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떻게 자란다에 오게 되었나요?
카노 : 저는 자란다 오기 전에도 스타트업에서 일했습니다. 물론 분야는 다르지만, 자유롭게 일하고 저만의 페이스로 사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크고 경직된 조직보다 작고 유연한 스타트업이 더 잘 맞아요. 먼저 다니던 회사는 규모가 팽창하면서 여러 이슈들이 생겨났는데, 그 때는 어리고 미숙한 마음에 ‘조직에서의 고생은 나중에 하겠다’며 호기롭게 직장을 그만두었죠. 혼자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하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서 (웃음) 만나게 된 곳이 자란다입니다. 면접 왔을 때 극초기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사실 망설임도 없잖아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와 ‘대학생’ 두 그룹이 함께 성장한다는 회사의 비전이 좋아서 결국 조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팀 내에서 밑그림부터 그려나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이토록 총체적인 경험을 어디서 또 할 수 있을까! 그런 거죠.
예삐 : 제 전공 특성상 현장 연구가 필요해서 여러 곳을 알아보는 중에 대학생과 교육 그리고 보육까지 연결한 자란다 서비스를 발견하였습니다. 동종업계 서비스들 중에서 왜인지 가장 ‘인간적’으로 느껴졌어요. 구성원이 되어 일하다 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직접 아이들을 만나는 자란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일지도 열심히 기록하고 피드백도 굉장히 열심히 했습니다. 그랬더니 에이스 선생님 간담회에 저를 불러주시는 거예요! 자란다 팀 구성원들은 모두 사명을 가지고 현실의 꽁꽁 묶인 매듭을 풀어나가는 분들이었습니다. 자란다 팀에 합류해서는 회의시간 ‘서기’ 일부터 시작했어요. 저는 방대한 자료를 잘 기록하고, 정리하고, 분석하고 다듬는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리서치, 데이터 분석, 서비스 프로세스 구현 등을 하고 있고요, 카노 님과 무비 님과 팀을 이룬 것은 올 봄부터이네요.
무비 : 저는 원래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예비 선생님이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시험일정을 변경하고 보니 휴학 상태인데다 수입이 요원해서 여러가지 일을 찾게 되었는데요. ‘알바’를 알선하는 온갖 플랫폼 속에서 우연히 자란다를 찾아내어 지원을 하고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세상에, 사무실이 구글 캠퍼스 서울(스타트업 공유오피스)에 있는 게 아니겠어요? (웃음 - 현재는 개포동, 2019년 1월 양재동으로 이사 예정) 게다가 미션을 향해 전진하는 자란다 멤버들이 얼마나 프로페셔널해 보이던지. 우물 안 개구리였던 교대생에게는 별천지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성들의 사회 이슈를 보고 듣긴 했어도 문제 해결에 직접 뛰어든 분(=대표님)을 처음 봤어요. 실은 파트타임 업무를 제안받았는데, 제가 감화감동하여 넘치는 의욕으로 풀타임 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학생 선생님을 위한 가이드 작업으로 시작해서 제품팀으로 합류했고요, 현재 서비스 디자인과 UIUX 업무를 배우고 있습니다.
Q. 팀으로 함께 일하면서 어떠세요?
카노 : 일단 제가 자란다에 들어오면서 마인드가 바뀐 것이 있어요. 예전에는 기술이나 시스템 구현이 안되어 있는 걸 무척 답답하게 여겼고, 개발만 되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될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자란다에 와서 하나씩 짚어나가다 보니 기술적인 것보다는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과 체계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오히려 ‘이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 팀 멤버들과도 그렇게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자신이 압박이나 주입 당하는 것을 싫어해서 (웃음) 다른 분들에게도 사수이거나 아니거나 관계 없이 동료의 이야기로 풀어가려고 노력하고요. 대신 제가 맡은 범위 안에서 책임을 지고 다른 분들에게까지 넘어가지 않도록 하려고 합니다. 예삐 님은 정리와 수집 능력이 정말 탁월한 사람이에요. 세심하고 디테일한 변수를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무비 님은 학습 능력이 굉장히 빨라서 업무에서나 일상에서나 빛을 발해요. 두 분 다 지나치게 겸손합니다.
예삐 : 막상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에는 꿈꾸던 이상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어요. 업무를 하나씩 배우면서 저의 장단점이나 개선점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고요. 각자 맡은 일만 하기 바쁘다가 올 4월부터 본격적으로 팀이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큰 안정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속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은 아니에요(웃음). 다만 서로 상의하고 공유하고 같이 고민하며 나아가는 동료들이 생겼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흔히 경험하는 불합리함들을 이 팀에서, 그리고 자란다 안에서는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네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관계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분들이신 듯 합니다. 카노 님이요? 워낙 논리적이고 치밀한 분이셔서 우리끼리 혹시 인공지능 아닌가, 얘기도 해요. 배울 점이 정말 많습니다. 무비 님은 신뢰를 갖게 만드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분인데, 이 점이 저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공교육에 들어가 큰 영향력을 끼칠 분이잖아요.
무비 : 저희 팀 유쾌해서 정말 좋아요. 일상에서만 유쾌한 게 아니라 일할 때에도, 회의를 할 때에도 특별한 에너지가 있어요. 조금 힘들 때에도 서로 이끌어주는 힘이 됩니다. 그리고 업무에 대한 내용 전달이 굉장히 명확하면서도 존중하는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요? 다음 단계로 가려면 무엇을 하면 좋겠다, 라는 내용을 뚜렷하게 가이드 받을 수 있고 그러면서도 저의 부족함에 대한 비난이나 지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점수와 등급에 치여 살다가, 무려 직장인데 이런 공동체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잘한 점과 개선할 점으로 알려준다는 점, 그 덕분에 제가 비전이 생겼는데요. 학창 시절에는 꿈이 생기면 비전이 생긴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알았어요, next step 을 볼 수 있으니 비전이 생긴다는 것을요. 성장과 존중, 그게 저희 제품팀의 핵심 키워드인 것 같습니다. 멤버 역량이 뛰어나서 그래요(사실 그건 디폴트죠).
Q. 자란다 팀과 자란다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한마디씩 남겨주세요.
카노 : 자란다 팀 구성은 일단, 목표지향적이고 올인 스타일의 대표님과 성실하고 사람 좋은 멤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두 함께 뛰고, 누군가 좀 쳐지거나 앞서 가더라도 방향과 속도를 같이 맞추려고 애쓰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스타트업 특성상 여러 변화가 계속 생기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란다의 핵심은 아이들과 대학생들인데, 이 두 그룹 모두 성장이 필수적이에요. 시행착오와 경험 자체가 앞으로의 삶에 자양분이 되는 거죠. 양쪽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예삐 : 자란다 구성원들은 모두 이타적이에요. 서비스 자체가 이타적인 서비스여서 그런가? 라고 생각해 봅니다. 사회가 해결하지 못하는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민간 팀이 이렇게 애쓰고 있다는 사실에 매일 매일 감동합니다. 저 역시 한 명의 일하는 여성으로 제가 이 사회에서 가정을 이루고 고군분투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사회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듭니다.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세상을 열어주는 것 뿐 아니라 대학생들에게도 더 넓은 시야를 열어준다는 점이 자란다 서비스의 또다른 장점이라 생각해요. 상호작용 스킬도 상승하고 한 사람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에 꼭 필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무비 : 자란다 서비스와 자란다 운영팀이 하는 일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사람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놀이 선생님에게도, 그리고 자란다 팀의 멤버로서도 ‘성장’은 늘 중요한 이슈입니다. 육아, 돌봄, 놀이, 숙제 이런 키워드 때문에 단순하게 아이에 대한 면만 시선을 받을 수 있는데 실은 자란선생님으로 얻게 되는 경험의 폭이 굉장히 커요. 그리고 한발짝 더 들어와 이러한 연결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멤버들은 끊임없이 타인의 성장을 고민하고, 회사에서는 그런 각 구성원의 성장과 미래를 고민합니다. 자란다 멤버여서 가장 좋은 점은 누군가를 위한 조금 더 특별한 헌신과 준비가 도처에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누군가와 함께 나의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어 : 마음씨
자란다 안에서는 서비스 전략기획을 하고, 밖에서는 프로 민원러 헤비 유저 역할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와 공동체에 깊은 관심이 있고, 워라밸을 인생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일곱 살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