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로 떠나는 퇴사 로망을 꿈꾸던 내게, 스타트업 행이라는 기회가 열려버렸다. 그리고 에이전시 UI 디자이너였던 내가, 스타트업 UX 디자이너가 됐다.
"괜찮아요? 지낼만해요?"라는 질문에는
"후하, 심호흡 좀 하고 말할게요."라고 답하고 싶다.
4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풀어 보려 한다.
괜.찮.아.요?
역할을 바꿨더니 모든 역할(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의 마음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1. 기획자 입장
수정을 해야 했던 기획자의 그 마음이 이해되더라
이전에는 UI만 담당했기에 종종, 기획을 틀어버리는 기획자가 원망스러웠다. 사용자 경험을 고려해 전체 플로우를 짜 놓은 상태에서, 부분적으로 바뀐 기획안을 보고 있자면 물음표 투성이었다. 또한 약 200여 장 넘는 문서를 다루면서 바뀐 기획을 반영하는 데는 꽤 많은 공수가 들기도 했었기에 너그럽지 못했다.
그런데 기획부터 UI까지 함께 하다 보니 기획자의 마음과 그 과정이 이해된다.
막상 디자인(image)과 개발된 것(interaction)을 보면 더 나은 방향이 떠오르기에,
머리는 하나지만 고민할 케이스는 수십 가지기에,
어제의 내가 정답이 아니기에, 등등
(문제는 오늘의 나도 정답이 아닐 수 있다)
2. 디자이너-개발자 입장
수정을 마주하는 그 마음도 이해되더라
수정에 민감했던 나의 과거를 생각하며... 이제는 막을 수 없다면 줄이자 ^*^ 기획 단계에서 최대한 많은 파이의 고민을 하고, 구현 전에 디자이너-개발자와 함께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야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무려 시행착오 끝에...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고상하게 표현했지만, 후폭풍을 막기 위해서는 기획서를 두고 서로를 설득하기 위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
3. UX 디자이너 입장
나의 다음 스텝(진화과정)이 이해되더라
이전에는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했기에 기획 쪽 이슈는 팀 내 시니어에게 전달받았고, 디자인-개발의 이슈의 경우엔 이슈 리스트로만 주고받았다. 또한 디자이너들과 소통할 일이 90%였고, 눈빛만 봐도 척하면 척이었기에 나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하지만 이제는 '기획-디자인-개발' + 운영팀의 흐름을 항상 놓치지 않아야 할 역할이 되었다.
이전에는 디자인 팀을 관리하는 PM(프로젝트 매니저)이 다음 스텝이었다면, 스타트업에서는 프로덕트를 관리하는 PO(프로덕트 오너)가 다음 스텝이라는 것.
(지난해 함께 합류하게 된 개발자 호성님께서 '스크럼'이라는 프로젝트 방법론을 제시하셨다. '스크럼'을 실행한 지 2달 여째, 나는 나의 역할이 조금씩 이해되고 있다.)
아우, 쓰고 보니 한참 멀었다.
변화의 묘미
근래에 스타트업 생활을 하면서 와 닿았던 두 대표님의 이야기가 있다.
"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기에 어려운 문제들과 상황들을 잘 해결하려고 부담 갖기보다 조금 더 즐기며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맞이 합시다 "
8퍼센트 이효진 대표님
" 스타트업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
패스트캠퍼스 이강민 대표님
아직은 이해하는 단계지만, 이 무지막지한 모든 변화들이 스타트업에서만 겪을 수 있는 묘미인 것 같다.
핀테크를 꿈꾸며... 열일중인 인(人)테크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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