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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 10가지 질문

무엇을 같이 할 것인가? 무엇을 나눠서 할 것인가?

하진수 / 18. 12. 22. 오후 9:54


자기 세상을 만들고 있는가?


인생을 20년 단위로 나누어보면, 첫 20년은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는 시기, 그 다음 20년은 세상에 입문하고 알아가는 시기, 그리고 세 번째 20년은 내 세상을 만들어가는 시기였으면 한다. 사람에 따라 더 일찍 자기 세상을 만들기도 하고, 더 일찍 포기하기도 하겠지만, 세상을 알기만 해서는 일생이 억울할 것만 같다. 


전문직의 타이틀이 아니라면 직장 생활을 하다가, 나의 것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망이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시기에 꿈틀거리게 마련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도, 여유롭지도 못하다.


어느 날 귀인이 나타나, 흰 보자기 안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건네줄 리 만무한 인생이기에, 스스로 준비하면서 기회를 보고 용기 내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게 보통 사람들의 일생이다. 그동안 의미 있게 살아왔다면, 귀인은 아니더라도 좋은 파트너로 삼을만한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눈에 띌 것이고, 합이 맞는다면 그들과 새로운 자신만의 일을 도모하는 것은 정말 가슴 설레는 일이 될 것이다. 


동업은 부담을 줄이면서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훌륭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위험과 영광을 공유해야 하는 관계이므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역할 분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파트너와 함께 솔직하게 나누어야 할 10 가지 질문들을 살펴보겠다. 


동업자와 미리 나누어야 할 10가지 질문



1.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 

: 왜 그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서로의 (솔직한) 목표를 알고 있어야 한다. 누군가는 돈이 최우선 가치일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는 의미와 명분이 더 소중할 수 있다. 동일한 일을 꿈꾸지만, 동일한 방식이 아니거나, 서로의 목표를 오해하고 있다면, 중요한 시점에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사업 아이템에 대한 합의만으로 동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나, 궁극적으로 갈등이 발생하는 부위는 기저에 깔려 있는 가치관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거위의 배를 가를 것이냐, 거위를 계속 키울 것이냐의 상황은 수시로 다가올 수 있다. 


2. 어떻게 역할과 책임을 나눌 것인가? 

: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동업을 하게 되면, 전문성이 강화될 수도 있게지만, 서로 부딪힐 일도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이 갖지 못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각자 영역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 철저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신뢰가 생명이고, 일단 시작했다면, 의심하지 않고 믿어줘야 한다. 조금이라도 믿음이 벌어지면, 갈등은 바닷물처럼 밀려 들어온다.


3. 의사결정의 최우선 원칙은 무엇인가? 

: 사업을 하다 보면, 결정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거나, 관점의 차이와 취향의 차이로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 위기가 찾아온다. 누군가의 고집으로 최종결정이 내려지게 되겠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불만과 섭섭함이 쌓여가기 시작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회사가 추구하는핵심가치이다.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회사가 지켜야 할 가장 우선적인 가치에 대해 합의된 원칙이 필요하다. 중요한 가치 키워드를 초기에 세팅해 둔다면, 의사결정의 갈등이 붉어진 시기에 유용한 잣대가 될 수 있다.  


4. 누가 최종 결정할 것인가? 

: 공동 대표의 경우, 사안에 따라 양자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는 각자 책임지는 영역에서의 최종 결정권을 나눌 수도 있지만, 서로의 합의가 동반되어야 한다. 공동 대표가 아닌 경우에도, 모든 결정을 대표가 결정하는 것보다, 합리적 의사결정 원칙과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어야 책임 소재와 갈등의 여지를 줄일 수 있다.  


5. 각자의 개인적인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 매우 사적인 영역일 수 도 있지만, 개인이 추구하는 개인의 목표나 행복의 지향점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업의 비전이 동일하더라도, 함께하는 파트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복의 가치가 다르다면, 사업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의 태도나 행동에서 미묘한 갈등이 누적될 수 있고, 그것을 서로 이해해주지 못할 경우, 사업 영역에서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인간적인 이해는 파트너 관계에서는 놓치기 쉽지만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6. 이것만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얘기해 본적이 있는가? 

: 각자 행복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서로에게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 이것은 아주 하찮은 것일 수도 있고, 민감한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겐 공과 사의 구분이 매우 중요한 행동양식이고, 누구에게는 간섭이 극도의 불쾌한 태도일 수도 있다. 서로에게 지켜줘야 할 것에 대한 배려는 기본 중에 기본일 것이다.


7. 일하는 방식과 회사의 문화를 합의했는가? 

: 작은 회사일수록 근무 유연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창의적인 역량이 중요한 분야는 근태 보다는 일의 결과물이 중요할 것이고, 성실과 근면이 중요한 역할도 같은 회사에서 분명 존재할 것이다. 각자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다를 테고, 각자 집중할 수 있는 방식이 다르다면, 각자의 방식을 이해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사전에 충분히 생산적인 근무 방식과 조직의 문화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8. 돈은 어떤 의미인가? 

: 돈 문제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문제이다. 모든 기업 활동이 돈이라는 잣대로 평가되고 귀결될 수 있지만, 돈이 모든 것에 최우선 순위를 가질 것인지,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행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일지 충분한 논의가 파트너 사이에 필요하다. 동일한 단위라도, 서로가 대하는 가치의 크기가 다를 수 있고, 추구하는 궁극적인 액수와 만족도가 다를 수 있다. 특히 투자와 수익배분, Exit의 경우에는 돈은 모든 관계를 좌우할 가장 민감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9. 각자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있는가? 

: 업무와 역할 분담과는 다르게 개인적인 성향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동업자가 전문 분야에서 specialty를 가지고 있더라도, 성격 또는 성향상의 장단점이 업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트너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단점을 조직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점을 보완하려는 것보다는 단점이 노출되는 상황을 줄여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단점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강점이 부각될 수 있게 해주자. 그것이 서로가 윈윈하는 길이다.


10. 끝을 생각해봤는가? 

: 동업을 얘기하면 주변에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을 것이다. 동업하는 사람치고 좋게 끝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사업이 원하는대로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을 것이므로, 어려울 때, 상황이 바뀔 경우 어떻게 동업을 끝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서로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동업이 끝나더라도 관계가 끝나지 않도록 최악의 경우까지 서로 미리 예측을 한다면, 미리 심적으로라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걱정말자, 잘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언급한 10가지를 충분히 서로 공유하고 이해하고 시작한다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위워크 뿐만 아니라, 프록터앤갬블, 휴렛패커드, 존슨앤존슨과 같이 공동창업자의 이름을 사명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과 같이 시너지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통계 상으로도 미국의 혁신기업 중 동업으로 탄생하는 비율이 54.1%(미국에서 1000만달러 이상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이니, 괜한 두려움 대신, 서로의 꿈을 자극하고 키우는 관계가 되길 기원한다. 


나 또한.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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