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이 물었다.
"대표님은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과
미처 다 하지 못 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다.
나는 누구보다 겁쟁이다.
그래서 어떤 상황, 선택의 순간이 다가올 때,
겁부터 난다.
영화 속의 영웅들은
세상을 구할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할 것인가로 고민하지만,
우리는 일단 이거 꼭 해야 하나?
피해갈 순 없을까?
지금 할 수밖에 없나?라는
회피하고자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영화와는 달리,
리스크라는 것은
회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빨리 벗어나는 것이 차선이다.
리스크라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손실
또는 가능하다면,
합리적인 이익으로
반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스크에 대한 선택은 등가의 논리가 아니다.
같은/비슷한 가치에서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 더 맞는 말이다.
더 큰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작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랄까?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은 회사의 폐업이다.
하기 싫어도,
해도 큰 이득은 없어도,
가능성이 적은 일이라도
할 수 있는 힘은
안 하면 가장 큰 두려움이 현실화되어 가기 때문에
무서워서 상대적으로 작은 리스크들과 싸우게 된다.
전쟁에서 지는 것과
전투에서 지는 것이 다르듯이
몇 번 전투에서 질 수 있지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면,
전투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그것이 내가 두려움을 대하는
첫 번째 사고방식이다.
더 신중하고, 더 확인하고, 더 검증하고,
더 고민해보라는 매우 유익한 능력이다.
위험에 대한 인지 자체가 없음은
마치 큰 병이 생기기 전에 위험신호로
잦은 기침이라던가 미열이라던가
평소와 다른 신호를 몸이 준다.
두려움은 약자가 가지는 생존 능력이다.
초식 동물은 두려움이 있어,
포식자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는다.
잘 뛰던가,
잘 보든가,
단체로 움직이든가,
굴을 파두던가...
두려움의 근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렇게 강해진다.
남들보다 강해지고,
남들보다 차별화되고,
남들보다 더 빨라진다.
두려움은
매너리즘, 나태함, 게으름을 쫓아버리는 능력이다.
좀 더 자고 싶고,
취하고 싶고,
잊고 싶고,
도망가고 싶은 우리들을
다시 컴퓨터 앞에,
다시 책상 앞에,
다시 외근 길에 올리는 힘이다.
두려움은 나 스스로를 통제하는 외적 힘이다.
나의 멘탈과 다짐들로 통제가 안 될 때,
두려움이라는 외적 압박감이 나를 통제하도록 돕는다.
정리하자면,
두려움으로 위기를 회피할 수 있음이 최선이고,
두려움으로 손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차선이며,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포기하는 것은 최악이다.
나는 정글에 떨어진
초식동물이다.
그래서 겁이 많다.
겁이 많아서 위험에 항상 신경 쓰고 있다.
겁이 많아서 늘 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다.
겁이 많아서 생존할 수만 있다면,
살을 내어주고, 가죽을 내어 줄 수 있다.
그것이 내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