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active Live Service의 과거와 미래(3): 생방송퀴즈쇼 서비스 운영사례

리모트몬스터

리모트몬스터, 생방송퀴즈쇼를 직접 개발해보기로 했다

미국에서 HQ Trivia가 나오고 중국에서도 유사 서비스가 천만 동접의 유래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소식이 한국에까지 들리던 2018년 1월, 리모트몬스터는 이것이야말로 그동안 꿈꾸던 리모트몬스터의 기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서비스라고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장 자신있는 방송스타일이었으니까

7초에서 10초라는 제한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야하고 정답자에게 현금을 나눠줌으로써 짧은 시간내에 다수의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시청자와 채팅과 퀴즈로 끊임없이 Interactive한 무언가를 주고받는 형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리모트몬스터가 가장 잘 하는 방송은 1초미만의 Latency를 기반으로 게임처럼 재미있는 방송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로토타입 개발하는데 단 하루

리모트몬스터는 이미 생방송 개발 운영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기존 생방송 앱 샘플에 채팅과 문제은행 그리고 퀴즈 오답체크 로직만 개발하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열정 충만했던 CEO 최진호는 밤을 새서 단 하루만에 혼자서 웹기반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해서 팀원들에게 시연하고 그 다음날 투자자에게 시연을 해버렸습니다. 리모트몬스터의 준비된 방송 기술과 Firebase의 실시간 Database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런 개발 속도는 불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당시 처음 Firebase를 써봤던 최진호는 개발하면서 리모트몬스터 만쉐, Firebase 만쉐를 불렀습니다.

앱개발 후 마켓에 오픈하는데 1주일

그리고 놀라울만큼 빠른 속도로 리모트몬스터 팀원들은 실제 앱을 개발했고 안드로이드와 iOS용 앱을 만들어서 배포하는데까지 고작 열흘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이렇게 빨리 개발해야했던 이유는 네이버에서 생방송퀴즈쇼를 출시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네이버의 잼라이브보다 빨리 출시하고 싶었지만 결국은 그들보다 이틀정도 늦게 출시하고 말았습니다. ㅜㅜ. 저희의 서비스 이름은 '와글퀴즈'였습니다.

와글 퀴즈는 제법 잼라이브 꿀리지 않는 미모의 진행자와 함께 했습니다!

개발은 쉬웠으나 나머지는 가시밭길

어쩌면 리모트몬스터같은 개발자 중심 회사에서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개발빼고 서비스의 거의 모든 것이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생방송퀴즈쇼는 알아서 돌아가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자금 확보, 마케팅, 방송 스튜디오, 방송 작가, 카메라, 조명, 오디오처리, 크로마키 효과, 특수 영상 제작, 퀴즈 진행자, 상금처리 등등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과제들이 산적해 있었습니다.

까짓거 해보는거다

일단 퀴즈 진행자와 방송 작가가 필요했습니다. 이건 보통의 엔지니어들만 있던 리모트몬스터가 도저히 해낼 수 없어보였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MCN업체와 아나운서협회등에 수소문을 해서 비주얼 괜찮은 분을 소개받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약 15분 방송하는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최대한 깎고 깎고 네고하고 부탁해서 아이돌 지망생인 여성분을 섭외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지금은 걸그룹 위걸스의 혜니님입니다. 2개월간 정말 성실하게 방송하신 분. 같이 식사해서 영광.

그리고 방송 작가 지망생인 대학생을 어렵사리 구해내기에 이릅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이 퀴즈 진행자와 방송작가는 그 당시 저희에게 과분할만큼 훌륭한 분들이었습니다. 작가와 진행자만큼은 경쟁사와 비교해도 감히 부족하지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영상 품질은 80% 이상이 조명과 카메라빨

당시 스튜디오에는 개인방송용 카메라는 있었지만 퀴즈쇼에 맞는 카메라는 또 다르더군요. 게다가 우리는 조명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조명 하나가 얼마나 영상의 품질을 좌우하는지 몰랐죠. 경쟁사보다 더 나은 영상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조명과 카메라 삽질을 했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부족해서 잼라이브 만큼의 영상 품질을 제공하지 못했던 것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무서운 시청자

역시 돈앞에 장사없달까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돈 아니었으면 동접 1000명을 찍을리가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꽤 빠른 시간내에 우리는 동접 1000명을 찍었습니다. 마케팅 비용을 이상하게 집행되는 바람에 우리는 제대로 온라인 마케팅을 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접 1000명이라는 숫자는 분명 이 콘텐츠에 마력이 있기는 한것 같습니다. 시청자는 무섭습니다. 퀴즈에 문제가 있거나 정답 처리가 안되거나 부활이 제대로 안먹히면 득달같이 성토를 합니다. 충청도에 사시는 어떤 시청자분은 아이큐가 160인데 백수로 퀴즈만 풀면서 사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한동안 해킹당한 것 아닌가 싶을만큼 저희 상금을 매번 쏙쏙 타가시더군요.

동접 1,000명을 처리한 WebRTC 방송 그리고 Interactive 기능들

그렇습니다. 우리는 동접 1000명의 생방송을 WebRTC로 해냈습니다. 국내에서는 당연히 유래가 없고 그 당시 해외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였습니다. 단순한 생방송이 아니었죠. 채팅과 퀴즈가 방송과 완벽하게 sync를 맞춘 서비스였습니다. 당시 경쟁사 서비스의 기술 총괄하시는 분도 저희의 마법같은 latency에 감탄을 하실 정도로 최소한 우리의 기술 자체는 시대를 앞서갔었습니다. 경쟁사의 latency가 7초일때 리모트몬스터는 1초였으니까요.

그러나 곳간이 비어갑니다

원래 생방송 퀴즈쇼의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입니다. 그런데 광고가 안들어옵니다. 서비스 출시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경쟁서비스가 등장했거든요. NBT의 더퀴즈라이브, 네이버 잼라이브, NHN 엔터테인먼트의 퀴즈쇼 등등 3-4개 이상의 퀴즈쇼들이 앞다투어 출시되면서, 다른 방송은 100만원 상금일때 리모트몬스터는 고작 50만원 상금, 더 시청자를 늘리기가 어려웠습니다. 매일 방송 촬영비용과 상금비용이 쌓이면서 CEO의 마음이 타들어갑니다. 그래서 출시 2개월만에 서비스를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배운 점

리모트몬스터는 2개월간의 생방송 퀴즈쇼를 운영하면서 앱개발과 마케팅(비록 실패했지만), 촬영, 스토리, 진행자 섭외, 방송 송출 인프라까지 거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해냈습니다. 그것도 고작 5명의 인원으로. 그 지옥(?)같았던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이제서야 그때 배운점을 정리해봅니다.

리모트몬스터의 WebRTC방송 플랫폼의 위대함

단순히 리모트몬스터의 기술이 경쟁사보다 700%빠른 1초미만의 latency인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리모트몬스터가 하루만에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열흘만에 앱을 오픈하고 무리없이 덩치 큰 경쟁사와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있었던 탄탄한 방송 플랫폼이 우리는 뿌듯했었습니다. 누구라도 리모트몬스터의 플랫폼을 이용하면 어떤 방송 서비스도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덕분에 그 이후 리모트몬스터의 방송기술을 이용한 고객들의 서비스가 늘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방송서비스는 돈없이 할 수 없다

알고 있었습니다. 방송은 돈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프리카TV같은 플랫폼이 아닌 하루에 15분짜리 퀴즈 방송은 그나마 돈이 덜 드는 편입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작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역시 방송서비스는 리모트몬스터같이 작은 스타트업은 버텨낼 수 없을만큼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생방송 퀴즈쇼 '와글 퀴즈' 이후에 리모트몬스터는 겸허하게 WebRTC기반의 생방송 개발 플랫폼으로서만 외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ㅜㅜ. 부자 서비스를 도와주는 사업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시청하면 이익을 주는 콘텐츠의 시대가 열린다

지금은 웬만하면 공중파 드라마가 시청율 10%를 넘기는게 우스웠던 시절이 아닙니다. 콘텐츠 제작 비용은 늘어가는데 시청자는 안모이고 자연스럽게 광고주 모시기도 더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세상에 공짜 콘텐츠가 너무 많아졌죠. 그때문에 넷플릭스같은 구독형 콘텐츠 플랫폼이 떠오르고 있겠죠? 하지만 머지않아 그런 플랫폼조차 경쟁이 치열해지면 생방송 퀴즈쇼처럼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수익을 나눠주는 시대가 열릴것입니다. 그 도구가 블록체인을 이용한 암호화폐가 될지 그냥 현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대는 자연스럽게 도래할 것입니다.

게임같은 콘텐츠의 시대가 열린다

생방송퀴즈쇼가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단지 돈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생방송에 게임형식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채팅정도에 머무르지 않고 생방송에 직접 참여하고 확실한 피드백(돈 혹은 정답/오답)을 받는 궁극의 Interactive Live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앞으로 생방송은 지금보다 더욱 더 게임의 요소가 가미되면서 기존의 노잼 방송 콘텐츠를 밀어낼 것입니다.

미래의 방송 서비스는 막대한 개발비용이 든다

또 돈 이야기입니다. 다만 개발 비용을 언급안할 수가 없습니다. 서비스를 오픈하면 더 이상 대단위의 개발작업은 없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청자가 원하는 다양한 퀴즈 형식을 맞추려면 끊임없이 기존 로직을 수정하고 개발을 해야합니다. 마치 온라인 게임에서 새로운 지도와 스토리를 제공하듯 마찬가지의 개발작업이 끝이 없이 이어집니다. 해킹의 시도와 어그로 시청자를 관리하기 위해서도 끊임없는 개발자의 밤샘이 이어집니다. 방송 기술 및 인프라 전문기업이었던 리모트몬스터는 어느덧 서비스 개발자들의 모임으로 재탄생해야했었죠. 그만큼 미래의 방송서비스는 훌륭한 개발자들이 팀 내에 존재해야만 성공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리모트몬스터의 미래

리모트몬스터는 와글 퀴즈라는 생방송 퀴즈쇼를 자체 플랫폼으로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의 방송 서비스가 어떻게 진화해갈지 적잖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준의 방송기술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 중에 있습니다. 리모트몬스터의 미래를 다음 글에서 풀어보려 합니다.

‘Interactive Live Service의 과거와 미래’ 시리즈

Interactive Live Service의 과거와 미래: Azar

Interactive Live Service의 과거와 미래: 혁신을 이끈 생방송 서비스들

Interactive Live Service의 과거와 미래: 생방송 퀴즈쇼 개발/운영 사례

Interactive Live Service의 과거와 미래: Live 2.0 그리고 리모트몬스터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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