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성장이라는 단어에서
매출 가능성과 매출은 큰 차이를 가져온다.
매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에게 매우 유의미한 마일스톤이다.
매출 자체는 창업자에게
매우 가치 있는 마일스톤이다.
동지들인 스타트업 대표들과 대화 중,
투자를 유치하려는 이유에 대해 나누다 보면
1) 지금 당장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2) 앞으로 투입돼야 할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서,
3) 투자를 통해 회사 규모를 빨리 키우고 싶어서...
라는 대답을 듣는다.
여기에 질문을 더해서...
만약 매출이 어느 정도 있다면
투자를 받고 싶은가라고 물었을 때,
다들 가능하다면 투자 없이
자기자금으로 회사를 이끌고 싶어 한다.
다시 질문을 달리해서,
만약 매출 가능성을 보이는 지표가
뚜렷한 상황일 경우,
투자를 안 받고
돈을 빌리는 게 낫지 않을까 물으면...
설령 매출 가능성은 보이더라도
융자는 왠지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
(물론 저금리 융자도 받기 쉽지 않지만...;;;)
요약하자면,
이왕이면 자기 자금으로 하고 싶은데 돈이 없다.
사업성이 높더라도 융자에 관한 리스크는 싫다.
그래서 투자를 유치하고 싶다.
이러한 의견들은...
매우 공감은 하지만,
꽤 이기적이다.
다시 한번 만약이라는 전제하에,
내가 만약 투자자라면...
대표가 와서 사업성은 있다고 설명하며
돈을 투자해 달라고 한다.
융자는 받기 싫다고 한다.
사업하다가 망하면, 내 돈만 까먹는 셈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제약과 조건을 계약에 삽입한다.
조건이 많아질수록 대표의 안색이 안 좋아진다.
그리고 서로의 입장이 평행을 달리게 된다.
이런 스토리... 너무 흔한 일이지 않나?
내가 좋아하던 만화책에
등가교환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자주 언급되던...)
(출처: 구글,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 중)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
리스크를 분담하고자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 대표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참 이기적이고, 한심해 보이겠지.
역으로 대표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대가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야속하겠지.
이러한 Gap(차이)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어떤 대표에게는 투자가 생존의 기회이고
어떤 대표에게는 투자가 정체성의 혼란이 된다.
우리 회사의 경우는...
투자유치가
확장의 기회로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우리는 투자자와 미팅에서
"투자가 유치된다면,
계획한 이상으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가 안된다면,
조금은 더디게 천천히 확장할 수 있습니다."
라고 언급한다.
우리 멤버들의 속마음은 투자에
절실하지 않은 편이다.
우리는 돈이 궁해서 투자 유치를 받으려기보다는
파트너가 더 필요해서 투자가 필요한 케이스이다.
재무와 운영에 있어서
꽤 미흡한 우리의 아킬레스건을
투자자라는 파트너를 통해 보완하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
(주)클린그린은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회사이다.
나름대로 너무 빠르지 않게,
기초를 다지면서 성장하자는 모토로
스타트업 업계에 발을 들이밀었는데....
생각보다 꽤 빠르게 성장했다.
내년에 달성해야 할 마일스톤을
올해 8월에 달성해 버려서...
모든 계획을 앞당기고 있는 중이고,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봐! 이건 기회야! 이럴 때 더 몰아쳐야 한다고."
"나라면 지금 승부수를 던질 거야. 물들어왔을 때, 배 띄우라고."
"답답하게 왜 이리 소심해졌어? 이런 기회가 다시 올 줄 알아?"
주위에 대표님들은 오히려 나를 더 몰아붙인다.
어쩌면 난 다가온 기회들을 방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훗날 아쉬운 마음을 가질지도 모른다.
(출처: 구글, 영화 타짜 중)
하지만 신념이 있다.
사업은 도박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거.
스타트업은 모래성과 같다.
결국은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우린 그런 존재이다.
그리고 극히 적은 수만이
굳어져 사암이 되고, 암석이 된다.
그러려면 적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펀더멘탈을 키워야 한다.
모래성 쌓기를 할 때,
모래를 올리고, 물을 붓고, 잘 다져주어야 튼튼해진다.
지금 우리 회사가 그렇다.
모래와 물을 뿌렸고...
다져주는 단계가 아닐까.
그리고 나야 다음에 더 많은
모래의 중력과 물의 침식을 버틸 수 있다.
최근 (주)클린그린은
2곳의 VC와 1곳의 AC, 2개의 기업을
따로 만나 투자를 비롯한
여러 논제들에 대한 미팅을 진행 중이다.
물론 그전에 IR을 통해 만남이 진행되고,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곳들도 있다.
지금 투자를 받기보다는
앞으로 투자를 받을 때를 위해
사전에 교류하고 배우기 위해서이다.
만남을 가질수록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은 적합한지,
우리가 수정할 부분이 무엇인지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어두운 부분들을
찾아주고, 깨닫게 해주어 매우 도움이 된다.
단도직입적으로
2017년 하반기쯤에는
투자유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기 위해,
지금 좋은 투자자들을 만나가면서,
우리를 보여주고, 신뢰를 쌓아가야
그때에 맞춰서 자금 수혈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올해는 그동안 축적한 자금을 자본으로 전환하여
재무구조를 더 탄탄하게 하였고,
2016년에
다사다난, 수없이 많은 수정을 거쳤던
마일스톤 목표 달성을 마무리하고 있다.
나 역시 사실 매출이 더 좋다.
"매출이 깡패"라는 말이 진리랄까?
(출처: 구글, 마동석 형님 영화사진 중)
제조업 기반의 스타트업에게는
사용자 유입 빈도라던가
핵심 고객지표 같은 것이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은 가장 큰 영향력은 매출이다.
다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유의미한 매출이 있어야 한다.
물론 기술력이 정말 뛰어나거나
팀 빌딩이 퐌타스틱하거나
누가 봐도 사업성이 높은 스타트업은
매출이 없어도 투자를 유치한다.
그 범주안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일단 매출을 발생해야 한다.
용역으로 만들어지는 매출이 아니라
본 아이템으로 만들어지는 매출!
유의미한 매출이라 함은...
꼭 많은 매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량을 출시하더라도
그것이 완판 되거나,
시장 반응을 확증할 근거가 될 만큼의
매출을 말한다.
투자를 받으려니 매출 증빙을 하란다.
매출이 잘 나오면
뭣하러 투자를 받겠나 라는 식의
논리는 매우 극단적이다.
투자자 역시 리스크를 피하고 싶은 모험가이다.
그래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근거가 필요하다.
막연한 사업계획이 아니라,
실증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많은 매출이 생기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자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투자자의 본능이다.
우리 창업자들은 투자자와
타협점을 만들어야 한다.
투자자도 매출이 많이 나는 스타트업을
붙잡기 까다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창업자는 우리 회사가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을 근거로 투자자에게
설득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투자자가 인공지능이라던가 로봇이 아니다.
사람이기에 타협을 할 수 있고,
상상을 할 수 있다.
그 소스를 스타트업이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 부분은
내 개인적인 주관이고,
개인적인 기준이다.
우리가 잘 판단해야 할 것은
1) 자금이 왜 필요한가
2) 왜 투자여야 하는가
3) 언제/얼마나 필요한가
4)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어느 정도인가
5) 투자를 받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우리는 투자를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6) 투자자와의 약속을 어떻게/언제쯤 다 지킬 수 있는가
최소한 위의 질문에 해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투자자라면,
우리 회사에 선뜻 투자할 수 있을까 하는
객관적인 판단이 들어야 한다.
우리 회사는...
투자자와 인연은 이어가지만
몇 가지 물음에 대해 두리뭉실한 것이 있어
좀 더 베이킹이 필요하다.
(출처: 구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매출과 투자의 관계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일까?
이러한 논리는 선택의 판단 근거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논리는
닭을 늘려서 달걀 생산량을 늘릴 것이냐,
달걀을 잘 부화시켜서 닭을 늘릴 것이냐이다.
이것을 무엇을 판단하든 그 근거는
팔릴 수 있는 좋은 달걀 또는 부화시키기 좋은 달걀이
존재할 때 선택할 수 있다.
좋은 달걀인지 보여줘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좋은 달걀인지 보여줘야
사람들이 사려고 줄을 설 것이다.
그래,
힘든 길이다.
정말 힘들고 고된 일이다.
그놈의 좋은 달걀을 증명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좋은 달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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