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도 발산형/수렴형으로 나뉠까?
창업가는 보통 발산형이다.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나가는 과정은 힘들다. 불가능해보이는 난관을 극복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 전략을 생각해내야 한다. 티를 많이 안 내려 하지만 나도 발산형이다. 자고 일어나면, 샤워하면서, 지하철에서 멍때리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하지만, 위대한 창업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위대한 회사는 발산적 사고에 의해서 성공하지 않았다. 모두 하나의 완벽한 product를 기반으로 위대한 비즈니스를 일궜다. Warby parker, Facebook, Instagram, Google 등등... 완벽한 첫번째 product가 없었다면, 과연 우리가 아는 거대한 기업이 되었을까?
하나를 제대로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 래리 페이지 -
발산형 사업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이것도 만들고, 저것도 만들어서 위대한 회사가 10년 걸려서 만든 원대한 왕국을 시작부터 구축하는 꿈을 꾼다.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은 그들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제품이다. 고객은 창업자가 뭘 원하고, 그들의 비전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없다. 창업자는 먼저 고객이 원하는 바에 집중해야 한다. 고객을 위한 회사가 되어야지, 창업자를 위한 회사가 되서는 안 된다. 자칫, 모든 것을 팔려고 하다가 아무것도 팔지 못하게 된다.
하나의 첫 번째 product를 완벽하게 만들자.
경쟁 제품보다 10%가 아닌 10x로 압도하는 제품을 만들자.
그래야, 다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삼분의 일' 이야기
'홈클' 서비스를 종료하고,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 하면서 우연히 매트리스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때부터 완벽한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만들때까지 꼬박 1년이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아직도 더 완벽한 매트리스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
나는 누웠을때 몸에 생기는 압점을 모두 없애서, 마치 물위에 떠있는 무중력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매트리스를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 최고의 공장들을 연결하고, 천번이 넘는 레이어 조합 테스트를 해서 마침내 최종 제품에 가까운 매트리스를 개발할 수 있었다.
해보고 싶은게 너무 너무 많았지만, 모든 에너지를 첫번째 제품인 매트리스를 완벽하게 만드는데 집중했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집착했고, 제품은 매번 조금씩 개선되었다. 그리고 11번째 제품을 베타테스팅 했을때, 그토록 원하던 고객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첫번째 완벽한 제품 없이는 두번째 제품은 존재할 수 없다. '삼분의 일'은 두번째 제품을 만드는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더 완벽한 첫번째 매트리스를 만들기 위해서 고객을 인터뷰하고 제품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요약
마케팅 전략을 짜고, 상품군을 확대하고, 매출을 폭발시키는건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사실 첫번째 Product가 완벽하면 위의 목표 달성은 매우 쉬워진다.
먼저 첫번째 단추를 제대로 잠그자.
By 전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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