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시절 자발적 재수를 선택할 때도,
대학원 논문을 접을 때도,
5년 전 뒤늦게 라식을 결심할 때도,
8개월 전 퇴사를 결정할 때도,
시작은 다분히 우발적이었다.
모든 선택은
돌이켜 보면 섣부른 감정으로 시작되었고,
판단의 순간은(돌이켜보면) 찰나였지만,
순간 순간의 고민은 심해를 뚫는 듯 했다.
그럼에도 나는 큰 결정을 꽤 많이 해 온 편이다.
그리고 후회도 잘 하지 않는다.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건 당연한 법이다.
잃게 될 무언가 때문에
대부분의 선택이 문 앞에서 '현상 유지'로 돌아선다.
크나큰 결단을 하게되면
잃어버린 기회비용 만큼이나 변화에 적응해야하는
과도기가 필요하다.
그것은 항상 진통처럼 온다.
진통의 과정은
수고스럽지 않은 경우가 없었고 인내가 필요하다.
그리곤 아픈 만큼 새 살이 올라오는 경험을 가졌다.
하지만
되돌아 보면
선택 자체가 무언가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후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모든 것을 좌우했던 것 같다.
이제는
두려워 하지 않는다.
선택을 즐기고,
결정할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 과정을 만끽할 뿐이다.
무엇이 더 좋은 선택인지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
50대 50이다.
'좋은' 선택은 없다.
선택하고 '좋게' 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