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인재경영의 철학에 이어서 이번에는 인재경영의 철학을 바탕으로 '실제 인재경영의 제도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인재경영 Cycle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인재경영은 기본적으로 선발--> 배치--> 개발--> 유지라는 프레임으로 HR제도를 세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프레임은 자칫 잘못하면 실제 대상이 되는 직원들이 아닌 운영하고 있는 인사팀 중심으로 세팅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직원 관점에서 키워드를 바탕으로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어떻게 좋은 사람을 뽑을 것인가?
5. 성과날 수 있는 업무 구조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6. 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코칭은 어떻게 할 것인가?
7. 직원들을 동기 부여하는 평가와 보상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8. 궁극적으로 직원들이 일하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욕구를 채워줄 것인가?
만약 이러한 질문에 정확한 답과 제도가 인재경영의 철학과 얼라인 되어 잘 실행되고 있다면, 조직의 인재경영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팀의 리더로서도 이러한 관점에서 팀원을 관리하는 관행들이 정리되어 있다면 팀의 경쟁력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을 것입니다.
하나하나의 주제가 매우 크고 논란이 많은 이슈이기 때문에 주제별로 이야기를 다루겠지만, 오늘은 가볍게 어떤 식으로 철학과 연결시킬지에 대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4. 어떻게 좋은 사람을 뽑을 것인가?
사실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채용입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을 채용하느냐?'가 '어떤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보다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리더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을지에 고민이 매우 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어려워하시는 리더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어떻게 채용공고를 내야 하는지?' '어떻게 면접을 봐야 하는지?' 고민을 하고 계시지만, 실제 이러한 노력들이 좋은 인재를 뽑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만약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각자의 탁월한 강점이 있는 존재로 보았고 조직이 원하는 조직문화와 적합한 리더십의 유형과 요구가 있다면,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뽑고 싶은 인재상과 핵심역량에 대한 정의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이것이 없습니다. 핵심역량이 있지만 대부분 가짜 핵심역량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너무 보편적인 단어를 쓰거나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에 맞지 않는 듣기 좋은 역량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이러한 핵심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구조화 면접도 세팅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연하게 찾아오는 어려움은 면접관들의 역량이나 경험에 따라 직관에 의해 괜찮아 보이는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그러한 결과로 회사는 조직에서 원하지 않는 인재가 들어오는 확률, 즉 채용 적합도가 매우 낮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누적되면 채용과정에서 면접관들이나 채용절차에 실망하게 되고 채용 브랜딩도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좋은 인재들을 더 뽑기 어려워집니다.
만약 정말 우리 회사에 잘 맞는 좋은 사람을 뽑고 싶다면, 다음 질문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우리가 진짜 뽑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Q.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사람을 판별하고 있는가?
Q. 면접관들은 이러한 사람을 뽑을 수 있는 판별 능력이 훈련되어 있는가?
5. 성과날 수 있는 업무 구조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무인양품의 전 CEO인 마쓰이타다미스는 '노력하면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 많은 회사들은 직원들의 역량을 50% 미만으로 사용되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불필요한 회의가 많거나 비부가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동의되지 않은 주장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의 대부분을 쓰고 있고, 이로 인해 최악의 업무 생산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하지만 알면서도 이런 것들을 개선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알면서도 개선하지 않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알면서도 개선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업무의 구조와 관행이 대부분 문제가 많고 좀 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구조에 대해서 리더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리더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새로운 제안이나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흘려 듣거나 쉽게 무시합니다.
그럴듯한 말들과 괜찮아보이는 관점은 제시하지만, 리더가 업무의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아이디어 차원에서만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리더가 업무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알거나, 마이크로매니징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업무가 어떤 프로세스로 어떤 사람이 어떤 역할을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업무가 가장 효율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업무의 구조를 넘어서 직원들이 의욕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잡크래프팅의 영역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일의 정의를 직무기술서가 부여하는 것보다 더 크게 보고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잡크래프팅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리더의 역할입니다. 잡크래프팅에 대해서는 뒤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열심히 일했을 때, 성과가 나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리더의 역할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업무 관리의 기술 또는 성과관리 프로세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성과와 생산성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인재경영의 중요한 관행입니다.
6. 직원들의 성장을 돕는 코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직원들을 코칭하는 게 어렵지 않으십니까?'
왜 이렇게 직원들을 코칭하는 것이 어려울까요? 크게 두가지로 이유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대화 과정 중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실 리더로서 직원들과 하는 코칭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보통 비슷한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이 발견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언제인지 알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평소에는 매우 따뜻한 리더의 모습이더라도 마감기한을 넘기면 매우 공격적인 리더로 변하는 리더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일의 마감기한이나 퀄리티에는 관대하게 대하다가도 리더의 말에 불평을 하는 직원들을 대할 때, 태도가 180도 변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리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대화나 코칭의 장면에 들어갈 때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 또는 갈등이 생기는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실제적인 대화(코칭)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코칭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실 코칭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직원의 성과 개선이나 직원의 성장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현장에서 만나본 리더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동기로 코칭에 접근하는 경우를 많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좋은 상사처럼 보이는 것이 코칭의 목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코칭을 통해 내가 원하는 목적을 이루거나 나의 주장을 강하게 설득하기 위해 코칭을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실제로 코칭이 긍정적인 퍼포먼스를 가져오지 않을 확률이 매우 큽니다. 오히려 직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시간 뺏기나 직원들의 창의성을 제거하는 꼰대의 잔소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더는 코칭의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다만, 코칭을 하는 경청이나 질문의 기술에 국한된 것이 아닌 직원과 팀원의 성과와 성장을 관리하는 매우 체계적이고 건강한 대화의 기술을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7. 직원들을 동기 부여하는 평가와 보상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보통 잘 나가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보면 평가와 보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십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정적인 문제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더 많은 보상과 인센티브를 통해 직원들을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신화에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보상을 위해 평가에 시간을 매우 많이 쏟고 있는데 직원들은 이것 때문에 더 일하기 싫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생각보다 우리가 받고 있는 많은 인센티브의 제도들은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발표되고 있는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센티브가 오히려 혁신성과 생산성을 떨어 뜨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센티브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정확한 평가제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평가제도는 인센티브라는 요소와 결합되는 순간, 어느 누구에게도 공정하지 않는 제도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인센티브와 연결된 평가제도는 직원들의 정치적인 성향을 매우 부추기고 일의 의미나 혁신성보다는 형식적이고 의미 없는 과업에 시간을 많이 쏟게 만듭니다. 그래서 결국은 조직의 경쟁력은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전보다 쇠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가와 보상을 어떻게 분리시켜야 하는지?' '어떤 관점으로 보상을 운영해야 하는지?' 직원들의 욕구 관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평가는 보상의 도구가 아닌 성장의 도구로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진짜로 기대하는 직원들은 외적인 보상이나 압력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직원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의 탁월함을 가지고 있고 자신만의 의미 있는 가치를 가지고 조직에 기여하고 공헌하는 존재를 원한다면 평가와 보상에 대한 관점부터 우리가 만들어가고 싶은 인재경영의 철학에 얼라인 시켜야 합니다.
8. 궁극적으로 직원들이 일하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욕구를 채워줄 것인가?
한 사람의 리더로서 조직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무엇일까요?
리더가 어떤 역할을 할 때 조직의 생산성이 가장 크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4차 산업혁명 이전까지의 시대라면 마이크로매니징이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혁신성과 창의성, 조직원 모두가 각자의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내야 넘을 수 있는 혁신의 시대라면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조직원의 몰입도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특별히 워라벨 시대, 주 40시간 시대가 시작되면서 직원들의 일에 대한 헌신에 대한 개념부터 완전하게 바뀌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시간만 채우고 회사의 생산성에 책임을 지지 않은 직원들의 모습을 봐야 할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리더들에게 필요한 가장 큰 리더십의 요소는 '몰입도' 관리입니다.
'요즘 직원들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
'요즘 세대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너무 낮아'
이런 이야기는 어쩌면 현시대를 살아가는 리더들의 가장 큰 고민일 수 있지만,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직원들에게는 단지 '꼰대'같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이 너무 열정적이지 않다는 표현보다는 어떻게 하면 일에 열정을 갖고 싶게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몰입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그 비몰입의 요소를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비몰입의 요소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일에 몰입하고 행복한 직원을 만들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몰입 요소들을 이해하고 각각의 요소들을 관리하고 도와주는 것이 '의사소통 능력' '정직성(겸손)' '피드백 스킬' '서번트 리더십' 등의 피상적 리더십 역량보다 훨씬 현실적인 솔루션입니다. 그래서 '인정' '소속감' '자율성' '성장' '성취' '의미' 등의 몰입 요소 각각에 대한 관리 능력이 리더십의 역량에 정의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다루어 내는 스킬은 조금씩 다를 수 있고 개인마다 강약점이 존재할 수 있지만 몰입의 요소는 모두 이해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다루어야 할 주제들을 간단하게 이슈화하여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니 조금은 루즈하고 내용이 길어진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들은 미리 진지하게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재경영의 철학이 실제로 어떤 제도와 관행에 녹여서 나타날 수 있는지? 실제 운영하고 있는 제도들은 어떤 철학적 배경으로 나타나고 있고, 어떤 주제의 맥락에 포함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하나의 주제를 깊이 다루기 전에, 인재경영의 철학과 제도/관행의 프로세스를 보시면서 한 번 우리 회사의 인재경영은 어떤 철학과 제도로 운영되고 있지는 점검해보시면 어떨까요? 혹은 우리 팀의 인재경영의 실체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시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