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가장 도전적인 일은 무엇이었나요?
작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했고, 또 한 여인과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회사를 꾸리는 일과 가정을 꾸리는 일 둘 다 어려워 보이겠지만, 평생 나만 알고 살던 인간이 덜 이기적인 인간으로 변화되는 과정이 아주 조금 더 도전적인 것 같습니다. 아마 회사에서는 20년을 알고 지낸 형제 같은 친구가 아내의 역할(?)을 해주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해 보이나 봅니다. 다른 언어를 쓰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만큼이나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의 의사소통은 쉽지 않지만, 매일매일 신뢰를 쌓아가며 함께 성장하는 기분입니다. 회사도 가정도 결국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일이며, 같은 방향으로 걷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서로 확인하며 끌어주고 응원해주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배워가고 있습니다.
Q. 현재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요?
투자유치나 채용 등의 회사 전반 경영 관련된 업무를 제외하면, 사용자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실제 사용 경험은 어때야 하는지, 언제까지 얼만큼의 기능을 넣은 제품을 출시할지를 결정합니다. 직무로 이야기하자면, 요구사항을 수집/분석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프로덕트 매니저, 실제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UX디자이너/프로토타이퍼, 사용성 평가를 위해 어떤 테스트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고 정량분석, 인터뷰 등을 통한 정성분석을 수행하는 UX리서처, 주어진 예산과 시간을 고려해 개발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회계/법률/지적재산권 관리 등 제품 개발만큼이나 중요한 회사 살림을 꾸려나가는 일을 20년 지기 죽마고우가 슈퍼맨처럼 맡아주고 있어서, 엔지니어/리서처/디자이너들과 주로 시간을 보내며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담당 업무에서 나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한 분야를 깊게 아는 것과 여러 분야를 얕게 아는 것 중에서 고르라면 저는 후자에 속합니다. 학부에서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음악 추천 시스템을 공부하고 소셜 네트워크 분석을 하는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을 전공했고, 또 20대의 대부분을 딴따라로 살았으니 사회과학, 공학, 예술에 모두 세 다리를 거친 셈이지요. 이게 강점이라면 강점이고 약점이라면 약점인데, 음악 관련된 추천 엔진과 모바일앱과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의 대표로서는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알고리듬을 만들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엔지니어/리서처들과 어떤 제품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고, 어떤 메시지로 어필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디자이너, 마케터들과 그들이 익숙한 언어로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Q. 채용 면접을 할 때 알아두면 좋은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저희 팀은 자기주도적이며 책임감 있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선생님이 잘못을 지적했을 때 두 눈을 마주치고 대답하면 건방지다고 오해받고, 남들 시험공부할 때 그림 그리고 노래하면 이상한 애 취급받는 한국 문화에서 교육받고 자기주도적이기가 사실 쉽지 않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저희는 시키는 일을 묵묵히 잘 수행해내는 사람보다, 자기 의견을 공격적이지 않게 표현할 줄 알고, 팀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풀 문제를 발견하고, 같이 고민하고, 항상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해외 거주 경험이 있으면 플러스이니 꼭 어필해주시고, 근거 있는 자신감/자존감 높은 인재를 좋아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를 싫어하고, 제 의견에 무조건 동의하는 것보다 건설적인 반대 의견,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일을 더 고맙게 생각합니다. ‘대표님’이라는 호칭을 어색해하고 ‘제이’라고 편하게 불러주는 게 더 좋습니다.
Q. 우리 회사에 인재가 들어와야 하는 우리 회사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일단 저희 회사에 앞서, 제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직무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직무도 경험할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데브시스터즈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로 시작해서, 제품 기획/UX 디자인까지 경험한 것을 비추어 보아도 그렇고, 올라웍스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테크니컬 PM을 맡게 된 경험을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의지가 있고 자신도 발견 못한 재능을 팀원이나 리더들이 발견한다면 단 시간 내에 대기업보다 훨씬 많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만의 가장 큰 매력은 회사의 성장만큼이나 개인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즉 회사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프레임이 아닌 개개인의 성장 역량을 극대화하는 모델을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품 특성상 한국시장이 아닌 영미권을 타깃으로 하는 터라, 해외 유저들을 상대로 어떤 메시지가 더 매력적인지,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유저들을 만나 인터뷰할 기회들도 자주 제공됩니다. 서울 사무실에서 대부분 일하겠지만, 필요할 때는 마케팅/프로덕트 매니저 인턴도 캘리포니아로 출장 와서 유저들을 직접 만날 기회도 주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도 그랬고요.
[솔직 토크] 내가 생각하는 우리 회사
1: 매우 아니다, 2: 아니다, 3: 보통이다, 4: 그렇다, 5: 매우 그렇다
1. 우리 팀은 정시 출근, 퇴근한다? (2)
2. 우리 팀에는 내가 이직할 때 함께 일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팀원이 있다? (5)
3. 우리 팀에는 남녀차별이 존재하지 않아 남녀 역할의 구분이 없다? ( 5)
4. 나이, 직급에 관계없이 회사에서 누구나 발언하는 문화다? (5)
5. 연봉과 회사 문화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 (4)
6. 우리 팀은 자기 일을 잘하면 인정해준다? (5 )
7. 우리 회사는 실적을 낸 경우 정당한 대우를 해준다? (5 )
8. 우리 회사는 사내 정치를 하지 않아도 인정받는다? (5 )
9.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다? ( 4 ) – 원격근무를 허용한다는 측면에서는 그렇고, 출근일에는 정시출근을 지향합니다.
10. 우리 회사가 발전하는 것이 나의 기쁨이다? (5)
11. 앞으로 3년 동안 우리 회사가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5)
12. 우리 팀에는 능력 있는 팀원이 많다? (5)
13. 우리 팀에는 열정 있는 팀원이 많다? ( 5)
14. 우리 팀에는 유쾌한 팀원이 많다? (4)
15. 우리 팀에는 조용한 팀원이 많다? (3 )
[동료 코멘트] 이정석 대표는 일을 할 때 팀이나 개인적인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일정상 문제가 생겼을 경우, 미리 이야기하고 조정합니다. 팀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의 진행 방향이 제이가 생각하는 방향과 다를 때, 알맞은 근거와 논리로 팀원들에게 어필하고, 팀 모두의 생각을 들어본 후 다 같이 방향을 재설정하여 결정합니다.
제이는 문제의 핵심을 굉장히 빨리 파악하고, 구조화하여 빠른 실행력을 앞세워 단계별로 해결하는데 타고났고, 의사결정에 앞서 팀원들 아이디어나 제안을 독려하여 솔루션을 도출합니다. 단점은 너무 빠른 거 같아요. (웃음)
[동료 코멘트] 함께 일을 했을 때 즐거웠던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처음 일하게 되어 GUI 콘셉트를 잡을 때, 제이가 생각하고 있었던 비주얼 콘셉트에 대해 저에게 설명하는 데 모든 언어적 표현과 시각적 표현을 총동원해서 최선을 다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런 식이었는데, “남녀 둘 다 좋아할 만한 너무 feminine 하거나 geeky 하지 않고…” 등으로 최대한 잘 표현하려고 하시는데 그런 점이 같이 일할 때 즐거운 점 같습니다.
제이와는 20년 넘게 절친으로 지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사이인데, 회사를 같이 창업하여 일해보니 서로 다른 생각과 업무방식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삶이 바빠 죽마고우와도 멀어지곤 하는데, 일을 같이 하니 멀어질 일이 없어 좋은 것 같습니다. 외부 미팅을 함께 다니고, 회사의 현안을 함께 고민하는 등 재미있는 서비스와 멋진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겁고 의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