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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오웬스와 유니클로를 입는 두 디자이너
지난 3월 두 명의 남자를 만났다. 릭오웬스(Rick Owens)처럼 파격적인 옷을 즐겨 입는 남자와, 유니클로(Uniqlo) 매장의 마네킹처럼 베이직한 느낌의 남자. 파티플래너 같은 자유분방한 느낌의 남자와, 공대생같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들을 좋아할 것 같은 남자. 서로 다른 이미지의 두 남자에겐 묘하게도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직업은 물론 나이 또한 비슷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디자인을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UI/UX 디자이너들의 이야기가. Q: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궁금하다. 준태님준태: 어려서부터 뭘 만들고 부수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가전제품. 그래서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배우는 것이 너무 달라 고민을 했었다. 그러던 중 군대에 가게 되었고, 군대에서 산업디자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의 첫인상에서 공대생이 느껴졌던 건 역시 이유가 있었다.) 영준님영준: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꼬꼬마 시절엔 부모님을 따라 교회에 가서, 예배시간 내내 주보에다가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중학교 때는, 자작 만화책을 만들어 반 책꽂이에 꽂아두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상상하는 것,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진로로 정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의 첫 작품인 만화책의 제목은 분식 축구단이라고 했다. 떡볶이, 순대, 튀김, 오뎅 등이 축구를 하는 내용이라고… ) Q. 흥미롭다. 디자이너 하면 다 비슷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대학생활은 어떻게 보냈나? 준태: 군대에서 산업디자인 길을 알게 된 뒤, 학교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었다. 특히 내가 다녔던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에는 디자인학부가 없어서 더욱 고민이 컸다. 하지만 복학한 뒤, 미술 수업을 들으면서, 기계공학과 산업디자인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산업디자인이 아닌 미술학과 수업밖에 들을 수 없었던 상황에서, 기계공학과 수업은 미술과 산업디자인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 디자인과 기계공학이 결합된 준태님의 작품들Slide Air Purifier by 준태. 창문을 열듯이 손을 오른쪽으로 밀면 공기청정기가 작동하는 것이 인상적이다.Digital Photo Frame with Printer by 준태. 프린트와 사진 인화가 가능한 디지털 액자이다.영준: 돌이켜 보면, 군대 가기 전까지는 게임에 미쳐있었던 것 같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를 많이 했다. 클랜을 만들기도 하고, 유명한 클랜에 가입해서 활동하기도 하고 했다. 매주 주말에는 게임 상 내에서 하는 클랜 회의에도 참석할 정도로 빠져있었다. (아.. 스타크래프트를 잘 해서 팬클럽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인기가 참 많았겠다.) 하하. 그건 잘 모르겠다. 복학한 이후에는, 게임에 대한 관심이 디자인으로 옮겨갔다. 디자인 관련 책들은 닥치는 대로 읽었고, 국내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디자인 전시 및 세미나에 참석했던 것 같다. 대학교 4학년 때는 학교 생활보다 전시, 세미나, 캠페인 같은 대외적인 디자인 활동에 열중했어다. <외침 프로젝트>라는 사회적 디자인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고, 직접 전시나 캠페인을 개최하기도 했다. 2년이란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다. Q. 두 분 모두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것 같다. 무언가 그렇게 열중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멋지다. 그렇다면,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나 작품이 있는가? 준태: 좋아하는 작품은 따로 없다. 디자이너는 조나단 아이브를 좋아한다. 이유는 애플. 영준: 밀튼 글레이저. 한 장의 포스터가 가지는 디자인의 힘을 동경한다. 특히, 911 테러 직후 그가 디자인했던 I LOVE NY MORE THAN EVER 포스터를 가장 좋아한다.※ 영준님 작품에는 그가 동경하는 포스터 작품들이 많다. 특히 사회, 정치적인 목소리를 포스터 한 장에 강렬하게 담아 내곤 한다.1. D.P by 영준. 그림을 작게하거나, 멀리 떨어져서 보면 그림 속에 있는 메시지(글자)가 드러난다. 2. 포스트 전태일은 누구인가 . by 영준. 3. Is It Possible to Compare? by. 영준. 두 명의 인물을 합성하여 제작한 포스터. 그 누구도 다른 이와 결코 비교되거나 정의내려질 수 없다는 것을 담고자 했다. Q. 두 분 모두 개성이 뚜렷한 것 같은데, 상대방의 포트폴리오를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 서로가 바라본 첫인상은 어땠는지 역시 궁금하다. 준태: 핀다에 입사할 당시, 디자이너를 두 명 뽑았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그 후 영준님의 포트폴리오를 보게 되었는데 나와 스타일이 참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제야 왜 두 명을 뽑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영준님의 작품은 그래픽, 시각적인 것들이 많았다. 특히 세련되면서도 간결한 포스터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느꼈다. 작품만 보았을 때는 고집이 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과 다르게 잘 통해서 작업할 때 참 좋다. 영준: 준태님의 포트폴리오는 준태님의 인상과 비슷하게, 정갈하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나 역시도 나와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서로가 잘 맞아서 그런지 일을 함께 할 때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Q. 가장 최근 한 디자인이 핀다에서 신용카드 페이지 리뉴얼 작업이라고 알고 있다. 준태, 영준 : 그렇다. Q. 본인들이 가장 처음 만든 신용카드는 무엇이었나. 영준: 현대카드 M. 대학원 졸업하고 취업을 막 했을 때쯤 운명같이 현대카드 광고를 봤다. 당시 광고 카피가 ‘다듬다 현대 카드스럽게.’ 였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무조건 현대카드 M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외에도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참 다양하다. 현대카드는 단순한 카드가 아니라, 특권이자 티켓, 혹은 하나의 문화이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현대카드 콘서트 등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들이 있다. (그래서 이태원을 매주…..) 매주는 아니다. 그래도 이태원 가는 걸 좋아하긴 한다. 유학 갔다 온 뒤에는 체크카드만 사용하고 있는데, 곧 현대카드 ZERO를 만들 예정이다. 이유는, 흰색 그리고 세련됨. 준태 : 영준님이 만들겠다는 현대카드 ZERO. 딱히 디자인적인 이유 때문에 만든 건 아니다. 어디든 기본적으로 3개월 무이자가 되고, 0.7%지만 조금씩 다 할인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사실 현대카드를 컬처용으로 즐겨본 적은 없다. 영준: 그건 죄다. 준태: 너도 애 낳고 살아봐라. 그런 시간이 있나!! 사실 처음 신용카드를 만든 것도 와이프 노트북을 사주고 싶어서였다. 체크카드로는 무이자 할부가 안돼서, 신용카드를 만들었다.(이런 사랑꾼……그럼 영준님이 처음 산 것은?) 영준: 나 역시 노트북, 아니 맥북. 나는 내 노트북을 샀다. 당연하지. 내 카든데! Q. 나에게 디자인이란? 그리고 금융이란? 준태: 둘 다 너무 어렵다. 디자인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그런 분야이다. 죽기 전에는 꼭 제품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 금융 역시 디자인만큼이나 어려운데, 그래도 요즘 조금 말랑말랑 해지는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하다. 영준: 꾸준히 알아가고 싶은 두 분야이다. 디자인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은 불변이긴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에 따라 디자인의 역할도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을 업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히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금융도 마찬가지로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심도 있게 알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영준님의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처럼, 우리 모두 각기 다른 성격과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누구도 타인과 비교당하거나 비슷하게 정의 내려질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러니한 점은,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물은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의논할 때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디자이너가 만들어갈, Finda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핀다 #팀원소개 #디자인팀 #디자이너 #조직문화