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기본요소 중 첫번째. 로고와 심볼만들기]
지난 2화에서 슬라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방향설정을 위해
브랜드 기본요소들이 적용된 현상황을 진단하고, 슬라운드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앞서 설정한 개발방향을 토대로 탄생한 브랜드 기본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먼저 가장 중요한 로고 개발 배경.
로고는 브랜드의 이름표 입니다. 앞서 멋있는 말들로 설정한 브랜드 철학과 핵심가치들을
이 작은 이름표에 어떻게 녹여내면 좋을까요?
1) 첫번째 개발 포인트 : 힘을 너무 빼지도 말고 주지도 말고 '균형찾기!'
단순히 예쁘고 보기좋은 이미지를 만들기에 앞서
슬라운드의 철학을 잘 꾀어낼 수 있는 이미지를 찾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슬라운드의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말로만 바라보면
진지하고, 정직하고, 집념있고, 전문적인 이미지들로 가득차서 매우 무겁게 느껴져요.
글자 그대로 진정성과 신뢰가 키워드니까 진지하게 궁서체? 장인처럼 볼드한 세리프로?
여러 서체들로 슬라운드를 바라보는데 무언가 계속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진정성과 신뢰와 같은 가치는 이미지로 포장하고 '나 믿음직스럽습니다. 진지해요.'하고
힘을 준다고 생기는 게 아닌 것 같았어요.
오히려 힘을빼고 덜어내고 담담하게 나의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모습,
포장하고 꾸미기보다 본질에 충실한 모습 등이 슬라운드가 추구하는 진정성과
좀더 가깝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볼드하고 장식된 느낌이 없는 산세리프 서체들로 다시 적용해보기 시작했습니다.
힘을빼려는 의도가 있긴 했지만 또 너무 베이직한 느낌의 이미지가 되어버리니
너무 약해보였어요. (슬라운드는 강한데..)
그래서 또다시 산세리프냐.. vs 세리프냐..의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사장님들은 나에게 많은 시간을 허락해주지 않는데..
조금씩 조급해지기 시작했어요..ㅋㅋ
그러다 문득 중도를 택해보기로 합니다.
바로 길산스(Gil Sans)!
20세기 모더니즘을 반영한 대표적인 두 가지 서체가 있습니다.
바로 독일의 푸투라(Futura)와 영국의 길 산스 (Gil Sans) 인데요.
두 서체 모두 타이포그래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서체들로 탄생 이후 현재까지
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전통성 계승이라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길산스는 전통과의 소통을 통해 탄생한 실험적인 서체입니다.
모던한 산세리프의 기하학적인 형태와 골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세리프가 가지고 있는 모양과 비례를 그대로 적용한!
즉, 산세리프의 간결함과 세리프의 우아함을 잘 조화시킨 '융합형 서체' 입니다.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모더니즘의 일환인 '실험 정신'에 기인한 시도라고도 평가받고 있고,
일반적인 모던서체들과 비교했을때, 보다 무게감 있는 비례임에도 불구하고
투박하기보다 은은하고 우아한 느낌이 듭니다.
슬라운드에 적용해보니 기본적인 산세리프보다 힘이 좀 더 생긴 느낌이에요.
다만 길산스의 'S'에 세리프의 붓터치가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
스르르 잠드는 편안한 인상을 담기 위해 좀더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형해서 적용했습니다.
1) 두번쨰 개발 포인트 : 기본과 기준의 차이!
일단 길 산스로부터 중도의 균형점을 찾은것 같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슬라운드에
밀착된것 같지 않았어요. 특히 'S'를 부드럽게 변형하고 나니 뭔가 힘이 부족한 느낌..
슬라운드는 베이직 하면 안되는데.. 좀더 고집이 필요해.. 매트리스도 고밀돈데..라며
곰곰히 생각해다가 문득 '기본과 기준'이라는 단어가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슬라운드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고객들의 리뷰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많은 고민을 통해 신중하게 구매한 슬라운드 매트리스가 '좋은 매트리스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기준'이라는 이미지를 좀더 강하게 표현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어떻게 시각화 할 것이냐는 고민하다가! (고민이 정말 끝이 없네요..)
기본과 다르게 기준은 명확한 지점이 있다는 포인트에서 직관적으로
'기준점'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 image 04 - 기준점 뜻
(계산하거나 측정할때 기준이 되는 점 / 어떤 것을 할 때 기준이 되는 생각이나 사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슬라운드는 이름표에 점 (dot)을 데리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슬라운드가 좋은 매트리스의 기준입니다!ㅋㅋ
한편, 심볼이미지 보다는 워드마크 타입의 로고가 여러 터치포인트에 활용도가 높아서
워드마크타입을 메인 로고로 사용하기로 했지만, 웹이나 모바일의 프로필 썸네일에서는
워드마크타입이 가독성이 떨어졌습니다.
(인스타, 카카오톡, 페이스 북 등을 보면 작은 동그라미에 이름표를 넣어야 하죠)
그래서 웹, 모바일, 원형 썸네일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심볼타입의 모노그램을
추가로 계획했습니다.
'기준'이라는 컨셉을 표현하기 위해 도장을 꽝 찍은 이미지에서 모티프를 얻었고,
Slound의 'Sleep soundly'라는 부드러운 어감을 전달하려고 열린원의 형태를 적용했습니다.
힘을빼지도 주지도 말고, 균형점 찾기! 라는 미션을 통해 슬라운드의 로고와
모노그램이 새로 탄생했습니다.
다음화에서는 슬라운드 아이덴티티 컬러에 대해 이어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미 어느정도 보여지긴 했지만.. 아직 포인트 컬러는 공개가 안되었어요!)
파랑파랑+엄격군청 슬라운드가 좀 더 편안하고 진정성 있는 색을 보여주게 되는 과정을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