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상식대로라면, 저는 현재 4학년 2학기를 다녀야 할 학생이고, 여기저기 지원서를 넣으면서 취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미래의 저에게 떠밀리듯 맡겨 둔 채, 지금 여기 쇼한이라는 스타트업의 일원으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만 24년을 살았지만, 사실 저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쥐어짜듯 저에 대해 성찰했더니, 의외로 저에게 고지식한 면이 있다는 점을 캐치하게 됐습니다. 시간약속을 칼같이 지키려 들고, 규정과 방침을 앞세우는 그런 면면들 말이죠. 게다가 저는 매뉴얼대로 따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면모를 갖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자유로운 실현이 중시될 것만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제가 생각해도 그다지 어울리는 모습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만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사는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제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사는게 꿈입니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지난 시간동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자신을 트레이닝 해왔던 것 같습니다. 순식간에 자유를 주면 고삐 풀린 말과 다름이 없을 테니, 어떠한 선택의 순간에도 엇나가지 않도록 스스로를 통제하는 거 말이죠. 그런 통제가 언뜻 보면 고지식함으로 보일 수는 있겠지만, 저는 그런 제 모습에도 만족합니다.
Q. 회사에 합류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현재 휴학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학생 신분이기에 업무경력이 긴 편은 아닙니다. 다만 군 전역 후 소규모의 회계법인에서 국책사업비와 연구비 정산업무 그리고 고객사의 연말정산 자료입력 업무를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 외에는 주로 교내의 학생단체에 소속된 경험이 많았던 것 같네요. 단과대 학생회장 대리인으로서 일해본 경험도 있고, 농구부 주장으로서 활동한 경험도 있으며, 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원장으로 짧게 일해본 경험도 있습니다. 자유분방하지만 상하 위계질서가 뚜렷한 농구부, 그리고 명확한 룰과 규정이 존재하지만 구성원 사이의 평등함이 우선시되는 학생사회를 동시에 경험하면서 집단마다도 구성원들의 요구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일들을 해 보면서 ‘사람’을 대하는 일이 가장 힘들면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가슴에 새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현재 팀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잠깐 다른 말을 하자면, 현재 팀에 합류하기 전에 먼저 학업을 잠시 중단하는 결정이 선행되었습니다. 부모님은 빨리 졸업하고 취업하기를 원하셨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지만, 별 생각없이 학교를 다니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4학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취업전선에 뛰어들면 저보다 더 준비된 사람의 먹잇감이 되겠다는 걱정이 앞섰고, 그렇게 지레 겁먹은 상태로 휴학을 결행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냥 쉴 수는 없으니 일할 곳을 찾아보면서 교내 경력개발센터를 기웃거리는 와중에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어를 널리 알린다는 쇼한의 구인 공고를 보게 됐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군생활을 하면서 동료 장병들에게 군생활을 가르쳐 보기도 했으니 교육분야의 업무를 경험해보면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길로 몇 장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냈더니 다행히 저를 좋게 평가해 주셔서 쇼한 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팀에서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
제 직책은 EM, 즉, 교육운영 매니저입니다. 물론 제가 하는 일이 교육운영과 명확히 매칭되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과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들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제 가장 주된 직무는 바로 ‘한국어 선생님을 선발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부연하자면, 저희 서비스를 통해서 중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지원자들을 받아서 제 나름의 기준을 동원해 그들을 평가하고 선발하는 일이 가장 메인 업무입니다. 물론 선생님 선발 이외에도, 선발된 선생님의 교육 및 투입, 선생님으로부터 온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 등 여러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쇼한 팀 내에서 ‘선생님’과 관련된 업무는 대부분 제가 진행하고 볼 수 있겠네요.
Q. 우리 팀은 어떤 분위기이고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나요?
쇼한 팀원의 나이대는 보통 20대 중반 혹은 후반이며 서로 나이 차이가 많지 않습니다. 또한 팀원들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팀 분위기는 자유분방한 편이고, 서로의 업무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식으로 터치를 일절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고 있는 일이 이렇게 진행되는 것이 맞는 지 들고가서 확인해야 할 판입니다. 위에서 느끼셨겠지만, 일하는 방식도 물론 자유롭습니다. “우리는 판을 짜는 사람들이다.”라는 쇼한의 슬로건에 따라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제가 처음 팀에 합류해서 한 일도, 기존에 선생님을 대상으로 만들었던 오리엔테이션 자료를 제 입맛에 맞게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로 뜯어고친 것입니다. 기존의 방식을 따르는 것, 아예 본인에게 맞는 새 판을 짜는 것, 둘 모두 쇼한에서 허용되는 업무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