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1년의 공백 탓에 수학적 스킬은 저학년 전공책을 보면서 백업해야 하지만, 복학을 하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바로 도착하자마자 학교 수업에 다시 익숙해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무엇을 배워야할지, 이 과목 수업을 배움으로서 이것이 실제 비즈니스의 어느 상황이고, 또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해야 하는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저학년땐 그러하지 못했다. 옛날엔, 무조건 수업을 듣고 강의노트와 전공서적, 저널을 글자 그대로 이해하려 덤벼들고 억지로 머릿속에 쑤셔 넣으려 했다면, 이제는 여유를 가지고 배운 전공지식을 가지고 응용할 수 있는 상황을 상상할 줄 알게 되었다. 모든 수업에서 배우는 것을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다. 내 나름의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곳,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1학기 4주차, 모든 1학기 과목의 프로젝트 팀 또는 과제 그룹 생성이 끝났다. 제일 마음에 드는 팀은 역시나 졸업프로젝트팀이고 오늘 결성된 시뮬레이션 과제 그룹도 제법 만족스럽다. 넷뱅팀까지 포함하면 총 4개의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팀원들과 다른 주제와 목적의 협업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제일 애착이 가는 것은 역시나 넷뱅팀이다.
3명 또는 5명이 maximum 인 팀원들이 학교 과목 전공에 대해서 보다 practical한 접근방법으로 해당 지식을 이해하고 깨닫는 것과는 달리, 넷뱅팀은 구성 인원에 제한이 없으며 현재는 열두명이고, partner 관계에 있는 대상까지 합치면 스무명도 넘는다. 넷뱅팀은 가상이 아닌 진짜 일어나는, 실제 사업을 다룬다. 이것은 엄청난 차이다.
그나저나, 이제 슬슬 12월에 제출할 인사관리 과목 에세이 쓸 준비를 해야하는데..물론 주제는 정해졌다. 다만, 어떠한 관점에서 그 주제를 바라볼지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여러 각도에서 대상을 바라 볼 수 있다. 그 대상을 가장 빛나게 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비추어야 할까를 생각 중이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 나는 ‘발상의 전환’, ‘입장 바꿔서 생각하기’를 해보기로 했다.
전에 작성한 ‘경영자와 관리자의 차이’란 글에서 언급했지만, 나의 소견은 이렇다.
경영에 있어서 리더십과 전략도 중요하지만 함께할 일원 구성과 그에 따른, 조식개편도 그에 못지 않게 조직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건이다. 특히나 신생기업에게 말이다.
영국으로 돌아온 후로, 직접적으로 넷뱅일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받고 기획 관련을 간간히 보조하고 있는데, 그사이, 넷뱅팀은 이전과는 새로운 모습이다. 떠나기 전, 직접 뵙거나 면접을 본 몇몇 분들이 현재 일하고 계신다.
▶ 여기서 첫번째 관점이 있다. ① 직원채용
넷뱅팀에는 다양한 연령대, 출중한 이력과 학력 출신의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특히, 학생 팀원들에게 감탄하고 있다. 보통, 일 경험을 한다거나 레쥬메에 뽐내기 위해서는 IB나 증권계, 컨설팅회사, 기타 일반 대기업 인턴을 알아보는데 나 같아도 그럴 것 같다. 내 스펙을 위해선, 내가 그 기업을 좋아하든 아니든, 그 기업이 무슨 일을 하든 말든, 일단 내 이력서에 모양새가 좋을 법한 곳에 일 경험을 쌓으려 할 것 같다. 이기적으로 생각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물론, 실제론 내가 꼭 일하고 픈 회사에 지원하는게 정석이다)
넷뱅에서 일한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는 신생 기업, 벤처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인데 나라면, 넷뱅에서 일하려고 할까. 어떤 생각이 들어야 넷뱅에서 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무엇 때문에 넷뱅에 일하려 할까. 나라면, 뭐가 마음에 들어서, 무엇을 위해 넷뱅에 일하려고 할까. ▶ 두번째 관점은 ② 보상이다.
실제로, 내가 느낀 넷뱅 업무는 일단 재미가 있다, 신선하고 창의적이고, 직접적이다. '이렇게 하면 좋을 것이다'라며, 보고서 작성하고 PPT 만들고 끝내는게 아니라, 온 시간을 쏟고 머리를 짜고 '행동'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 단순히 PPT 차원이 아닌, 시스템화되고 flow가 보이고,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고 무엇보다 눈으로 보여진다는 게 가장 매력적이다. 내가 아이디어가 많이 갖고 있다면 입 밖으로 바로 바로 내뱉을 수 있다, 그중 좋은 아이디어는 바로 대표님 귀에 들어간다. 발탁이 되면, 팀원들과 직접 추진할 수 있다. 근데 그 아이디어가 그냥 나오는 것이냐, 그런 것도 아니다. 아이디어는 몰입했을 때 나오는 법이다. 그 몰입은 어떻게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몰입할 수 있을까. 나는, 몰입은 재미와 흥미에서 나온다는 점에 도달했다. 일이 재밌으니, 팀원들과 일하는 것도 때론 떠들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때론 말 한마디도 안하고 초집중하면서 일하기도 한다. 성격과 성향은 다 달라도 서로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있고, 각각 자신의 업무를 맡은바 충실히 하는 것, 협업에서의 기본 호흡이 아닌가 생각한다 ▶ 세번째 관점은 ③ 팀워크
업무가 그렇게 지속적으로 진행되면 일하는 게 맛들릴 정도로 시간이 금방 간다. 밤 11시 퇴근해도 옛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집에 갈 때처럼 뿌듯하게 퇴근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맡은 일이 잘 되어서 팀원들 및 대표님의 인정과 칭찬을 받는다면 자신감도 생기고 신이 나서 일하지 않을까. 나라면 그럴 것 같다. ▶ 네번째 관점은 ④ 비금전적 보상, 만족감
문제라던가 현황에 대해서도 아주 간파를 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대표님의 계획과 의중도 이해하고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팀원 전원이 전부다 A라는 일에 몰입하고 있는데 자기 혼자만 B 업무가 중요하다고 외쳐대고 있다면, 그것은 문제인 것이다. 본인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왜 B 업무를 먼저 해야하는지 마땅한 명분과 이유를 팀원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팀원들이 그 생각을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불만이라던가 제안사항이 있다면 바로바로 얘기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있어야 하고 쓴소리든 듣기 좋은 소리든 기업성장을 위한 얘기여야 하며 또 듣는 사람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해하고 귀기울일 수 있는 기업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 여기서 다섯번째 관점은 ⑤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 일관된 방향성과 공통된 목표 추구
여기까지 쓰고 책상에서 일어나 잠깐 방안을 어슬렁 어슬렁 거렸다. 나는 생각을 하려면, 몸을 움직여야 하는 타입인가 보다.
기업에서의 performance와 직원 만족감의 극대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새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즉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게 옳은 방법일 수 있다. 빠르고 혁신적인 변화가 아니라 합리적하고 융통성 있는,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변화이고 나는 그 변화를 HR 관리 시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효과적인 변화가 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아직 관련 저널을 안 읽어서 아는 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내 생각에 내가 질문을 하고 있다.
다시 경영진의 입장으로 돌아와서, 성공에 대한 나의 생각이나 바램은 팀원들의 그것과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팀은 분명 정해진 목표와 업무 할당량이 있지만 목표에 대한 나의 열정은, 또 대표님의 열정은 팀원들의 그것과 당연히 다르다.
관점이 다르고 저마다의 우선순위가 다른, 각자 다른 재능과 경험,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한 조직체를 이룬다. 어느 조직, 기업, 팀이건, 어떤 사람은 10~20년 동안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금이 처음인 신입도 있고, 시작은 좋았는데 점점 게으름 피우는 팀원, 실적이 쭉 좋지 않는 무능력한 사람, 뚝심으로 한결같이 페이스를 유지하며 일하는 사람 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가진 팀을 구성하고 꾸려나간다는 것은 엄청나게 복잡한 일이다. 하지만, 팀원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유일한 특징은 그들이 같은 회사를 위해서 일한다는 사실이다.
스포츠에서도 선수들이 각각 맡은 포지션이 있듯, 기업에서도, 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팀원들이 자기가 제일 잘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고, 자기의 업무에 만족할 수 있도록 해주면, 업무에서의 생산성도, 직원 만족감도 그만큼 향상될거라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각 팀원들의 성격, 성향, 재능 등을 서로가 아는 것이다. 이것은 근무평가와 동료 피드백 등의 검증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모두의 동의하에 팀의 응집력과 기능, 소프트웨어적인 면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
골을 넣는 것, 최대한 득점을 많이 하는 것, 우위를 차지하는 것. 공통된 비전을 바라보게 하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장려해주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함께 일할 사람을 모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모인 팀을 이끌어가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공동 목표가 있고 그것을 모두가 다 바라보며 달린다면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이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이 일단 마무리가 됐다.
이제는 관련 저널과 전공서적을 읽고 에세이 구조 틀을 짠 다음, 살 붙이는 작업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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