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의 일기장(6)-학생의 길

저 공부합니다. 나이가 좀 많은 만학도입니다.

(주)클린그린 / Seonhong Chae

-----이전 이야기-----

백수의 삶에서

나름 도서관 전전하며 

준비하다가...

듣고 싶었던 교육에 선정되었다.



퇴사한 후, 나의 계획 중에

전문지식을 더 심화하여야 할

교육이 있었다.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가

제조업이다보니

공장/공정에 대한 공부다.


물론 신청해서 선정되어야 하고,

3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각오해야 했다.


350시간 공부해야하기에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서초에서 공부하고, 시험치고

발표하고...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영어회화공부를 했다.




전국각지에서 몰려온 청춘들과

함께 공부하다보니 학생시절이 떠올랐다.


물론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님들도 있었고,

나처럼 직장을 관두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갓 졸업하고, 취업 준비하면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특히나 분야가 플랜트쪽이다보니

전공이 거의 화공이었다.


그 중에 몇 안되는 타 과 전공자!

그게 나였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못 알아 먹는 전문용어와

기본적인 이론지식이 후달리더라.


뒤처지는 것이 싫었던 나는

정말 필사적으로 공부했다.


감사하게도

함께 공부한 학생들이 

이런 나를 많이 도와주었다.


특히나, 조별로 묶이게 된

학생들은 나이 차이와

지식의 차이가 현저하고,

가족이 있는 나에게

더욱 친절하게, 상세하게

공부를 도와주었다.




전체인원이 60명 정도 였는데 

거기에서 나이로 치면 NO. 4 되었다.


하긴 나보다 더 나이 많은 분들도

그렇게 필사적으로 매달려서 공부하는데

앓는 소리 할 수 없었지.


중간중간 시험과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처음에는 교육 수료가 목표였지만,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로

집에 들어가면,

아내는 늘 웃으면서

나의 일상을 물었다.


그럴수록 

정말 더 미친듯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새벽마다 경의선 첫 차타고 가고,

밤이면 도서관 들려서 버스타고 들어왔다.


게다가 그 때의 시기는 겨울이라

눈이 많이 내렸다.


빙판길과 눈길을 헤치고 다녔고,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서

편의점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을 즐겼다.


그래도 한없이 미안하더라.

못난 남편이 자기 욕심에 던져버린,

평범할 수 있던 삶에 대한 책임을

같이 감당하는 아내에게,

그리고 태 중의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늘 감사했고,

나는 사치부리는거라 믿으며

하루하루를 꽉꽉 채워갔다.



결국 목적은 창업을 위한 준비다 보니

우선순위를 두고, 부분별로 수행해 나갔다.


1. 지금 당장 하고 있는 플랜트 공정 교육에 집중

2. 꾸준한 영어회화 공부

3. 사업계획서랑 팀원 꼬시기

4. 실업급여 지급이 끝나고 먹고 살 것 찾기


그리고 이 항목들은 시간별로 

워크시트를 만들어서 체크해 나갔다.


전체 스케쥴은 나중에 알게 된

"프리마베라"라는 프로그램을 본 따서

조정해 나갔다.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가더라.

그리고 예상보다 더디거나 

로드되어 밀리는 현상도 생기고

잘 안풀리는 것들도 많고....


이런 것이 다 사업의 밑거름이다.

지식의 향상도 있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모든 사업 활동에서

적용 되는, 마주하는 

일상적인 패턴들이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배웠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렇게 배울 수 있으랴~!


그리고 왠지 학생이라는 소속감이

백수라는 내 현실을 잠시 잊게 해 주었다.

기업문화 엿볼 때, 더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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