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동차공학을 전공했는데 사진은 어디서 배운 건가요?
"사진에 관심이 있어 사진 수업도 듣고 찍으러 다녔어요. 여행하면서 많이 찍기도 했고요. 호주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도 사진 수업을 들었습니다."
김호근 대표는 호주에서 휴대용 포토 프린터기를 들고 다니며 한 장에 5달러에 사진을 찍어주며 두 달 넘게 무전여행을 했습니다.
"제가 도움받은 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사진을 찍어드리는 거였죠. 그 경험이 모멘트립을 만드는 영감이 된 거죠. 사진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순간을 남겨주는 거잖아요."
그는 무전여행을 하며 과거와 현재,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진 한 장의 위력을 발견했습니다.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고, 이런 것들을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제공하면 가치 있겠다 싶어 김은비 대표한테 같이 해보자 했어요."
Q. 저는 현장에서 사진작가들과 소통합니다.
현장에는 작가의 언어가 있어요. 기업 촬영이라던가 행사 촬영을 의뢰받은 경우 고객의 언어를 작가들의 언어로 바꿔 전달하는 게 필요하죠. 저희는 고객과 작가를 연결해드릴 뿐만 아니라 사진 촬영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관리하는 역할도 합니다. 운영을 위한 고정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최근 작가들은 개인 스튜디오 운영을 지양해요. 또 요즘 소비자들은 정형화된 사진보다는 야외에서 찍은 자연스러운 스냅 사진을 선호하고요. 이 때문에 개인 작업실이나 개인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저희 같은 플랫폼에 홍보하고 고객을 찾는 거죠.
Q. 김호근 대표는 모멘트립이 두 번째 창업입니다.
졸업한지 2년 정도 됐어요. 대학생 때 처음 창업을 했어요. 외국인 친구들이 많았는데 노는 것도 좋아하고, 파티와 여행도 즐겼어요. 놀려면 커뮤니티 만들어서 제대로 놀아보자 해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파티도 만들고 투어를 만드는 콘셉트로 창업을 했죠. 근데 처참하게 끝이 났어요. 이후 여행사에 들어가 일도 하고, 창업 관련 수업도 듣고, 멘토링도 받으면서 수익모델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은 거죠.
Q. 김 대표는 수익모델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중개 비즈니스에서 고객 이탈 문제가 크죠.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도 앱에서 찾아보고 따로 검색해서 주문하는 문제처럼 작가는 모멘틱에서 찾고 따로 연락처를 교환해 사진을 찍는 경우들이 생기죠. 고객관리측면에서 적립금을 준다던가 서비스 다각화를 통해서 개선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에게 창업이라는 단어는 그 무엇보다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요즘 창업이 붐이잖아요. 경험을 해봤기에 창업이 위험하다는 것도 알거든요.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기엔 치열한 서바이벌 세계죠."
Q. 부모님께서는 창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하셨죠. 열심히 공부시켰으니까 당연히 자동차 회사에 들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처음에 헛짓 한다고 생각하셨죠. (웃음) 이런 부분을 설득시키는 과정이 중요한 거 같아요. 설득을 위해서는 금전적으로 손을 벌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부모님의 근본적인 걱정은 얘가 밥벌이하면서 잘 살 수 있을까죠. 다행히 스스로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드리니 조금씩 신뢰를 하시더라고요.
그는 최근 기회의 불균형 키워드인 금수저 논란에 대해서도 소신 있는 의견을 들려주었습니다.
"스타트업간에도 미팅을 하다 보면 그런 게 보여요. 저는 굳이 말씀드리면 흙수저입니다. (웃음) 위화감보다는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그분들을 얕잡아 보면 안 되는 거 같아요. 처음에 더 가졌더라도 치열한 세계이기 때문에 개인 역량이 훌륭한 분들도 분명 있으니까요."
Q. 투자에 대한 계획은 있나요?
최근 비즈니스 모델도 갖춰지지 않았는데 몇 억 원씩 투자받는 뉴스를 듣게 돼요. 투자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자생하더라도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한 거죠.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성장해야 하기에 자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모멘트립은 그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제 유저를 늘리는 게 목표예요. 그걸 기반으로 거기에 맞는 투자를 받고 싶고요.
Q. 앞으로 계획은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스타일인 거 같아요. 여행을 가더라도 단순히 패키지가 아니라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무전여행을 가는 학생이었죠. 10년 전 생각했던 제 모습이 지금 제 모습인 거 같아요. 열심히 일한 만큼 돈도 벌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제가 품었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며 살아가는 모습이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