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네트워크는 어디를 가든 네트워크는 꼭 필요하고 어디에나 있다는 게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선배님들이 컴퓨터로 열심히 실습하시는 모습도 정말 멋있었어요! 제 성향이랑도 잘 맞아서 공부도 재미있게 했었고 이쪽 분야로 잘 모르는 사람한테 설명해 주는 과정도 재미있었어요. 대회에서 수상했던 경험이 있어서 선생님이 모교 후배들한테 교육을 해달라고 멘토 요청을 하셨거든요. 그때 후배들을 한 명 한 명 봐주면서 각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과제 수행 능력에 따라서 숙제를 내줬어요. 어려운 부분은 비유를 해가면서 이해하기 쉽게 도와줬어요. 네트워크를 억지로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 자체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줬던 것 같아요. 저도 물론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후배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뿌듯해져요. 제가 내주는 과제를 잘 따라오던 친구가 있는데 결국 그 친구가 금메달을 수상했는데 그때 가장 보람있었어요.
대회에 나가서 수상까지 하셨군요! 그 스토리가 궁금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IT네트워크 시스템 동아리에 가입해서 산업인력공단에서 개최하는 기능대회를 준비했어요. 대회는 모두 개인전이었고 학교에서 추천한 7명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어요. 지방대회는 3일동안, 전국대회는 5일간 진행했는데 지방대회에서 수상을 한 사람만이 전국대회에 진출할 기회가 주어져요. 저는 첫 지방대회에서 2등을 했지만 그 다음 전국대회에서 수상을 못 했어요. 상을 타고 싶은 조금의 욕심도 났지만 그동안 제가 열심히 할 수 있을 만큼 즐기면서 공부를 했더니 다음 지방대회에서 1등하고 전국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아냈어요. 애초에 네트워크가 적성에도 맞았고 흥미가 있었으니까 공부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받는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입학했을 때 선배님들이 공부 자료를 정리해 놓은 게 하나도 없어서 전달받은 핵심 공부 자료같은게 없었어요. 그래서 같은 동아리 내 친구들과 각자의 분량을 맡아 스스로 공부 한 후, 서로에게 자료를 공유하고 설명하며 지식을 키웠는데 그런 소통의 과정이 재미있어서 즐겁게 공부했었던 기억이나요.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하신 기업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실무를 하며 더 배운 점이 있나요?
중앙행정기관에서 관리하는 건물의 본관과 별관 네트워크를 유지보수하는 일을 했어요. 사수가 1개월동안 인수인계를 해주셨는데 그 사수 분도 그 전에 계셨던 분이 자료만 전달하시고 인수인계를 제대로 해주지 않고 간 상황이었어요. 저도 마찬가지로 깊이있게 파악하지 못하고 실무에 투입되었어요. 다행히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특히 별관에 L3, L2를 관리했는데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IPT라는 전화기 업무와 보안 업무 서브도 했었죠. 보안은 학교에서 배우지는 않았지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맡았던 보안 업무라서 무리 없이 실무를 할 수 있었어요. 실무에 문제가 없었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어서 혼자 더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관심있는 분야가 있고 더 공부하고 싶으면 찾아서 공부하는 성격이기도 해서 네트워크 정보를 다루는 카페에 가입도 하고 카페에 올라온 세미나 홍보를 보고 직접 찾아가기도 했죠. 한창 클라우드가 대세였을 때 직접 메모리나 하드웨어 장비 없이 데이터 공간을 빌려서 쓴다는 점이 새로웠어요. 점점 더 흥미가 생겼고 그때 세미나를 자주 갔던 것 같아요. 세미나를 다녀오고 나면 이렇게나 다양한 기술도 있고 이런 식으로 응용해서 사용될 수도 있구나 하고 배워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종종 참관했어요.
이전 기업의 문화는 본인과 잘 맞았나요?
팀원들은 좋았지만 아무래도 공무원이 중심이 되어서 수직적으로 운영되었어요. 그래서 뭔가 새로운 제안이나 의견을 내면 상사 분들이 승인을 해주지 않을 것 같다며 거부당하는 게 일상이였어요. 오더를 주실 때도 명령조가 많았고 정해진 틀에 짜여 있는 환경이 저한테는 답답하게 다가왔어요. 입사를 할 당시에 네트워크 업무를 할 수 있겠냐는 제의를 했는데 막상 입사하고 나니까 PC, 보안, IPT, 네트워크 모든 면을 제가 맡고 있었어요. 제안하셨던 일 보다 조금 과중된 부분이 있었어도 크게 스트레스 받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업무가 체계화 되어있지 않으니 저 다음으로 오실 분들은 혼란이 생길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마침 기관이 서울에서 세종으로 옮기는 시기여서 서버에 장애도 많았고 구축할 것도 많았어서 그때 한창 일이 많고 혼잡했었어요.
유지보수팀은 대부분 30대 초반이시고 제 또래 한 명이 있어서 의사소통은 문제가 없었지만 역시 너무 고착화 된 체계가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무언가 만들어내거나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걸 좋아해서 네트워크 구축도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는 편이거든요. 그런 반면에 회사에서는 시키는 것만 해야 해서 괴리감이 들었어요.
한 번은 본관과 별관에 수 백대가 있는 스위치 장비를 관리하기 위해 한 대 한 대씩 접속을 했었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SDN이라고 해서 연결을 한번에 통합해 관리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보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담당자께서 아마 상사분이 허용하지 않을 것 같고 하더라도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다고 말씀하셔서 그 의견은 제제당했죠. 그때 좀 착잡했던 기억이 나요.
네트워크 산업군 기업도 다양한 직무와 문화가 있을텐데 희망하는 기업 상이 있으신가요?
취업을 할 당시에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상태이니까 기업 측에서도 걱정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스킬이나 적응력, 커뮤니케이션 측면으로 제게 원하는 것이 많을 수도 있고 불명확한 것도 있을텐데 먼저 그런 걱정을 안하실 수 있도록 제가 행동하려고 해요. 저도 물론 입사 후에도 갑보다는 을로써 일을 하게 될 지모르겠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먼저 행동하고 보여드리면 그분들의 신뢰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동시에 과도한 직급 체제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으면 좋겠고 갑과 을이 동등하게 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요즘에는 다양한 도전의 기회가 주어지고 근본적인 목적을 가지고 또렷하게 나아가는 회사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본인만이 즐기는 취미활동이 있나요?
운동을 좋아하고 그만큼 운동을 많이 해서 MMA종합 격투기를 했었어요. 바로 격투기에 도전한 건 아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주짓수를 배우고 그 다음으로 MMA로 넘어갔죠. 다양한 운동 중에 주짓수를 선택했던 건 다른 운동에 비해서 생각을 많이 해야한다는 점에 끌렸어요. 여러 가지 기술을 조합하다 보면 독창적인 기술이 많이 나오거든요. 그냥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것 보다 새로운 기술도 배우고 접하면서 운동도 하고 재미도 느끼고 싶었어요. 운동은 고등학교때부터 일을 다니고 난 후까지 약 3년동안 했네요. 그리고 수영은 2개월 정도 했었고 가끔 바다를 방문할 때면 서핑도 즐기곤 해요.
여행을 좋아하시나 보네요.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씩 어디를 가고 싶은지 정해서 다녀와요.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 작년에 처음으로 해외로 말레이시아에 친구랑 다녀왔죠. 보통은 드넓은 바다를 보러 국내 여행을 다녀요. 지하철로 한번에 갈 수 있는 길은 어디인지 찾아서 여행을 다니고 가끔은 제가 운전해서 가긴 해요. 새로운 지역과 풍경을 접한다는 매력과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한다는 게 여행의 주 목적이죠.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는데도 여행을 다녀오면 머리가 맑아져 있어요.
평소에, 혹은 여행을 가면 주로 어떤 생각을 많이 하나요?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종종 명상도 해요.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겠지만, 철학자의 명언으로 시작해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요. 예를 들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언을 시작으로 생각해 나가기 시작하면, 그렇다면 사람은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하니까 동물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가? 이런 식으로 가지를 치면서 액가을 많이 뻗어나가죠. 혹은 보고 있는 책에 어떤 인상깊은 문장이 딱 있으면 그걸 토대로 해서 가지를 치기도 해요. 저한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을 하면서 생각을 이어가는데 이런 생각은 적는 노트가 있어요. 일기장 겸 생각을 담는 노트인데 쓰기로 마음을 먹고나서 1년 정도 꾸준하게 써왔어요.
일을 하면서 이런 논리구조가 정말 많이 도움돼요. 무언가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해결하지 라는 질문을 저한테 던지고,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 또 많은 질문을 던지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이 일하면 좋을 것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면 좋겠나요?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피드백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저를 포함해서 누구 한명의 의견이 무조건적으로 맞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서로가 계속 건강하게 피드백하고 반대 의견도 내면서 다양한 대안이 나오고 좋은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무조건 위에서 오더가 내려오는 대로 일하는 수동적인 자세는 피하려고 해요. 팀원이 아무리 좋은 의견을 내도 반영이 안되는 걸 보면 정말 속상했거든요. 그만큼 수용하는 자세와 유연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파트너로 같이 일한다면 시너지를 낼것같아요.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팀원과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을 분명하게 알면서 일하는 목적과 동기가 있는 사람을 좋아해요. 어떤 작업이든 기획하고 구축하려면 그 작업을 하는 동기와 목표가 명확해야 그만큼 퍼포먼스도 확실히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일할 때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이면 저랑도 잘 맞고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도 잘 될거에요.
본인은 팀원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자신감 있고 주도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 사람을 믿고 서포트 해주면 배울 점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팀원이 되고 싶어요. 같이 일하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나도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게되면 저도 더 열정을 가지고 일할거에요.
본인의 성격을 피드백 해 본다면?
비즈니스적으로 추진력이 있는 것 같아요. 태니지먼트에도 나타났지만 무언가 이루고 싶은 결과물이 생각나면 그 결과물의 근본을 생각하고, 어떻게 실행해 나아가야 할 지 생각해요. 저는 불가능 할 것 같은 것도 계속 고민하고 보완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불가능해 보이니까 하지 말아야지 라는 자세가 더 위험하다 느껴요. 그래서 공적으로 꼭 필요한 말은 자신감 있고 확실하게 표현하지만 평소 친구들하고는 많이 들어주는 쪽이에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너 대단하다, 열심히 하는구나 라는 좋은 말도 듣고 잘 들어준다는 말도 들어요. 그리고 가끔은 그 친구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진심어린 조언도 해줘요. 받아들이는 친구도 고맙다고 해주니까 꼰대랑은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친구나 후배들한테 멘토링을 했을 때도 그 수업을 통해서 성장하는 걸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런 마음에서 나오는 조언 같아요.
그리고 어색함을 잘 느끼지 않아서 새로운 사람하고 금방 사귀어요. 가볍게 이야기 나누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에 있어서는 두려움이 없어서 금방 적응 되니까 학교에서 선배든 친구든 트러블이 생겼던 경험은 없네요.
채용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지원자의 어떤 면을 기준으로 채용할 것 같나요?
지원자의 마인드를 가장 먼저 볼 것 같아요. 당사자가 정말 조금 더 배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 의지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살펴볼것 같아요. 본인이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그 부족한 점을 채워가려는 모습이 가장 중요해요. 그런 사람이라면 저도 얼마든지 다양한 길을 제시해 줄 것이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끝까지 잘 리드해 주고 싶어질 것 같네요.
10년 뒤에 본인은 어떤 사람이 되어있고 싶으신가요?
꿈 아닌 꿈으로 가지고 있는 게 있는데(웃음) IT분야에 대해 많이 학습을 한 후 정보보안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냥 단순히 전공 교수님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사는 사람을 의식적으로 깨어날 수 있게 하는 교수가 되고 싶어요. 타인에 의해서 눈 앞에 놓인 기회를 놓치거나 무의식적으로 이끌려 다니는 사람들을 깨어나게 해주는 일은 앞으로도 꾸준히 필요한 일이 될 것 같아요. 이런 사람들에게 심적으로 도움도 되어주고 전문가로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