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창업 쪽은 왠지 이공계의 전유물 같아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경영학이나 회계학 같은 인문학이 더 중요한가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대표님이 생각하는 중요한 학문은 뭔가요?"
"할 수 있다면, 최대한 많이, 다~~~ 요!"
전문분야를 꾸준히 가다가
그 경험을 살려서 창업한 분들이 있다.
스포츠 쪽을 나와서 헬스케어 어플을 하시는 형님이 계시다.
밴드 활동하다가 음악 저작권 분할 사업을 하는 대표도 있다.
자동차 정비를 하시다가 정비 견적 및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는 동갑내기 친구도 있다.
택시 운전하다가 차량용 시트를 개선하여 제조하는 사장님도 있다.
디자인하면서 원하는 대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가방을 만드는 분도 있다.
또한,
뭐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살려서
창업하여 일가를 이루려고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의대를 나왔는데 서류를 블록체인화하는 사업을 한다던가,
법학 전공을 하고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던가,
영어강사였는데 유통 플랫폼을 만들던가.
이래저래 왕도는 없다.
설령 전공이라던가,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우리는 배움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사와 세계사 등 역사서적에 관심이 많다.
심지어 음모론 서적이라고 불리는
일루미나티라던가,
사라진 대륙에 대한 이야기,
잃어버린 역사에 대한 이야기까지도
읽어볼 정도로 재미를 느낀다.
아무래도 이공계 출신이기에
더욱 인문학에 대한 갈증이 커서 그런가 보다.
지금은
소설보다 역사책을 더 좋아하고,
자기계발서보다 철학, 사상 관련 책이 더 끌린다.
물론 여러 장르에 푹 빠질 때가 있었다.
학생일 때는 시와 소설을 좋아했고,
(아무래도 로맨스가 살아 있을 때라서인 듯)
직장인일 때는 자기계발서와 수필을 좋아했다.
(앞날에 대한 방황이 있던 때라서...;;)
생긴 것과 달리,
개인적인 취향은 인문학인데,
어째 적성과 진로는 이공계였다.
그깟 작은 회사 운영하면서
무슨 놈의 철학과 역사를 운운하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작은 규모의 회사이고,
많지 않은 멤버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철학적인 고찰과 우리의 정의에 대하여
확고하게 다지고, 견고하게 공유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창업은 서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고객이라고 불리는,
거래처라 불리는,
파트너라 불리는,
멘토라 불리는 많은 인연들과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게 된다.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다.
때로는 대표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사기 비스무리하게 당할 수도 있고,
그 피해와 손실에 좌절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믿는다는 전제하에서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의 방법,
설득의 기술,
신뢰 형성의 방법,
논리의 정립이 중요하다.
때로는 딱딱한 비지니스 이야기보다는
세상 사는 이야기, 관심사, 취미로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역사라는 것은 수많은 리더들의 기록과
공동체/조직이 나아가야 할 길,
경계해야 할 길을 밝히 알려준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토대로
지금의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역사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역사적인 인물들이 남긴 경험,
어떤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대처,
나라 간의 전쟁사와 그 속에 숨겨진 경제논리,
예를 들어,
내가 자주 찾아가고, 생활도 했던
중국의 허난 성과 쓰촨 성은
그들의 독특한 문화, 관습이
지리적인 위치와 역사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이야깃거리가 많다.
현지인이나 바이어와 만났을 때,
촉나라, 채 나라의 이야기,
진나라 백기 장군과 천하통일,
허난 성의 소림사와 굵은 면,
날씨에 의한 쓰촨 성의 매운 음식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보다 쉽게 펑요우(친구)의 단계에서
따거(형)/샤오(동생) 관계
다시 말해, 의형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약간 압박이 되는 메시지를 준다면,
꼭 사업을 위해 배워야 한다기보다는
내가 배우는 모든 것이 사업에 영향을 주도록 해야 한다.
뭐가 다르냐고?
사업을 위한 지식이라고 하면,
회계, 조직관리, 세무, 마케팅, 영업 등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 기술 분야가 필요하다면
응당 어느 정도 돌아가는 것쯤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는
배워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경영자로써 갖춰야 할 지식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취미라던가, 덕후 기질을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여기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이것이 가장 큰 성취를 가져오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배움이다.
취미처럼 배우던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이
언제 어떻게 업무에 필요하게 될는지 알 수 없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배우던 것이
제품 상세페이지용 사진 찍는데 유용하기도 하다.
제품의 색감을 결정하는데
미술적인 소양도 있으면 더 수월하다.
3D 프린터가 처음 대중화되었을 때,
호기심에 배웠다가 간단한 시제품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미칠 정도의 취미라던가,
덕후 기질로 창업한 것이 최고겠지만,
차선으로
그러한 것과 그리 연관 없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였다면,
어떻게든 연관 지어서 강한 모티브를 만드는 것이 좋다
배움이라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연관될 수 있는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
그 가치가 빛이 난다.
그렇기에 배우기에 게으르면 아니 된다.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사실 직장인 다닐 적,
취미는 논문 분석하는 것과 실험으로 검증하는 것이었다.
오죽하면, 집에 따로 개인적으로
현미경과 파이펫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걸 업으로 삼고 나니까,
다른 취미를 찾게 되었고...
지금은 일기 쓰기랄까?
이렇게 어줍지 않은 글을
마구마구 배설하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취미는 팽팽하게 긴장되어 살아가는 나에게
작은 위안과 휴식이 되어준다.
더 자고, 더 쉬는 것도 좋지만,
좀 여유시간 날 때는 머릿속에 있던 생각도
정리할 겸 이렇게 글을 남기면,
더 집중이 잘 된다는 점과
이 글들로 내 철학과 가치관을
계속 점검하고, 정립하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회사를 만들어가는데
가장 큰 기준이 되어 준다는 점에서
사업과 연관성이 매우 크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