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신의 직장이라고 하지만 모두에게 맞는 기업은 없습니다. 꿀카 김건무 이사도 그랬습니다. 누군가의 부러움을 사는 대기업에 다녔지만 그에게 맞는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가슴이 더 이상 뛰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부터는 주저 없이 전부터 가고 싶었던 스타트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꿀카의 김건무 마케팅 이사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중고차 직거래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꿀카에서 마케팅, 홍보, 세일즈,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 전에는 삼성에서 국내 영업 마케팅을 담당했고, 대학교 다니면서 출판사 일도 잠깐 했었고요. 그때 기획과 영업을 했고, 표지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를 해 디자인 공부도 많이 했어요.
Q. 평소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으세요?
대학에서는 철학이나 문학을 많이 공부했었고요. 친구 중 한 명이 CPA 공부하던 친구가 있어 친구 따라 1년 정도 공부를 하다가 이 공부와는 안 맞는구나 싶어 그만뒀죠. 제가 하나만 하는 성격은 아니라 공부와는 적성이 안 맞았어요. (웃음)
Q. 서울대학교 출신이신데 공부와 적성에 안 맞는다고 하시니까 머쓱하네요. (웃음)
문학과 책을 좋아해 그때는 열심히 공부해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했는데요. 막상 공부 자체에 흥미가 많이 없어 후배들이 걱정할 정도로 출석률이 저조했어요. 성격 자체가 흥미를 느껴야 빠져서 주체적으로 하는 거 같아요.
Q. 대기업에는 어떻게 취업하게 됐나요?
대기업은 한 번 들어가야겠다 생각은 했어요.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야야 제가 사업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실제로도 삼성 들어가기 전과 후에 많이 달라졌어요. 실제로도 삼성에서 많이 배웠어요. 지금 제가 일하는 방식 대부분을 삼성에서 배운 거 같아요. 비즈니스에 임하는 게 지식이나 이런 부분들은 충분히 학습할 수 있지만 태도는 기업에서만 배울 수 있는 업무와 문화라는 게 있잖아요.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지만 할 일만 똑바로 해라고 한다던가 칼퇴를 하건 야근을 하건 정해진 시간에 원하는 결과물 이상만 내놓으면 된다고 배웠어요. 그래서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도 거의 그렇게 이야기해요.
Q. 대기업을 그만두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개인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사고했는지에 대한 가치보다는 실제 결과물이 회사의 매뉴얼과 프로세스에 맞춰져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항상 적당히 해오던 수준으로만 해내는 것에 익숙해지는 제 모습을 보는 것이 싫었습니다.
Q. 꿀카에 합류할 때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대표님과 사업 얘기를 가장 많이 나눴어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장벽들이라던가 여기에서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나올지 다각도로 검토를 많이 했었죠. 결국에는 저희가 주려는 게 신뢰에 맞춰져 있었거든요. 저희가 얘기한 모든 시장 중에서 가장 신뢰가 부족한 게 중고차 시장이었던 거 같아요. 우리가 신뢰라는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으면 이 시장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겠다 생각을 한 거죠.
Q. 어떤 팀원이 꿀카와 잘 어울릴까요?
일하면서 언성 높아지더라도 몇 분 뒤에는 금방 풀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자기주장이 강하면서 고집을 부릴 줄도 알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노력도 하되, 언짢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저는 반대적인 입장을 취해 합의점을 도출해내는 성격이거든요.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하는 그런 분위기를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꿀카에서 어떤 꿈을 꾸나요?
저는 마케터로 들어왔지만 현장 영업 안 해본 마케팅은 공허한 소리라고 생각을 하고 현장 영업을 안 해본 마케터들은 뜬구름 잡는 소리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꿀카에 들어왔던 것도 현장 일과 사무실 업무 둘 다 해볼 수 있겠다 싶어 조인을 하게 된 거고요. 그것보다 조금 더 나가면 마케터는 디자인을 할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마케팅이라는 게 결국 수치를 끌어올리다가 아니라 그 수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기획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요. 디자인적인 부분도 제가 하겠다고 했던 그런 부분도 있었고요. 또 마케팅하는 사람들은 코딩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구체적인 기획 던져주고 물어줄 수 있는 마케터가 될 수 있는 게 최종 목표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