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퍼센트에서 데이터 분석 스터디를 시작한다. 두숟갈 스터디에 이어서 진행하게 되었다. 스터디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적어본다.
사실 두숟갈 스터디가 끝나가면서 나는 이미 다음 스터디에 대한 고민으로 마음이 들떠 있었다. 기말고사 기간에 방학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다음 스터디 주제는 두 가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하나는 프론트 스터디(Vue.js)를 진행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데이터 분석 스터디이다. 두 가지 모두가 회사가 지금 보다 훨씬 잘해야 하는 부분이다. 프론트 스터디를 하게 되면 개발팀의 일부와 외부 인원들을 모셔서 진행을 하게 될 터인데, 이번에는 개발팀만 진행하기보다는 보다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고 싶었다.
스터디 주제를 결정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슬랙 채널을 파고 채널의 이름을 정하는 것이다.
변수명으로 단련된 나의 네이밍센스
백설공주에 나오는 거울처럼 우리가 궁금한 것에 대해 답을 쉽게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거울아 거울아’로 스터디 이름을 정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아무 말이 없었던 것을 보면 나의 센스가 그다지 통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 스터디 멤버를 모을 차례다. 회사 슬랙의 #study 채널을 통해 멤버들을 모았다.
며칠이 지나자 직원의 절반이 스터디에 참여하겠다고 알려 오셨다. 근무시간에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업무 외 시간에 진행을 하는 것인데, 놀라운 일이다. 높은 참여율의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는 그냥 8퍼센트가 조금 이상한 회사라서 그렇다. 예를 들어 보면
ㅇ 전 직원이 위키로 문서를 관리한다.
ㅇ 전 직원이 트렐로로 할 일을 관리한다.
ㅇ 절반의 직원이 간단한 쿼리를 통해서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
즉, 일반적인 조직에 비해서 새로운 도구와 새로운 기술의 사용에 대한 허들이 낮다고 생각한다. 또한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욕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이 앞의 스터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서 이번 스터디에 많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스터디의 완주하고 싶었던 이유가 이런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니 어느 정도 성공했나 보다.
세 번째는 적절한 주제다. 8퍼센트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쌓고 있다. 구성원들 중 많은 분들이 이런 데이터를 잘 활용하게 되면 더 나은 서비스, 더 좋은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하셨던 것 같다.
스터디를 이끌어 갈 입장에서는 높은 참여율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게다가 대표님도 참가하셨으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앞으로의 스터디 후기 사진에 대표님이 있는지 지켜봐 달라.
스터디 구성원이 정해지면서 스터디라는 것에 대해 깊게 한번 생각을 해봤다. (김생민 버전)
회사에서 하는 스터디의 목적이 무엇인가?
회사일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 부분은 운영 업무를 맡고 계신 분들에게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운영 업무의 특성상 반복된 일을 계속 하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회사일에서 자신의 성장의 기회를 찾아내기 어렵다. 또한 본인 업무의 개선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기 십상이다. 이런 분들이 스터디를 통해서 자기 자신과 자신의 업에 대한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 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터디 구성원들의 수준이 개발자와 비개발자의 두 단계로 나뉘는 만큼 목표도 두 단계로 잡았다.
더 많은 사람이 회사의 데이터에 접근해서 필요한 분석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로부터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가설과 도메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데이터에 접근해서 효과적인 실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8퍼센트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 스터디를 통해서 가설과 도메인 지식을 가진 구성원들이 직접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8퍼센트의 데이터 파이프라인(데이터의 소스부터 데이터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기까지의 과정)도 자연스럽게 개선되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데이터를 다루는 개발자들이 회사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
아직까지 데이터 분석이라는 영역에서는 회사가 필요한 만큼의 역량을 구성원들이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부터 그렇다. 회사에서 데이터를 주로 살펴봐야 하는 핵심 멤버들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위 목표에 맞춰서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업무를 하고 계신 분들과 스스로 공부를 하고 계신 분들의 도움을 받아 2권의 책을 선정했다. 첫 번째 목표를 위해서는 "파이썬 데이터 분석 입문” 책을, 두 번째 목표를 위해서는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데이터 과학”책을 선정했다.
책 두권을 붙였더니 벌레를 먹으러 가는 새
둘 다 파이썬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에 관해 다루는 책이다. 최근 데이터 분석의 메인 언어가 파이썬으로 넘어오고 있기도 하고, 회사에서 파이썬을 메인 언어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라이브러리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기에 이 두 권을 선정했다.
그리고 12월 초, 첫 번째 모임을 가졌다. 스터디의 목적과 선정된 책에 대해서 설명했다. 우리는 12월 동안 “파이썬 데이터 분석 입문”의 1장을 각자 공부해오기로 했다. “파이썬 데이터 분석 입문”의 1장은 일반적인 파이썬 기본 책의 앞 쪽 1/3 에 해당하는 내용을 압축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개발에 경험이 없는 분들이 얼마나 따라오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으로 말씀드리면 말입니다.
시드 배정(?)을 통한 조편성까지 마치고 나서 킥오프 미팅을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각자가 공부하는 것 뿐이다.
마지막으로 스터디에 참여하는 각오 중 기억나는 몇 개를 남겨 본다.
ㅇ CRM팀: 앞으로 저희가 대출자 분들의 대출 연장을 해 드려야 할 텐데, 대출 연장을 잘 해내기 위해서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뽑고 싶습니다.
ㅇ 대표님: 직접 개인 신용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하고 싶고, 앞으로 좋은 분을 모시기 위해서는 제 자신이 업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ㅇ 운영팀: 우리가 종종 문제를 만나게 되는데, 항상 문제를 겪은 뒤에야 처리를 하게 됩니다. 예상할 수 있는 문제들을 스스로 찾고 먼저 해결하고 싶습니다.
ㅇ 마케팅팀: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회사가 가진 데이터를 보다 잘 활용해서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고 싶습니다.
ㅇ 프로덕트팀: 서비스 사용자의 행태에 대해서는 아직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그런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서비스를 개선해 보겠습니다.
ㅇ 나: 여러분들이 완주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거울아 거울아 스터디와 함께 할 2018년이 기대된다. 함께 성장하는 우리가 기대되고, 성장한 우리가 성장시킬 8퍼센트가 기대된다. 다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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