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신선식품 커머스가 판매하는 모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구독형 정기배송과 일회성 비정기 배송이 그것이죠. 구독형 정기배송은 주나 월 단위로 받아볼 상품에 대해 미리 결제한 후 정기적인 배송을 받는 형태입니다. 일회성 비정기 배송은 1회 주문 시 1회 배송되는 상품을 뜻하죠.
사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정기배송 방식은 굉장히 매력적인 수단입니다.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전반에 걸쳐 판매자에게 엄청난 편익을 주기 때문입니다. 우선 재고관리 부분에 있어서 적은 재고 보유량으로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히 이에 따른 폐기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죠.
주문처리에 있어서는 예약 주문의 특성상 주문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송에서는 예측 수량에 기반을 둔 권역 설정 및 배차 효율 증대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정기배송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죠. 우선 소비자는 큰 금액을 한 번에 결제해야 합니다. 일정 기간 동안 받아볼 정기배송 상품에 대한 금액을 미리 결제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리스크를 고스란히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미리 주문한 정기배송 상품의 수령일이 내일인데 갑자기 출장이나 여행으로 집을 비우게 되거나 예약한 상품을 새벽배송으로 받았는데 깜박 잊고 외출해 상품가치가 떨어졌을 때 그 책임은 상품 배송 일정에 신경 쓰지 못한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또한 정기배송 상품 중 원하지 않는 식단이 포함되었을 경우, 부분 환불을 받거나 상품 교환으로 일정하게 짜인 식단을 걸러야 하는 등의 불편도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주문한 시점부터 상품 수령일까지 최대 18시간 이상의 대기 시간이 발생하기도 하죠. 이러한 태생의 한계 때문에 정기배송을 중점으로 한 온라인 신선식품 쇼핑몰은 다른 오프라인 채널,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정기배송 형태가 소비자 편의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입장도 있겠지만 정기배송을 선택했을 때 할인을 적용하고 그 기간이 늘어날수록 할인율이 높아지는 가격 정책 자체가 소비자가 불편함을 무릅쓰고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선택받는 서비스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양질의 서비스로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콜드체인'을 필수 역량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콜드체인은 생산지-물류센터-소비자로 이어지는 상품 이동경로 동안 모든 시스템을 저온으로 유지하며 신선도 저하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콜드체인을 갖추면 제품 관리 역량이 올라가 직매입 구조가 가능하고 앞서 언급한 정기배송의 불편함과 제품 변질 극복이 가능하게 됩니다. 상품을 매입한 후 판매하면 고객은 획기적으로 단축된 배송시간과 높은 편의성을 얻을 수 있고 기업은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 영역에 한정하여 취급했던 상품군을 훨씬 넓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