 말까, 지금 아니면 이걸 할 수 있을까 하듯. 너무 타인에 맞춰질 필요 없고, 타인한테 너무 저평가되는 삶을 살 필요도 없는. 하고 싶은 거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한 번 사는 걸 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이종빈 크리에이터. 우리도 한 번 사는 걸 머릿 속 한 켠에 생각하며 살아가다 보면, 주저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한형제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에피소드 두 번째 시간은 이대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는 김선정 마케터의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