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의 시작

예상치 못했던 여정의 시작

라이비오 / Seoyoung Claire Park

2012년 5월 13일 오후

미국에서의 지루한 어학연수를 견디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메세지가 하나 도착했다.


'서영아! 미국에서 언제 돌아오니?

나 너한테 말할게 있어~'

같은 동아리 출신, 스타트업이라는 업계에 먼저 뛰어든 한 언니의 메세지였다.

그 때의 이 짧은 메세지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5년 간 여정의 시작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

2012년 5월 당시, 위제너레이션은 fundly.com 과 같은 크라우드펀딩에 스타와 기업을 붙이겠다는 컨셉으로만 존재하고 있었다. 

유펜 출신의 선후배가 모여 3명 정도로 창업팀이 꾸려졌으나 (초반에 성대 선배님이 한 분 계셨지만 서비스 런칭 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러 떠나야만 했다), 창업 경험이 있거나 경영학 배경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관련해서 어떠한 도움이든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물론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는 분명 사업가가 되겠다고 생각해왔지만,

1) 스물넷의 어린 나이 (하긴 요즘 창업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린 나이도 아닌 것 같다) 

2) 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점 

3) 외국계 기업 취업을 고려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볼 때, 나는 "일반 취업은 포기하고 창업을 하겠어!"라는 굳은 결심을 가지고 위제너레이션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어학연수를 하기로 한 1년만이라도, 정작 경험해보니 별 알맹이가 없었던 영어 공부라는 경험이 아닌, 좀 더 흥미롭고 내가 성장할 수 있을 만한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

대화를 주고 받던 언니에게 이메일 주소를 전달했고, 

언니가 소개해 준 창업팀에서 당시 대표를 맡고 있던 분에게 긴 이메일이 왔다. 

'20대들이 주도하는 소셜기부 업체 위제너레이션'

홈페이지에 다양한 모금 캠페인이 게시되며, 캠페인 기간은 2주씩. 

각 캠페인마다 응원하는 유명인사와 기업이 함께 참여하여 일반인에게 기부금을 모금한다.

위제너레이션의 수익은 일반인 모금액이 아닌 기업 기부금의 20%를 홍보비로 받는다.

나중에 가서는 이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생각인 줄을 알게 되었지만... 

어쨌든 그때로써는 그런 사업의 현실성보다는 

1) 아이비리그 출신(이면 무조건 잘하는 줄 알았어)과 함께 일하는 경험 

2) 기부라는 사회적기업의 성격(내 인생의 미션과 일치하는)

3) 연예인과 함께 한다는 컨셉 자체의 신선함 

등이 먼저 다가왔다.

사랑에 빠진건가. 뭔가 마음에 들기 시작하면 뭘해도 다 예뻐보이는건지, 당시 창업팀이 나에게 보내왔던 자료들도 부족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는데 그런 부분들도 미워보이는 게 아니라 "오, 내가 가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겠구나" 라는 기쁨으로 다가왔다. (제안서를 논문 쓰듯이 써서 보낸 걸 보고도 "내가 가면 제안서를 고칠 수 있겠어"처럼 개 긍정적인 사고방식.......)

그렇다. 뭐가 씌여도 단단히 씌였다. (순siri는 아니고요..)

총 1년으로 예정되어있는 어학연수가 진행된 지 3개월만에, 도로 귀국을 결심한 것이다. 어학연수가 흔하지 않았던 고향 분위기 탓에, 부모님을 얼마나 설득해서 왔던 연수였나. 그런데 어이 없게도 (자기 돈도 아닌 주제에) 그 돈을 환불받고, 부모님 몰래 한국으로 돌아와 잘 알지도 못하는 창업팀에 같이 투자하며 조인을 하다니.

나는 현실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비현실적이었던 그 때의 결정이 만들어 온 (+만들고 있는) 내 스타트업의 여정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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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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