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진심을 담아서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합니다.
지금 우리회사의 최대 이슈는
"신규직원 채용"이다.
(출처: 구글, 너 내 동료가 되라)
물론 지금의 멤버들에게도 월급을 지급하며,
하루하루 치열한 전쟁터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데...
다들 연구원들 출신이다보니...
총알과 총은 만들어놨는데,
정작 쏠줄 아는 군인이 없는 격?
우리에게 부족한 능력을 채워줄
신규직원 채용을 위해
이리저리 물어보고,
추천 좀 해 달라고 졸라대고,
꼬시러 돌아다니고...참 어렵다.
하긴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뭐가 아쉬워 스타트업에 합류하려 하겠는가.
우리처럼 미친 부류들이나 뛰어드는거지.
그리고 우리도 미친 부류를 찾고 있는거고.
그러다보니
여러 블로거들이나 웹에 게시된 정보를 따라
이런저런 스타트업 입사 경험, 인턴 체험기, 멤버 합류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출처: 네이버 르스누피님 블로그)
처음 시작들은 다 열정과 패기가 넘쳤다.
필자도 모르게 마음이 동기화되어
젊은 모험가가 된 느낌에 절로 미소 지어졌다.
근데 뒤로 갈수록...
뜨거움은 사라지고,
왜 이곳에 있는지,
난 무엇을 하고 있는건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글들로 이어졌다.
더 뒤로 가니...
결국은 회사에게 버림받았다는 표현,
회사가 오래가지 못해 뿔뿔이 흩어진 이야기,
처음과 달리,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표에 대한 실망,
궁핍한 통장과 견디기 힘든 생활고로 좌절하는...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로 끝맺더라.
읽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부족한 창업자인 나를 믿고
동행하고 있는 직원(멤버)들에게
필자는 참으로 몹쓸 대표다.
창업한지 1년 6개월이 지나고,
창업준비기간부터 함께 한 동료들에게는
나는 복지를 제대로 해준 것도 없고,
월급도 뒤늦게 지급하게 되었다.
그래서 창업자의 입장은 매우 잘 이해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직원 입장에서는 참 나쁜 사장이다.
(출처: 영화 신세계 중에서 : 난 절대 협박이나 공포로 동료는 붙잡아두진 않았다.)
그나마 멤버들이 날 떠나지 않았고,
지금의 우리 회사가 생존해나가고 있다.
조선의 거상 임상옥이라는 선배님은
"사람을 남기는 장사"를 강조하셨는데...
필자는 아직까지 그 경지까지 이르기에는
부족한 것만 많아 부끄럽다.
처음에 많은 시행착오와
부족한 점을 너그러이 이해해 준 동료들!
그래서 더더욱
필사적으로 매출발생에 공들였고,
이제는 한 2년 정도는 그래도 안정적으로
회사 운영이 되지 않을까하는 조금의 안도감이 있다.
어쨋든간에...
필자는 어쩔 수 없는 찌질한 창업자이다.
상황이나 환경 탓할 필요 없이
직원 월급을 제때 지급 못 한 기록이 있으니
나쁜 전력이 있는 사장이다.
그래서 반성하고,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일부 창업자들은 동네가게에서 알바고용하듯이
사람을 채용해서 부려먹는다.
아니,
그보다 더 독한 경우가 많다.
알바는 그래도 최저시급이라도 주지.
스타트업 직원에게 월급은 커녕 활동비조차 없이
오히려 개인 비용을 쓰라고 강요하는 회사도 있더라.
이럴땐 꼭 창업멤버라는 허울 좋은 말로 꼬시지.
창업멤버면 창업멤버답게 귀하게 대접해 주던가.
오히려 이건 노예부리듯이 식대도, 교통비도 없다.
(출처: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
게다가 야근, 주말근무는 기본이다.
스타트업이라 어쩔 수 없다고?
주위에 멋진 사장님들이 많아서인지...
다들 주 5일근무다.
그리고 5시 반 칼퇴다.
우리회사?
우리는 직원야근은 없다.
야근 수당 줄 돈까지는 부담스러워서...
사연을 살펴보다보니...
지분이라는 그럴듯한 미끼로
사람 꼬드겨서 고생만 시키고
나중에 팽해버리는 악질 중 악질 창업자도 있더라.
(출처: 영화 약장수 중에서): 창업자 여러분! 우리는 약장수가 아니잖아요.
특히, 무슨 공모전한다고, 무슨 아이디어대회나간다고
열정으로 뭉쳐서 읏샤읏샤하자는
창업 동아리(?)같은 모임들이 있던데....
대회에서 수상 못 하면 어쩔 건데?
혹시나 수상한다해도...그 다음은 어쩔건데?
그냥 커리어 한 줄 늘릴려고
순진한 사람들 모아서 소모품처럼 사용하고
뿔뿔이 흩어지면 끝이냐?
물론 대다수의 창업모임은 선하다.
진짜로 잘 해주려고 한다.
그러나 늘 소수의 못된 미꾸라지가
진흙탕을 만들어버린다.
창업자가 팀원이나 직원을 구할 때의
최소한의 예의에 대하여 조금만 언급하겠다.
요즘 여기저기 공고나 모임을 바라보면,
스타트업들의 잘못된 방향으로
팀원을 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팀원(동료) 또는 창업멤버.
말은 그럴듯해도
사실은 완전 고생길에다가
불확실성과 매우 엄청 적은 보수,
솔직히 이거 해달라고하는거
참 예의없는거다.
예의가 없음에도
창업자는 삼고초려해서라도
인재를 구해야한다.
그러려면 적어도
고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고 모셔라.
1.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너를 알겠느냐?
잘 모르는 사람에게 창업 멤버가 되어달라고,
팀원이 되어달라고 하는건 말이 안된다.
정당한 월급주고 직원으로 채용해서
서로 성장해 나가다가
서로 협의해서 창업멤버나 동료로 영입하는거다.
무턱대고 창업멤버,
동료 운운하지 마라.
온라인 카페나 모임등에
무턱대고 창업멤버 구하는 분들...
그 마음은 이해 못하는 건 아니나...
그렇게 구한 창업멤버나 팀원을 믿을 수 있으려나?
본인이 믿지 못하는 사람이
당신의 기업을 어떻게 믿고 키워가지?
2. 급하니까 드루와~ 일루 드루와~
공모전 나갈거라고 창업 멤버가 되어달라,
사업계획은 있는데
이걸로 정부지원사업 될거니까 들어와달라,
이런 말로 끌어들이지 말자.
이 말인 즉,
공모전 안되면 너 아웃,
정부지원사업 안되면
프로젝트 해산이란 말을
교묘하게 숨긴 비겁한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구한 사람이
어떻게 팀원(동료)인가?
필요할 때 부른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뽑은거지.
솔직히 그러지 말자.
(출처: 드라마 직장의 신 중에서)
모두 자신의 인생이고,
시간이고, 노력이고,
그거 보상해줄 각오나 여력없으면서
어떻게 멤버 운운하는 건지...
진짜 필요한 멤버라면 사비 털어서라도
영입해서 사업 이끌어나갈 생각을 하는거다.
그리고 그 사람을 멤버로 만들기 위해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과 설득과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동안은 창업자가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던가
그럴 여유가 없으면 지불할 의사라도 보여야지(공증된 계약서)
3. 우린 준비가 안된 스타트업이니까 이해하고 들어와~?
(출처: 고쇼 중에서)
"아직 예비창업자라서 그런데 일단 창업멤버가 되고나서
나중에 법인 설립하면 그 때, 지분 나눠주던가 할께"
"넌 창업 멤버니까 보수는 없는게 당연하지. 우린 역전의 용사니까"
참으로 잔악한 말이다.
열정페이라는 말이 꼭 대기업에만 있는게 아니다.
어느 순간 쬐금이라도 갑이라고 생각되는 쪽이
을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된 느낌이랄까?
그리고 사실 스타트업 창업자는
언제나 을이라는걸
깨닫지 못한거다.
우리 최소한 법인 또는 개인사업자라도 내고...
그나마 회사라고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은 하고...
사람을 초대해야하는게 예의아닐까?
공간이 없어 이리저리 커피숍을
방황하며 창업하는거?
물론~!
그럴수는 있다.
그 사정 잘 안다.
나도 그 생활 참 오래 해 봤으니까
그럴수록 직원에게
오히려 더 미안해야하고,
더 이해를 구해야한다.
4. 제발 압박면접따윈 개나 줘라!
(어디서 못 된 것만 배워가지고...그대로 써먹냐)
취준생 시절..그러니까 2008년 쯤이었다.
그때 면접을 다니면서 느낀건
"왜이리 쓸데없는 걸(가족, 종교, 아버지 수입 등) 묻지?"
"면접장 분위기 참 답답하네~"
경직된 분위기,
상대를 압도하려는 질문들...
물론 상대를 더 잘 알고,
적합한 인재를 고르기 위해서 풍분한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근데
솔직히 면접시간 동안에
그 사람을 다 알수는 없다.
쓸데없는 질문으로 시간 날리지말고
핵심만 말하자.
우리 회사의 상황,
상대방이 원하는 것,
우리가 원하는 것,
조정 가능한 요인은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 회사의 나아갈 방향과 그에 따르는 보상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할 리스크와 그에 따르는 책임
솔직히 까놓고 가야지 나중에 덜 힘들다.
대신...처음은 더뎌질거 각오하고 해야한다.
우리회사의 신규 채용이
생각보다 늦어졌다.
구색은 좀 맞추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고
레퍼런스를 만들다보니 생각보다 딜레이 되었다.
왜냐하면,
준비가 안된 회사니까 조금이라도 더 갖춰줘야
그나마 찔끔이라도 직원들이 덜 불안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 동지들에게
이런 부분은 꼭 지키고
창업 멤버를, 동료를 구하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1. 회사를 제대로 설립해 놓기
2. 공간과 사무에 관련된 기기 같은건 회사가 준비해주라
(개인이 가지고 오라고 하지 말고...특히 노트북!)
3. 적어도 최소한의 활동비용은 지불 할 정도의 여력은 만들어 놓기
( 아님 그럴 각오를 법적증빙으로 해주던가)
4. 직원보다 더 구하기 어려운게 창업 멤버고, 팀원이다.
(제발 난이도 있다는 걸 알면 더 소중히, 더 심사숙고해서 모셔라)
이왕이면 사전에
직원으로 채용해서 키우던가,
다른 회사 채용된 사람을 관찰해서 꼬시던가,
다른 사장님과 전략적 제휴를 맺던가,
그런 작업들을 통해 서로 알아가며
팀원으로 만들어가는 거고, 동료가 되는게 가장 좋은거다.
그리고 회사의 상황과 계획과 리스크를
모두 손금보듯이 알게 되고, 자세히 설명해주고 난 후,
그.럼.에.도.불.구.하.고
창업 멤버가 되어준다면,
팀원이 되어준다면,
(출처: 구글, 삐에로)
그 때부터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지옥불 같은 험난한 사업의 길을...
끊이지 않는 야근과,
굶주린 강제적 다이어트,
지속되는 생활고라는 과정을
함께 가는거다~
그리고 나서
(출처: 무한도전 무한상사 중에서)
이렇게 말하는 거다.
"이젠 돌이킬 수 없어. 네가 선택한거야."
추신:
이번 글은 필자가 네이버에서 가끔 글 올리는 블로그에서
발췌해서 조금 각색했다.
취미가 블로그에 글쓰기라서 시작한 브런치인데...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좀 무리했더니
업무가 무지 로드되어...겁난다.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잠시 쉬엄쉬엄 글을 올려야겠다.
(내 건강을 위해서라는 이유가 더 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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